[앵커]
미얀마 시위대에게 총을 쏘지 말라며 무장경찰 앞에 무릎 꿇었던 수녀를 기억하십니까?
이 수녀는 "경찰이 총을 쏘면 그 자리에서 기꺼이 죽으려 했다"고 당시의 절박했던 상황을 회고했습니다.
군정의 총격으로 어제 하루 동안 8명이 추가로 사망했지만 시위대의 저항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박경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시위 진압에 나선 무장 경찰 앞을 홀로 막아선 안 누 따웅 수녀.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지 말아 달라고 애원합니다.
안 수녀는 영국 일간 더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군복 입은 사람을 보기만 해도 두려웠다고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총을 쏘면 그 자리에서 기꺼이 죽으려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습니다.
안 수녀는 사람들이 언제 붙잡혀갈지, 언제 죽을지 몰라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미얀마 상황을 전했습니다.
미얀마 군경의 강경 진압이 이어지면서 희생자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어제 하루에만 양곤과 만달레이 등에서 8명이 군경의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총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벌써 7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통금조치를 무시하고 대규모 야간 촛불집회를 이틀째 이어갔습니다.
[야간 촛불 집회 참가자 : 우리는 통금령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군사 독재에 반대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거리로 나왔습니다. 앞으로도 군사 정부에 맞서 계속 싸울 것 입니다.]
지난해 말 총선을 통해 뽑힌 의원들로 구성된 연방의회 대표 위원회, CRPH도 군사정권 통치에 대한 전면적 저항을 촉구했습니다.
[만 윈 카잉 딴 / CRPH 부통령 대행 : 지금은 가장 어두운 순간이지만 동시에 새벽이 다가오는 시간입니다. 지금은 어둠에 맞서는 시민들의 저항을 시험할 때이기도 합니다.]
군사 정부의 무자비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시민들은 저항의 깃발을 내려놓지 않고 있습니다.
YTN 박경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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