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10년간 논란을 거듭해 온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해 일본 정부가 내일(13일) 해양 방류를 공식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안전성에 대한 담보 없이 일방적으로 해양 방류를 강행하려는 일본 정부에 대해 국내외에서 반발이 거셉니다.
도쿄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오염수 버리지 마라! 바다를 더럽히지 마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기로 일본 정부가 공식 결정을 앞둔 가운데 성난 시민들이 총리 관저 앞에 모였습니다.
지난 10년간 피해를 감당해 온 후쿠시마 주민들은 해양 방류로 생길 문제를 정부가 모른 척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곤노 스미오 / 후쿠시마 피난 주민 : 과학적으로 의학적으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위험한 것을 알고 있으면서 이 정권은 바보만 모였습니까? 그것도 모릅니까?]
특히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 한 번 하지 않은 채 방침을 정하려는 것에 한목소리로 반대했습니다.
[이와키 슌이치 / 집회 참가자 : 국민의 의사나 관계자의 말을 전혀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정치적 결정 방식입니다.]
[키세 케이코 / 집회 참가자 : 해양 방류는 일본이 다른 나라에 가해자가 되는 것이고 일본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생각합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총리 관저 앞에 모여 항의 집회를 이어갔습니다.
스가 내각의 공식 결정 이후 이런 반대 움직임은 일본 전국에서 한층 거세질 전망입니다.
일본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반발 여론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일본 시민단체 등이 세계 각국에서 모은 반대 서명은 24만 건을 넘습니다.
[모리마츠 아키코 / 후쿠시마 피난 주민 : 사람의 생명과 건강에 관한 문제입니다. 방사능 피폭 문제를 가볍게 보지 말기 바랍니다.]
스가 총리는 지난주 어업단체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해양 방류가 가장 현실적인 처리 방법이라고 밝혔습니다.
국회에서도 더는 결정을 미룰 수 없다며 강행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 일본 총리 : 오염수 처리 문제는 언제까지나 미뤄둘 수 없는 과제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제거가 불가능한 삼중수소 등 64종에 이르는 방사성 물질이 든 오염수를 2차례 정화한 뒤 물에 희석해 버리겠다는 것이 일본 입장입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안전성에 대한 불안과 의문을 해소하지 못한 채 해양 방류로 결론 낼 경우 국내외의 거센 반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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