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강려원 앵커
■ 출연 : 황중호 신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고 정진석 추기경. 가지고 있는 모든 재산을 세상에 내놓고 각막까지 기부하면서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고 떠나셨습니다. 우리 국민에게 밤하늘의 작은 별빛이 되고 싶다. 이렇게 말씀하셨지만 큰 별이 됐죠. 가톨릭계의 어른, 이 시대의 큰 어른의 마지막은 어땠을까요? 황중호 신부 연결해서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신부님, 나와 계시죠?
[황중호]
안녕하세요?
[앵커]
안녕하세요. 정진석 추기경님,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서 편안히 영면하셨다, 이렇게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말씀을 남기셨는지요?
[황중호]
늘 추기경님 평소에 말씀하셨던 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늘 행복하십시오라고 말씀을 하셨고요. 행복이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조금 다르게 우리 종교인들에게 있어서는 또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는 하느님의 뜻 안에서 살아가는 것. 이웃을 사랑하고 서로 나누는 것, 이것이 행복한 길이다라고 평소에 말씀해 주셨습니다.
[앵커]
이웃을 사랑하는 것, 그게 진정한 행복이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이웃 사랑을 그대로 실천하고 떠나셨습니다. 말 그대로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고 떠나셨다. 이렇게 볼 수 있겠는데요. 정 추기경님이 안구를 기증하셨습니다. 그런 절차가 진행됐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기증이 됐습니까?
[황중호]
평소에 추기경님께서는 당신의 장기도 전부 다 기증하기를 원하셨었고요. 그런데 고령이시기 때문에 장기는 조금 어려웠었고 그래서 각막을 적출해서 기증하셨고요. 이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빛으로 전해질 수 있으면 더 좋겠고 만약에 상황이 어려우면 연구용이라도 사용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고 추기경님의 뜻에 따라서 병원에서 적출하고 그리고 성공적으로 잘 사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고령이셔서 안구나 각막을 다른 분들에게 주지 못하는 경우도 미리 생각을 하신 거군요?
[황중호]
당신이 연세가 있으시기 때문에 어떻게든 당신의 그 뜻을 잘 이어받아서 좋은 쪽으로 사용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고요. 당신의 그런 삶의 모범이 다른 이들에게도 좋은 뜻으로 전해졌으면 좋겠다라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앵커]
이런 뜻을 병상에서 친필로 적어서 직접 전달하셨다고도 들었거든요.
[황중호]
친필로 먼저 적으셨었고요. 이미 오래 전부터 그렇게 기증을 하시겠다라고 당신이 먼저 서약서를 쓰셨었습니다.
[앵커]
서약서를 오래전부터 쓰셨고 이런 것들을 직접 실천하고 하느님의 곁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추기경님의 어머니께서도 각막 기증을 하셨다고 들었거든요.
[황중호]
어머니께서도 이미 먼저 그런 모범을 보이셨었고 또 어머니께서 각막 적출 할 때 그 과정을 전부 다 추기경님께서 함께하셨어요. 그래서 그 과정을 함께하시면서 추기경님께서도 당신도 나중에, 후에 그렇게 각막을 기증하겠다는 뜻을 그때 아마 더 강하게 마음에 담으셨던 것 같습니다.
[앵커]
2대에 걸친 어떻게 보면 기증, 너무 존경스럽습니다. 지난 2월에 입원를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2018년에 수술을 받으시라고 권유를 받았는데 연명치료를 거부하셨다고 들었거든요. 왜 그러신 겁니까?
[황중호]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는사실 죽음이 마지막이 아니고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을 향해서, 그리고 또 하느님을 향해서 걸어가는 여정이라고 믿고 바라고 희망하거든요. 추기경님께서도 자연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이겠다, 그렇게 평소에도 말씀하셨고 그렇기 때문에 연명치료를 원치 않으셨습니다.
[앵커]
추기경님, 생전에 어떤 분이셨는지도 궁금합니다. 혜화동 할아버지라고도 불렸다고 들었거든요. 왜 그런 별명이 붙은 건가요?
[황중호]
워낙 당신께서 품은 마음이 따뜻하셨고 그래서 그런 마음들을 친근하게 잘 전해 주셨었고요. 그리고 어린 아이들에게도 너무 격의 없이 당신께서 나누어주시고 함께하셨기 때문에 그렇게 혜화동 할아버지라고도 불렸었고 저희 사제들에게도 역시 마찬가지로, 신학생들에게도 역시 마찬가지로 너무나 따뜻하고 자유로운 아버지의 모습으로 다가오셨기 때문에 그런 별명으로 불리지 않으셨나 싶습니다.
[앵커]
그래서 염수정 추기경님이 김수환 추기경의 아버지였다면 정진석 추기경은 어머니 같은 분이었다, 이렇게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황중호]
아마도 김수환 추기경님이 교구장으로 계셨을 때에는 사회적인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잖아요. 그래서 아버지다운 모습으로 교회를 이끄셨다면 또 정 추기경님께서는 그것을 이어받아서 어머니처럼 더 따뜻하게 그리고 자애롭게 교회를 잘할 수 있도록 하고 또 사회와 같이 함께 그런 뜻을 전하지 않으셨나 생각합니다.
[앵커]
김수환 추기경님도 돌아가시고 나서 각막 기증을 하셨고요. 이번에 정진석 추기경님도 기부를 하셨습니다. 아무래도 이렇게 큰 어르신들이 기증을 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주는 의미가 남다를 것 같거든요.
[황중호]
내가 받은 것이 온전히 내 것이 아니고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고 그리고 세상 모두를 위해서 나눠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 그리스도인들이 그렇게 살아가고 또 김수환 추기경님도 그렇고 정진석 추기경님도 그렇고 그런 삶으로 당신의 온생을 보내셨기 때문에 아주 자연스럽게 그렇게 각막 기증, 장기 기증 하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진석 추기경님 세례명이 니콜라오였는데요. 이 니콜라오가 선물을 주는 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니까 이 세상에 진정한 선물 같았다, 선물 같은 분이셨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신부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황중호]
감사합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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