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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Y] "기사로 일하려면 1억 외제차 사라"...계약서 썼더니

2021.05.06 오전 04:53
업체 관계자 "외제차 사서 넘겨야 일할 수 있어"
차 사고 계약했지만…"코로나19로 일감 없다"
돌려받은 차는 흠집투성이…대출금도 그대로 남아
해당 업체, 과태료 100만 원…법적 처벌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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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전차 서비스 업체에서 취업을 시켜주는 대신 비싼 차를 사도록 계약서를 쓰게 하는 수법에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최근 늘고 있습니다.


렌트 사업을 해 높은 수익금을 주겠다고 하고선 주지 않는 식인데,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처벌하기도 어렵다는 게 문제입니다.

김혜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4월, 코로나19 속에 일감을 찾던 40대 A 씨는 고급 의전 차량 서비스 제공 업체에 운전기사로 지원했습니다.

면접 자리에서 받은 계약서에는 1억 원짜리 외제 차를 구매해서 업체에 넘긴다는 조건이 달려 있었습니다.

업체 관계자는 그래야 일할 수 있다면서 이 차로 렌트 사업을 벌여 매달 50만 원씩 수익금도 주겠다고 구두로 약속했습니다.

[A 씨 / 피해자 : 1억을 대출받은 거로 알고 있어요. 왜 제 명의로 해야 하느냐고…. 차 뽑는 거 전혀 생각도 안 하고 일을 하려고 갔는데, 일하려면 다른 기사들도 마찬가지고 다 자기 명의로 차를 빼서 (일한다고….)]

일자리가 절실했던 A 씨는 계약서를 쓰고 업체가 소개한 대부업체에서 1억 원을 빌려 중고 수입차를 샀습니다.

그리고 이 차를 업체에 넘겨주면서 차량 대금을 매달 나눠서 받기로 했습니다.

[A 씨 / 피해자 : 이상한 거 아니라고, 절대 잘못된 거 아니고 이상한 거 아니니 믿으시면 된다고…. 갑자기 문자가 오더라고요, 대표한테. '차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온 거예요. 몇 시간밖에 안 지났는데….]

하지만 계약 이후 업체는 코로나19 때문에 기사 일이 들어오지 않는다며 일감을 단 한 번도 주지 않았습니다.

렌트 사업을 하면서 나온 과태료까지 A 씨에게 떠넘기기도 했습니다.

1년 만에 차를 돌려받긴 했지만, 많이 훼손돼 있었고 대출금은 8천만 원이나 남은 상태입니다.

A 씨가 1년 전 대출받아 구입한 고급 외제 차입니다. A 씨는 차를 찾기 전까지 한 번도 직접 몰아보지 못했습니다.

이 같은 피해를 본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B 씨 / 피해자 : (해당 업체) 사무실에 차 키가 굉장히 주렁주렁 많이 달려 있었고, 이게 다 자기네들 차라고 (말하더라고요.) (피해자가) 한 50명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어요.]

경찰에 해당 업체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는데, 처벌이 어렵다는 답변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취업을 대가로 물건을 사게 하는 행위 자체는 불법이 아니고, 계약서대로 차량 대금은 몇 달 동안 줬다는 겁니다.

수익금을 주겠다던 구두 계약은 어겼지만, 증거가 없어 처벌이 어려웠습니다.

[경찰 관계자 : 우리 의견은 불기소 '혐의없음'으로 갔고 검찰청에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경기도가 단속에 나서 해당 업체를 적발하긴 했지만, 과태료 100만 원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정식 계약이 아닌 구두 계약에 동의한 경우는 피해자가 보호받기 쉽지 않은 겁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 기존에 이런 선례가 없어서, 계약서는 형식적으로 작성하는 것 같고, 말로 꼬드겨서 아마…. (이 자체로는) 법상 보호받을 수 있는 거래가 아닌 것 같다.]

경찰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일자리가 절실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범죄가 갈수록 늘고 있다면서 취업을 미끼로 거액의 물건을 사도록 유도하는 계약을 함부로 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습니다.

YTN 김혜린[khr080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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