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인권 시위 취재하던 기자들 채찍질한 탈레반

구타당한 기자가 SNS에 올린 몸 상태

아프가니스탄 기자들이 여성 인권 시위를 취재하다가 탈레반에 끌려서 채찍질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8일 영국 BBC 방송은 아프간 매체 '에틸라트로즈' 소속 기자 2명이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열린 여성 시위를 취재하다가 탈레반에 잡혀가 구타당했다고 보도했다. 기자들은 탈레반에게 구타당한 흔적을 SNS를 통해 공개했다.

폭행당한 기자 중 한 명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경찰서에 몽둥이, 전선, 채찍 등으로 구타했다"면서 "참수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들 기자는 4시간 동안 붙들려있다가 풀려나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시위대를 촬영하던 미국인 기자도 탈레반에게 위협을 당했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경찰서에 끌려가서 구타당하는 일은 없었지만, 취재가 금지됐고 이틀 동안 체포된 언론인은 14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프간 여성들은 카불 등에서 탈레반에 여성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잇달아 진행하고 있다. 탈레반은 이들을 채찍과 몽둥이로 폭력 진압했고 일부 시위대는 피를 흘리기도 했다.

YTN 최가영 (weeping07@ytn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