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이라 불리는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새로운 조합 측과 시공사 측이 '강 대 강'으로 충돌하면서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습니다.
옛 조합 측과 시공사가 2년 전 체결한 추가 계약 건 때문인데, '재건축은 복마전'이라는 법칙이 변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김상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기존 약 6천 가구가 2배나 많은 약 1만2천 가구로 변모하는 재건축 사업장.
공정률 50%를 넘은 곳곳에 공사대금을 받기 전까지 점유권을 행사한다는 뜻의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지난 2020년 4개 업체로 구성된 시공사와 전임 조합 집행부가 체결한 5,600억 원가량의 공사비 증액 계약과 관련해 새 조합 측이 수용 불가를 선언하자 시공사가 공사를 중단한 것입니다.
재건축 인근 학교 운동장.
휴일에 조합원 총회가 열렸습니다.
문제의 공사비 증액과 관련한 옛 조합 측의 조합원 총회 의결을 취소했습니다
[조합원 총회 참석자 : 구(舊) 조합과 시공사가 짬짜미가 되어 가지고, 결국은 우리 조합원들에게 너무나 큰 불이익을 주고 있는데.]
새 조합 측은 계약 당시 조합장이 해임되는 등 전(前) 조합 측이 시공사와 맺은 계약은 법적으로 문제가 많다며 새로 계약서를 쓰자는 입장입니다.
[강정원 /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자문위원 : 5,600억원 증액을 반대한다는 입장이 아니구요. 5,600억원을 증액한 계약서가 내용과 절차에 심각한 하자가 있기 때문에 그 자체를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롭게 변경 계약서를 쓰자.]
반면 시공사 측은 새 계약서 작성에 불가 입장으로 맞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추가 계약이 조합 총회 의결을 거친 데다, 관할 구청의 인가까지 받아 문제가 없고, 착공 후 2년 이상 공사비를 못 받았다고 주장하는 등의 입장문을 신문에 싣는 등 여론전도 전개 중입니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이라 불리는 이번 재건축은 시공사에게 도급을 주는 형식과 동시에 사업 수익을 나누는 지분 형식을 혼합한 방식의 계약이어서 양측이 접점을 찾는데 난관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사 관계자 : 2년 가까이 간다는 얘기도 있고, 짧게는 5월 말까지 가서 극적 합의가 되지 않겠나, 그렇게 얘기를 하네.]
특히 새 조합 측은 공정률이 50%를 넘어 새 시공사를 찾기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약 무효 소송도 제기하고 시공사의 공사 중단이 10일 이상 계속 시 계약 해지까지 추진하겠다는 일전불사의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원갑 /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단지규모가 워낙 매머드급이어서 공사중단사태가 장기화하면 조합원들의 피해뿐만 아니라 공급이 태부족한 서울 주택시장의 안정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가 있습니다.]
재건축 시 설계와 공법, 자재 등은 갈수록 첨단화하고 있지만 재건축은 복마전이라는 오명과 구태에서 불변의 법칙처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YTN 김상우입니다.
YTN 김상우 (kimsa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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