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심야시간대 귀갓길에 택시가 잡히지 않아 애탔던 경험, 다들 있으실 겁니다.
서울시가 해법으로 택시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택시기사들조차 반응은 미지근합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박정현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밤늦은 시각, 대로변에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모여 있습니다.
매일 밤 벌어지는 이른바 '택시 대란'은 이제는 익숙한 풍경입니다.
택시 기사가 부족한 게 근본적 원인입니다.
한 달에 170만 원이 채 되지 않는 급여에 택시기사는 이미 감소세였는데, 코로나19 유행으로 승객이 줄면서 택시기사도 더 급격하게 줄어든 겁니다.
떠난 기사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서울시가 내놓은 당근책은 요금 인상입니다.
기본요금을 4,800원으로 천 원 올리고, 심야 할증 시간도 2시간 앞당긴다는 겁니다.
안 그래도 물가 인상 부담이 큰 상황에서 택시요금까지 오른다니, 승객들은 걱정부터 앞섭니다.
[변유빈 / 서울 평창동 : 기숙사에 다닐 때 택시 많이 이용하는데 오른다고 하면 교통비가 굉장히 많이 부담될 거 같아요.]
[김시온 / 인천 중산동 : 지금보다 오르면 지금처럼 이용하긴 힘들 거 같아 가지고]
매번 요금은 오르는데 서비스는 그대로라 언짢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곽기한 / 서울 목동 : 택시 요금이 오르면 기사분들이 서비스를 좀 더 강화해주셨으면 그런 생각도 듭니다. 요금이 올라지면 좀 달라질까 기대도 하는데….]
택시 기사들의 반응도 엇갈렸습니다.
벌이가 나아질 테니 택시기사 수가 늘 거라는 낙관론도 있지만,
[김태수 / 서울 택시 기사 : 돈이 많이 되니까 택시 운전사들이 야간에 많이 할 거 아녜요.]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기본요금 고작 천 원 오르는 거론 어림없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배효복 / 서울 택시 기사 : 4,800원은 약하다고 생각하고요. 적어도 한 5,500원. 막말로 배달료도 5,000원이잖아요.]
[윤득중 / 서울 택시 기사 : 힘들죠. 요새 돈벌이가 안 돼요. 120만 원짜리 운전기사가 어딨어요.]
택시기사 월급제인 '전액관리제'가 도입된 뒤 열심히 일해도 수입은 늘지 않아 요금 인상이 무용지물이란 회의론도 있습니다.
[이철연 / 서울 택시 기사 : 지난번 3,800원이 된 이후에 시에서 월급 40만 원정도 인상 시켜줬거든요. 법인 택시 경우에. 그 인상분이 회사에 사납금 명목으로 돈을 더 그만큼 내야 하는 부분인데….]
전문가들은 요금 인상과 더불어 택시기사의 근무조건 개선 등 처우 개선을 위한 구체적 방안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유정훈 /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 실질적으로 택시기사들한테 혜택이 가기 위해서는 요금 인상과 함께 근로 조건 방식에 대한 정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풀타임으로 일하는 방식도 있고, 기사님 여건에 맞게 파트 타임도 허용한다든지….]
요금 인상에 대한 현장 반응 엇갈리는 가운데 이번 대책이 밤마다 벌어지는 택시 승차난을 끝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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