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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과의사회장 "너무 큰 충격, 오랫동안 응급의로 살아왔지만 이런 처참한 광경 처음"

2022.10.31 오후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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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과의사회장 "너무 큰 충격, 오랫동안 응급의로 살아왔지만 이런 처참한 광경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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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10월 31일 (금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이형민 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장인 이형민 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교수님, 연결돼 있습니까?
 
◆ 이형민 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이하 이형민): 안녕하세요.

◇ 이현웅: 이번에 사고 소식 듣고 아마 안타까운 마음 드셨을 텐데, 한꺼번에 좁은 내리막길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났습니다. 일단 압사라고 하는 게 어떤 경우인지, 자세한 의학적인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형민: 먼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처참한 재난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 저도 오랜 동안 응급의학 전문의로 살아왔지만 이렇게 처참한 광경은 처음 봤고요.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상자와 가족들 모두에게 위로의 말씀 전합니다. 외상을 당해서 질식사를 한 경우, 물론 여러 가지 원인들로 인해서 생길 수가 있는데요, 말씀하신 압사라고 하는 건 압력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질식이 발생한 사망, 이렇게 정의가 되어 있다고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 이현웅: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누군가 넘어지고 그 위에 사람들이 쌓이면서 압사가 발생한다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만 이번에 또 전해지는 소식들 들어보면 선 채로 압사를 당했다라는 소식도 함께 전해집니다. 이런 것도 사고 원인이 될 수 있는 건가요?

◆ 이형민: 과도하게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밀려지는, 그리고 벽이나 깔리게 되는 상황이 아니라 하더라도 충분히 서 있는 상태에서도 가능하고요. 숨을 쉬는 건 결국은 가슴이 움직여주고 횡격막이 움직여줘야 하는데, 흉부나 복부 또는 목의 기도 쪽으로 압력이 가해지게 되면 적절하게 숨을 쉴 수가 없게 되고요. 그렇다면 이것은 서 있거나 앉아 있거나 깔려 있거나 동일한 결과를 초래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이현웅: 이렇게 압사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몸에는 어떤 이상부터 나타납니까?

◆ 이형민: 일단 압박성 질식 상태에 빠지게 되면 숨을 쉬고 싶어도 쉴 수가 없게 되죠. 호흡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이 되지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 수십 초 정도 진행이 된다면 의식을 잃게 되고요. 이런 지속적인 산소 부족 상태가 더 오랜 기간, 최소 5분 이상 지속이 된다면 그때부터는 세포가 죽기 시작합니다. 더 오래 지속이 되면 사망에 이르게 되겠죠.

◇ 이현웅: 이번에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 진술, 많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코피가 나거나 입 안에 피가 있거나 배가 불러 있는 증상을 보였다는 얘기들이 나옵니다. 이것도 다 압사로 인한 증상입니까?

◆ 이형민: 보통 질식 환자에서 우리가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증상 중 하나가, 심장의 압력이 가해지게 되면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정맥 쪽이 부풀어 오르게 되는 증상이 생기게 됩니다. 보통은 안면부 부종이나 코피 등의 증상이 설명이 될 수 있겠고요. 복부가 팽만되었던 것은 아마도 복부의 직접적인 외상에 의한 출혈도 생각해 볼 수가 있겠고, 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기 때문에 상부위장관에 공기가 차서도 그런 증상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 이현웅: 코피나 입안에 출혈이 발생하게 되면 호흡이 더 힘들어지는 거 아닙니까?

◆ 이형민: 그것이 질식의 결과로 아마 생겼을 것으로 생각이 되고요. 외상에 의해서 코피나 입안에 피가 고여 있다면 호흡 곤란을 초래할 수도 있겠습니다.

◇ 이현웅: 이번 압사 사고 같은 경우 ‘골든타임’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 이형민: 모든 심정지 환자에 있어서 골든타임은 기초 인명구조술, 즉 현장에서의 심폐소생술을 기준으로 4분 이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사실 이번과 같은 경우에는 원래 병이 있던 사람들이 아니고 기존에 건강했던 사람들이었을 것이기 때문에 아마도 보다 조기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면 더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이현웅: 4분 안에 심폐소생술, CPR을 해야 된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저희가 자료 화면이 등을 통해서 알고 있습니다만 직접 해본 경험들은 많지 않단 말이죠. 그래서 주변에서 이런 환자가 발생했을 때 겁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가슴 흉부를 압박하는 게 좋습니까?

◆ 이형민: 저희 응급의학과에서는 일반인들의 적극적인 심폐소생술을 적극 장려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언론에서 보도가 되었듯이 현장에서 많은 시민들이 심폐소생술에 나서주시는 모습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요.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심폐소생술 교육과 응급처치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구조 호흡도 중요하고 심장 압박도 중요한데, 코로나 이후에는 감염의 우려를 생각해서 심정지 환자에 대해서 현장에서는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가슴 압박만이라도 시행해 줄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호흡이 아니더라도 가슴 압박만이라도 시행할 것을 권장한다는 말씀이시고, 혹시나 내가 괜히 잘못했다가 더 사고가 커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을 위해서 CPR을 할 때 ‘이것만을 기억하라’라고 강조해 주실 부분이 있다면요?

◆ 이형민: 사실 심폐소생술이라고 하는 게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거의 마지막 단계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실제로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았을 때는 100% 사망을 하게 되는 것이 분명하고요, 심정지 환자에 있어서.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분명히 나은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야기를 할 때 가능한 한 빨리 적절하게 효과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보통 많이 드립니다. 요새는 많은 자료들이 인터넷이나 유튜브, SNS 같은 데 많이 올라와 있고요. 그리고 주변에서 아주 쉽게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장소들이 상당히 많이 존재를 하고 있습니다. 내 가족이나 친지들을 위해서 조금의 시간을 내셔서 한번 교육을 받아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고요. 익숙하지 않다 하더라도 하는 것은 분명히 맞습니다.

 ◇ 이현웅: 현장 화면들 보면 은박 재질에 천을 두른 부상자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체온 유지를 위해서 덮은 겁니까?

◆ 이형민: 심정지에서 회복된 환자들은 체온 보호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또 심정지 환자가 아닌 일반적인 부상자들도 재난 현장에서는 치료가 지연이 되기 때문에 그런 분들이 더 상태가 나빠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체온 보호를 위한 적절한 구조 활동이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 이현웅: 이번에 이태원 같은 경우는 사고가 난 골목도 좁았지만, 그 앞에 있는 도로도 마비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서 구급차 이동도 상당히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렇게 이송이 지연되는 부분도 피해를 키우는 요인이 됐을까요?

◆ 이형민: 재난 현장은 항상 난리죠. 1차적으로 재난 현장에서 달성해야 할 목표가 현장에 대한 통제와 관리이거든요. 가능한 한 빨리 구조대나 구급대가 환자랑 접촉하고 그리고 환자랑 응급처치를 제공하고 그리고 가능한 빨리 이송할 때까지 시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서 얼마 전에 김포공항을 갔었습니다마는 100명 정도가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100번째 서 있었는데 이 택시를 탈 때까지 15분에서 20분 정도밖에 안 걸리더란 말이죠. 재난 현장이 그래야 합니다. 그러니까 앰뷸런스가 부족한 게 아니거든요. 사람들이 충분히 빠른 시간 내에 분류가 돼서 차량으로 병원까지 이동을 하게 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피해가 더 커지게 되는 거죠.

◇ 이현웅: 이번 현장 보면서 의아한 부분도 많이 있을 거고요. 또 안타까움도 함께 갖고 계신데, 이런 현장에서 잊지 말아야 할 대처 방법이 있다면요?

◆ 이형민: 사실 몇 년 전부터 이태원을 포함한 여러 사고들에서 위험하다는 이야기들이 상당히 많이 나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었던 것으로 생각이 되고요. 사람들이 몰리면서 넘어질 우려나 깔릴 우려가 있다고 판단이 되면 가능한 가장자리로 피해야 합니다. 압력이 중간으로 집중이 되기 때문에 그렇고요. 동선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지만 만약에 어쩔 수 없이 깔리거나 눌린 상황이라면 최대한 소리를 질러서 주변에 상황을 알려야 합니다. 까는 것 자체가 뒤에서 보이지가 않거든요. 그래서 뒤에 있는 사람들이 이 사실을 인지하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고요. 그리고 본인은 최대한 몸을 동글게 말아서, 최소한의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재난 현장이라는 게 상당히 복잡하죠. 일반인 같은 경우에는 혼란스럽고, 사실은 관계자 이외에 모든 일반인들은 통제에 따라서 자리를 피해줘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주변 교통 통제도 필요하고요. 그리고 주변에 응급실들과 의료기관들이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서 일반적인 진료가 불가능합니다. 이런 부분들을 생각해서 가능한 응급실 이용을 자제해 주셔야 하고요. 그리고 만약에 본인이 현장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 응급처치를 한하고 싶다고 한다면 본인의 판단보다는 반드시 현장에 있는 책임자나 관계자들과 협의해서 필요한 부분에서 도와줘야 합니다. 본인의 판단에 의한 행동들은 오히려 구조 활동에 방해가 될 수도 있어요. 대부분 경우에는 현장에서 비켜주는 것이 가장 적절한 행동 방법이 되겠습니다.

◇ 이현웅: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대한응급의학과 의사회장인 이형민 한림대 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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