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6:47~06:57, 12:47~12:57, 19:47~19:57)
■ 진행 : 이승우 변호사
■ 방송일 : 2022년 12월 28일 (수요일)
■ 대담 : 김나연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성적 의도 없이 한 성희롱도 '통매음'으로 처벌된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성희롱 #게임 #채팅 #콜센터
◇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안녕하세요. 이승우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사건파일 오늘의 주제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 관련 사건입니다. 2019년 1,400여 건, 2020년 2,000여 건(42.4% 증가), 2021년 5,000건(147.5% 증가), 그리고 올해 1만 건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폭증 일로의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대해서 법무법인 법승의 김나연 변호사와 알아보겠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김나연 변호사(이하 김나연)> 네, 안녕하세요.
◇ 이승우>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어떤 범죄인지 알고 계실 것 같은데요. 그래도 온라인게임이나 채팅어플 등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제대로 인식하지 못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설명을 해주시죠.
◆ 김나연> 휴대폰 등의 통신매체를 이용해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정보를 상대에게 보냈을 때 성립되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사건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비대면 활동이 늘게 된 2020년부터 급증하고 있습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유형은 다양하지만, 온라인 게임을 하다 게임 상대방과 다투는 과정에서 외설적인 욕설을 함으로써 문제가 되는 경우가 상당수인데요. 지난 8월 중순에는 게임을 하다가 성적 단어가 포함된 채팅을 한 30대 공무원에게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이 선고되어 당연퇴직 위험에 처해진 사례도 있습니다.
◇ 이승우> 줄여서 ‘통매음’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인가요?
◆ 김나연>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명 ‘성폭법’에서 규정하는 성범죄 중의 하나입니다. 성폭법 제13조에서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통신매체를 이용해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정보를 상대방에게 도달하도록 하면 처벌되는 범죄죠.
◇ 이승우> 설명을 들으면 사실은 그 범위가 굉장히 넓어질 수도 있고, 서로 간에 친밀감을 느끼고 있는 관계에서 실수가 생기기에 굉장히 쉬운 구조이기도 한데요. 그럼 실제로 온라인상에서 어떤 발언이 ‘통매음’에 걸리게 되는 건가요?
◆ 김나연> 이 범죄는 자기 또는 타인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을 가졌다는 것이 증명되어야 성립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가해자에게 그런 목적이 실제로 있었는지 없었는지, 또는 실제로 피해자가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꼈는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 일반적인 관점에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킬 만한 상황이 조성되었다고 합리적으로 판단될 수 있다면 그 목적이 있었다고 보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저 욕설로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하더라도 이 죄에 해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온라인 게임을 하다가 외설적인 욕설을 하는 경우가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상대방에 대해 은밀한 부위를 언급하면서 욕을 한다거나, 성관계를 맺고 싶다는 식으로 조롱한다거나, 상대방의 부모님을 성적으로 언급하며 비하하는 일명 ‘패드립’을 하는 경우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심지어는 상대방의 게임 캐릭터를 지칭하며 음담패설을 한 경우에도 이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어 처벌된 사례도 있습니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데 일방적으로 은밀한 부위의 사진이나 야한 동영상을 메신저로 보낸다거나, 상대가 불쾌감을 표현하는데도 전화나 메신저 등으로 성적 농담을 하거나 신체를 평가하는 발언을 한다거나 음담패설을 하는 경우들도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 이승우>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처벌형량이 상당히 높지는 않은 것이라서요. 벌금, 기소유예, 심하면 징역까지 나오는 범죄인데, “통매음에 대한 경찰, 검찰, 판결의 처분이 중구난방이다” 이런 지적들도 있더라고요. 어떤 내용인가요?
◆ 김나연> 퇴직이나 취업 제한의 이슈도 있어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사건에 대해, 전후 사정, 표현의 문구와 그 수위가 비슷한 경우에도 담당하는 수사기관에 따라 처분 결과가 제각각으로 달라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유사한 사안인데 누구는 혐의가 없다고 판단 받고, 누구는 혐의가 있다며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더 수위가 높은 경우임에도 혐의가 없다는 결정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사실은 변호사로서는 문제 해결에 개입할 필요성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되는데요. 어떻습니까?
◆ 김나연> 일단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그렇다면 어떤 경찰서에서 사건을 담당하게 되는지에 따라 ‘복불복’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심지어는 어떤 경찰서에서 처분이 잘 나오고 잘 안 나오는지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기도 하면서 일부러 상대에게 욕설을 유도한 후 합의금을 요구하는 악용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서 보다 일관된 판단 기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 이승우> 변호사님도 그런 점을 고려해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시고, 사안에 따라 극과극의 판단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법적 조력도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이런 지적들이 나오는 건 통매음죄의 구속요건 기준이 애매하기 때문입니까?
◆ 김나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를 파악할 때는 주로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의 여부가 문제가 되는데요. 가해자에게 정말로 그 목적이 있었는지, 피해자가 실제로 수치심을 느꼈는지를 확인할 수는 없기 때문에 사실관계와 상대에게 도달된 내용, 수위나 정도 등을 보고 사회 통념상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줄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합리적으로 판단될 수 있는지가 그 기준이 됩니다. 그런데 기준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단어를 쓰면 해당하고 이 정도 단어나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뭐 이런 명확한 지침을 가능한 모든 경우를 고려해서 만들어둘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그 기준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수사관 등 개개인의 주관과 시각이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건을 담당하는 수사기관마다 처분이 달라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이 경찰서는 처분이 잘 나오고 이 경찰서는 좀 깐깐하더”’와 같은 정보까지 공유되면서 “결국은 복불복이다”라는 반응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 이승우> 그렇다면 경찰의 처분에 대한 차이를 어떻게 맞춰나가야 할까요?
◆ 김나연> 다소 불공평하게 여겨질 수 있는 이와 같은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유형화되고 구체적인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겠는데요. 너무나 많은 변수와 경우의 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유형을 망라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세우는 것은 사실상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고, 점차 데이터가 쌓여가며 어느 정도의 판단 패턴을 갖추어 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사건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비대면 활동이 늘게 된 2020년부터 급증하면서 이렇듯 논란이 일게 되었는데요. 유형화된 기준이 단기간에 확립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이 정도면 괜찮을 것이다’라는 예측을 하려고 하기보다는 더욱 신중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이승우> 통매음이 처벌형량은 높지 않다고 하더라도 통매음으로 벌금을 받아도 신상정보등록대상자가 되는 것은 맞죠?
◆ 김나연> 네, 맞습니다.
◇ 이승우> 오늘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대해 법적으로 얘기 나눠봤는데요. 마지막으로, 관련해서 법적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 김나연> 상대가 원하지 않는데 이를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성적인 접근을 하려는 섣부른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가장 문제 되는, 온라인 게임 채팅으로 외설적인 욕설을 하는 경우를 강조하고 싶은데요. 나는 어떤 성적 욕망을 가지고 그런 말을 한 게 아니라 그저 상대방을 화나게 하기 위한 욕이었다고 할지라도, 이 범죄에서 말하는 ‘성적 욕망’에는 성관계를 직접적인 목적이나 전제로 하는 욕망뿐만 아니라 상대를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하여 성적 수치심을 줌으로써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욕망도 포함되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분노 표출이었다고 해도 충분히 혐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사실 직접 대면하는 상황이라면 그런 말들은 하기 어렵잖아요. 온라인상이고 대면하는 것도 아니고 익명이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그런 행동들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듯 범죄라는 무거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승우>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김나연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김나연> 감사합니다.
◇ 이승우>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였습니다. 사건 파일에서 여러분의 제보를 받고 있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드릴 사건 파일, 함께 열겠습니다!
YTN 김우성 (wskim@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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