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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숨진 백혈병 환자 의무기록 없어...거짓 내부보고까지

2023.01.10 오전 05:42
’사용기한 지난 수액’ 투여 당일 의료기록 확보
진료기록부 삭제·수정 가능성…"1개월 자격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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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에 있는 한 대학병원에서 사용기한이 두 달 넘게 지난 수액을 투여받은 백혈병 환자가 일주일 뒤 숨진 사실, 앞서 보도해 드렸는데요.


그런데 그날 의무기록지에는 의료진이 잘못된 의약품을 투여한 기록이 아예 빠져 있는 거로 YTN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명백한 의료 과실입니다.

황보혜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항암 치료를 받던 백혈병 환자 21살 정 모 씨가 사용기한이 두 달 넘게 지난 수액을 맞은 건 지난해 11월 27일.

YTN은 의료진이 그날 정 씨에게 실시한 모든 의료기록이 적힌 의무기록지와 간호일지를 확보했습니다.

정 씨가 문제의 수액을 맞은 시각은 새벽 4시 무렵, 이를 정 씨 어머니가 발견해 간호사에게 알린 시각은 5시간이 지난 오전 9시쯤입니다.

하지만 당일 의무기록지엔 잘못된 수액을 놓은 기록도, 중간에 정상 수액으로 교체한 내용도 모두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당일 간호일지는 물론 투약일지에도 사용기한이 지난 수액을 환자에게 투여했다는 내용은 빠져있습니다.

진료기록부 내용을 아예 지웠거나 거짓으로 작성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의료진에게 1개월 자격정지까지 내릴 수 있는 명백한 의료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이동찬 / 변호사 : 의료인들은 진료기록을 반드시 진실하게 작성해야 할 의무가 있고, 의무를 의료법에 정해두고 있습니다. 진료기록 허위 작성으로 인한 형사 처벌까지도 받을 수 있는….]

이상한 부분은 또 있습니다.

병원 관계자는 YTN 취재진에게 내부적으로는 아침 7시쯤 잘못된 수액을 교체한 것으로 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때는 잘못된 수액을 여전히 투여하고 있었던 만큼 거짓 보고를 한 셈입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의무기록지나 간호일지에 사용기한이 지난 수액을 투여한 기록을 빠뜨린 건 맞다고 시인했습니다.

다만 기록을 의도적으로 조작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수액을 교체했다고 잘못 보고했는지에 대해서는 간호사의 기억 오류로 보인다고 해명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해당 병원을 찾았던 정 씨 부모님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故 정 모 씨 아버지 : 제가 (병원에) 가서 교수님한테 붙잡고 사정을 했어요. 제발 저희 아이 좀 살려달라고…. 두 달이나 지난 수액을 사용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원망스러운 상황이죠.]

관할 지자체는 병원 측이 사용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사용한 것에 대해 의료법 위반 책임이 있다고 보고 시정 명령을 내린다는 방침입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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