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조태현 경제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Q]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번엔 이렇게 확실하게 속도 조절에 나섰습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에서 기준금리를0.25%포인트만 높인 건데요. 국내 통화정책에도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번에는 경제부 조태현 기자와 관련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0.25%포인트 기준금리 숫자로는 오랜 만에 보는 숫자인데 기조가 바뀐 건가요? 지난해 초까지 미국의 기준금리가 얼마였냐. 하단이 0%였습니다. 그리고 상단이 0.25%포인트니까 사실상 제로금리였죠. 그리고 지난해 3월부터 기준금리를 높이기 시작했는데요.
지난해 연말 기준금리 상단이 4.5%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러니까 9개월 만에 4.25%포인트나 빠르게 오른 거예요. 그 과정에서 소위 말하는 자이언트스텝 75BP를 한꺼번에 올리는 것도 4차례 연속 있었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말씀하신 것처럼 25BP을 올렸고 또 지난해 12월 그때도 50BP, 그러니까 빅스텝, 베이비스텝 정도로 확실하게 속도조절을 하고 있다 이렇게 보실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현상은 속도 조절이고 더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긴 내용이겠죠. 파월 의장의 연설 내용에 관심이 많이 쏠렸는데요. 이번에 등장한 게 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입니다. 딱 들어도 인플레이션의 반대말 같죠. 그러니까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연준에서 인정을 한 겁니다.
그외에도 과도한 긴축 우려가 그런 의도가 없다, 이런 말도 하면서 시장이 만세, 이런 분위기를 보였어요. 그때부터 시장이 반등을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런 영향을 받아서 우리나라 역시 국내 증시도 오름세를 보였고요. 원달러 환율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앵커]
보폭을 줄이기는 했는데 파월 의장 설명을 보게 되면 인상 스텝은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기자]
앞서서 만세라고 말씀을 드렸던 것들은 비둘기적인, 완화적인 신호들이고요. 그런데 그것만 이야기한 게 아닙니다. 매파적인 신호들도 충분히 있었어요. 대표적으로 아직까지 물가상승률이 높은 수준이다. 그래서 두어번 정도 커플이라는 표현을 썼거든요. 두어번 정도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된다, 이런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금리인하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이야기도 있었고요.
그런데 역시 이번에는 굉장히 비둘기적인 신호에 관심이 많이 쏠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어찌됐든 지금 상황을 봤을 때는 연준이 25BP 정도, 그러니까 0.25%포인트 정도를 차츰차츰 금리를 올릴 것으로 봐야지 그 이상으로 금리를 급하게 올릴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미국 CME 그룹에서 제공하는 페드워치라는 웹사이트가 있는데요. 그쪽을 보니까 다음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올릴 가능성을 한 85% 정도로 보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시장 참여자 중에 재미있는 건 15% 정도는 동결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어찌됐든 지금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거의 정점에 다가온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장에서 관심을 갖는 게 뭐냐. 만약 3월 FOMC에서 한 번 더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냐. 아니면 3월 이후 5월까지 기준금리를 올리고 끝낼 것이냐, 여기에 관심이 많이 쏠린 상태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표를 봐야겠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서비스물가지표가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될 것이고요. 두 번째는 고용지표가 될 겁니다. 지금 미국의 실업률이 3.5% 정도가 되거든요. 그러니까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실업률이 낮으면 좋은 거 아니야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는데 좋기야 좋죠. 그런데 우리나라와의 경제 구조 차이는 좀 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실업률이나 이런 거에 따라서, 물가에 따라서 실업률, 임금이 그렇게 크게 변화하는 나라가 아닙니다. 연공서열제라고 하죠. 그런데 미국은 1년이면 1년, 2년이면 이런 식으로 계약직이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물가가 오르면 그만큼 임금도 올라가게 되고요. 소득이 늘었으니까 그만큼 소비도 늘리게 되겠죠. 이게 물가를 다시 자극하는 이런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연준에서 계속 고용지표를 중요하게 보는 건데요. 이런 지표들이 영향을 좀 미칠 것으로 보이고요. 또 갭은 있습니다. 연준에서는 두어번 정도 더 올릴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시장에서는 두어 번이나 올리겠어? 한 번 정도 올리고 끝나겠지. 그리고 하반기에는 금리인하하겠다, 이런 전망도 나오고 있거든요. 이런 서로 견해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이만큼 커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아무튼 조 기자가 아까 현상이라고 말했던 부분. 미국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높이면서 우리로서도 23일 금통위를 열 예정이기 때문에 부담을 덜었습니다마는 아까 김지선 기자가 말한 대로 소비자물가상승률 발표랑 맞물려 봐야 될 것 같아요.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 발표가 오늘 있었거든요. 그런데 보셨겠지만 상당히 안 좋게 나왔습니다. 1년 전보다 5.2%가 올랐어요.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였거든요. 그러니까 다시 오름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면 국제유가도 최근에는 조금 잡힌다 이런 소식들이 있는데 왜 이렇게 물가가 많이 올랐냐? 공공요금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금 나오고 있지만 전기, 가스, 수도가 28.3%나 올라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거든요.
[앵커]
이미 체감하고 있는 부분이고요.
[기자]
맞습니다. 난방비 폭탄,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잖아요. 이게 가스요금이 올랐기 때문에 이런 건데이런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체 물가에서 전기와 가스, 수도요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커지고 있고요. 공공요금이 오르다 보니까 농산물이나 석유류 같은 걸 뺀 근원물가라고 하는 물가, 이 지수도 올랐습니다.
그러니까 전반적인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 자체가 아직까지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이해를 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면 이것 자체로도 문제인데요.
더 문제가 되는 게 있습니다.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이라는 것도 같이 오르게 되어 있습니다. 이건 뭐냐 하면 경제 주체들, 그러니까 우리 같은 가정, 기업 같은 곳들. 이런 곳이 바라본 앞으로의 물가 전망을 말하거든요. 에너지 가격이 오른다고 하면 이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오르고요.
그렇게 되면 기업들도 앞으로 물가가 오를 테니까 물건값을 올리지, 이렇게 돼서 실제로 물가로 연결되는 지표가 기대인플레이션율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은 상태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그래서 한국은행이나 정부 역시 이번 달에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한 5% 내외를 기록하지 않겠느냐, 이렇게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물가도 잡히지 않고 국내 경기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국내 경제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도 생각보다 좋지 않습니다.
[기자]
우리나라 하면 반도체의 나라죠. 지난해 수출 전체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한 19% 정도 됐습니다. 혹시 2위가 어디인지 아시나요? 2위는 석유제품이고요. 3위는 석유화학입니다. 그리고 4위가 자동차입니다.
[앵커]
긴장하게 만드시네요.
[기자]
압도적으로 압도적으로 반도체의 비중이 크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죠. 수출의 비중이 큰 나라입니다. 이 말은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전체 경제가 굉장히 큰 타격을 받는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지금 나오고 있는데 지난달에 무역수지가 굉장히 크게 나왔어요. 100억 달러가 넘은 게 사상 처음이거든요. 이렇게 상황이 안 좋았습니다. 그러면 왜 이렇게 안 좋았냐? 반도체가 나빴어요. 44.5%나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줄어들다 보니까 기업들 실적도 안 좋았겠죠. SK하이닉스가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냈고요.
삼성전자도 반도체 부문이 영업이익을 내기는 했는데 2700억 원으로 가까스로 이익을 내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왜 안 좋았냐? 크게는 한 두 가지 정도 예를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나는 기준금리를 급하게 올리다 보니까 이것들이 수요에 영향을 줘서 경기가 나빠지고 이런 것들이 전반적인 수요에 악영향을 주면서 가격을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것이 하나 있을 거고요.
또 하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에는 TSMC라는 회사 많이 들어보셨죠. 타이완에 있는 회사인데. 여기는 파운드리회사입니다. 이게 뭐냐하면 반도체 작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하나는 설계, 하나는 제작. 그래서 설계만 하는 회사는 공장이 없다고 해서 팸리스라고 부르고요.
그리고 설계는 하지 않고 제작만 하는 회사는 파운드리라고 부릅니다. 이 회사가 대만에 있는데 타이완 쪽이 이 파운드리에 굉장히 강점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나라 기업들이 따라간다고 하지만 지금 이게 쉽지가 않은 상황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의 산업 경쟁력이 조금씩 밀리고 있는 게 아니냐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해결을 빨리 해야 되는데 일단 정부가 많이 노력을 해야겠죠. 중국에 대한 너무 지나친 비중이라든지 원자재도 한곳에 너무 의존하는 이런 문제들을 빨리 풀어야 할 거고요. 그러면 정부만 노력해야 되냐. 국회도 노력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미국이나 중국, 일본 같은 경우는 정부가 나서서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서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데 기억을 하시겠지만 반도체 설비 세액 공제율을 높이겠다고 했다가 여야가 서로 싸움만 했었죠. 서로 설득 같은 건 하지 않고 부자 감세니 이런 얘기만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소폭 인상하는 데 그쳤는데요. 그래서 국회 쪽도 지금 이런 상황을 정말 엄중하게 인식을 하고 있는지 궁금한데 맹성을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그러는 사이에 다른 나라들은 앞서나가고 있기 때문에, 화력을 모으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한 것 같고. 미국 연준의 결정, 국내 상황, 반도체 혹황기 상황까지 말씀해 주셨는데. 이런 모든 상황이 국내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기본적으로 물가는 통화적인 상황인데요. 지금 앞서 말씀드린 모든 경제상황에 다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요. 일단은 기준금리를 더 높여야 될 이유도 있고요. 반대로 기준금리를 낮추거나 최소한 동결해야 될 이유도 있습니다.
먼저 높여야 될 이유는 가장 큰 게 지금 나오고 있죠.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 미국이 예고한 대로 두 번 정도 기준금리를 더 올리고 우리는 동결하게 된다면 이 격차가 1.75%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되거든요. 그렇게 되면 환율 같은 게 다시 흔들릴 가능성이 있고요.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물가 문제도 있습니다.
또 하나는 지금 야당이나 여당 일각에서 얘기가 나오지만 고물가 지원금 같은 게 실제로 정책화가 된다면 그만큼 돈이 시중에 대량으로 풀리는 거거든요. 이거 굉장한 부작용이 있을 겁니다. 여기에 대응할 필요도 있기 때문에 지금은 기준금리가 그렇게 조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도 있어요. 반대로 최소한 동결하거나 낮춰야 될 이유도 많습니다. 경기침체 문제가 하나 있죠. 그다음에 주변에서 은행이자 때문에 죽겠다, 이런 말씀하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이렇게 금융 안정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있고요.
그리고 지금 계속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 경로로 가고 있다는 것. 부동산 시장이 무너지면 이건 건설사에 문제가 되고 전반적인 금융시장에도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금통위원들 사이에서 고심이 깊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오는 23일에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아주 이례적인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무슨 얘기냐면 한은 총재는 기본적으로 금통위원이거든요. 그런데 총재이기 때문에 발언은 거의 하지 않고 의견을 듣기만 하는 역할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지금 금리를 동결해야 된다, 그리고 금리를 더 올려야 된다. 거의 3:3으로 팽팽한 상태거든요. 이렇게 되면 결국에는 한국은행 총재가 다음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게 이달 23일에 결정될 예정입니다. 경제부 조태현 기자와 경제 전반 다뤄봤습니다. 고맙습니다.
[기자]
고맙습니다.
YTN 조태현 (chot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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