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북 전주에 가본 분이라면 한옥마을 옆에 버드나무와 억새가 우거진 생태하천도 기억하실 텐데요.
이 하천을 두고 요새 전주 시민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뜨겁다고 합니다.
김민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018년 YTN 리포트 : 전주천은 전주 도심을 관통해 만경강으로 합류하는 24km 길이의 하천입니다. 아주 깔끔하게, 자로 잰 듯 정리돼 있지도 않습니다. 대신 이름 모를 들꽃과 들풀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방금 보신 YTN 리포트 영상은 5년 전, 그리고 얼마 전까지 전주천의 모습입니다.
최근 전주시가 버드나무와 억새군락지를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어떤 게 더 나은 모습인지 직접 보시고 판단해보시기 바랍니다.
전주시는 최근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자연재해를 예방하겠다며 하천 정비를 시작했습니다.
억새와 갈대가 있던 일부 구간은 완전히 정리돼 곧 꽃밭이 조성될 예정입니다.
긴 머리를 늘어뜨린 버드나무들은 밑동만 남고 사라졌습니다.
예정대로라면 둔치에 남은 나머지 나무도 모두 베이게 됩니다.
["무차별한 버드나무 벌목 사과하라! 사과하라!"]
하지만 시민단체는 야생동물 보호나 홍수기 재해 대비, 또 도시 미관까지 어느 하나 챙기지 못한 생태 참극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민관 협의로 하천을 관리해온 전주시 조례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정현 /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 일거에 협의도 않고 베었다는 건 '이전 하천정책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 내지는 '본인(우범기 전주시장)의 어떤 개발 시장 이미지를 더욱 굳히겠다' 이런 태도로밖에는 보이지 않고요.]
전주시는 하천의 치수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일이었다고 말합니다.
[이윤승 / 전주시 하천관리과장 : 거의 20년 동안 자연하천을 유지하면서 환경과 이수(물 이용)에 너무 치중했다고 봐서…. 재해 예방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나무를) 전체 제거하는 것으로….]
논란이 커지자 전주시는 시민사회와 하천 관리 방향을 협의하겠다며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양측이 완전히 상반된 입장인 데다 이미 베어버린 나무를 다시 심을 수도 없는 노릇.
자연 생태하천을 자랑하던 '전주천'에 생긴 깊은 생채기만큼이나 전주 시민들의 마음에도 큰 상처가 남게 됐습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