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DNA' 교육부 사무관, 학교·교육청에 '교사 직위해제 압박'

[앵커]
아이가 '왕의 DNA'를 가졌다며 담임교사에게 편지를 보낸 교육부 사무관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전임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뒤 학교와 교육청에 직위해제를 거듭 압박했다는 건데, 일반 학부모면 가능한 일이겠느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경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갑질 논란을 빚은 이른바 '왕의 DNA' 편지는 교육부 5급 사무관 A 씨가 초등학생 자녀의 새 담임교사에게 보낸 겁니다.

전임 담임교사는 지난해 말, A 씨의 아동학대 신고로 곧바로 교체됐습니다.

A 씨는 전 담임 교사가 이동 수업을 거부하는 자녀를 교실에 혼자 두었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았는데, 이 과정에서 학교와 교육청을 압박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전국초등교사노조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A 씨는 자신이 아동학대로 신고한 교사의 직위해제와 감사를 교육청 장학사에게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당시 장학사도 A 씨가 교육부 사무관이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A 씨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언론을 동원하겠다'는 언급을 했고,

학교를 상대로도 압박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교장과 교감에게 언론에 알리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것도 모자라 매일 구체적인 교육내용과 자녀와 같은 반 아이들의 행동 변화를 보내달라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수경 / 전국초등교사노조 위원장(지난 11일) : 해당 학생의 학부모는 피해교사에게 자신의 자녀가 아동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학교장 교감 교육청을 상대로 피해교사의 직위해제를 요구하면서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시 언론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하였습니다.]

결국, A 씨의 학대신고 한 달 만에 직위해제 된 해당 교사는 이후 수사기관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반년 넘게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갑자기 담임 선생님이 바뀌면서 아이들만 피해를 봤다는 다른 학부모들의 주장도 나왔습니다.

[박효천 / 전국초등교사노조 사무처장(지난 11일) : 해당 교사는 현재도 최근 정신과 상담과 우울 장애로 약물을 복용하는 등 견디기 힘든 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A 씨의 '학부모 갑질'을 이미 알고도 '구두경고'에 그쳐 빈축을 샀습니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인한 교육활동 위축을 막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교육부 직원의 도 넘은 갑질 파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YTN 김경수입니다.

영상편집 : 안홍현

그래픽 : 홍명화




YTN 김경수 (kimgs85@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