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YTN은 오늘부터 새만금 잼버리 운영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는지 연속 보도합니다.
취재 결과, 잼버리 행사에 간식을 공급한 곳은 사무기기 판매 업체였고, 상징물 제작은 속눈썹 시술업소가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광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새만금 잼버리 행사 기간에 세계 각국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에겐 간식이 제공됐습니다.
간식 납품 업체 한 곳을 찾아가 봤더니 사무기기를 판매하는 동네 가게였습니다.
프린터 잉크와 토너를 싸게 판다는 매장 안엔 복사용지와 문구 용품만 가득합니다.
[업체 관계자 편의를 좀 봐주면 안 되느냐… 소모품 거래하면서 (대회장을) 왔다 갔다 하니까. (입찰은 없었던 거죠?) 그렇죠. 입찰 조건도 안 되고요.]
사업자 등록증을 보니 사무기기부터 간판, 종합소매업에 의류까지, 업종만 9개에 달합니다.
어떻게 계약하게 된 걸까.
업체 측은 조직위 관계자가 급하게 부탁해서 잼버리 개막 이후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업체 관계자 : 군에서 파견 나간 공무원분들 있잖아요. 해주시면 안 되느냐고…. 제대로 됐으면 며칠에 뭐 순차적으로 들여와 주세요, 그럴 수 있었거든요. 임박했으니까 이랬던 거지.]
조직위의 현장 실사는 없었습니다.
그저 밤늦게까지 배달을 잘해 줄 거 같다는 게 계약 이유였습니다.
[조직위 관계자 : 겉으로 보기에는 문구점으로 보이긴 하는데요. 일단 음식료품 관련해서 업종이 돼 있어서요. 늦게까지라도 (조달과 배달을) 해 주실 수 있고 그러신다고 해서….]
비슷한 사례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대나무로 만든 잼버리의 상징, '영지의 문' 제작 명목으로 3천만 원짜리 계약을 따낸 한 업체.
블로그를 보니 속눈썹 시술 전문이라고 홍보합니다.
지금은 옷가게로 변한 예전 매장 사진을 보면 역시 속눈썹 시술 전문임을 내세웁니다.
주소지로 추정되는 또 다른 장소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간판은 사라졌고 문은 보시는 것처럼 굳게 잠겨 있습니다.
[이웃 주민 : 최근까지만 해도 (간판이) 붙어 있었어요. 진짜 오래 잡아도 일주일? 저도 항상 좀 의아하게 생각했거든요. (간판이) 붙어 있는데 왜 아무 뭐가 없는….]
해당 업체는 비록 1인 기업이고 주력 업종은 아니지만, 상징물 제작에 문제는 없었다고 항변했습니다.
[업체 관계자 (용역을 다시 주신 건지?) 다시 주게 되면 그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거니까…. 1인 기업이라고 해서 팀이 없으라는 법은 없잖아요. 저희가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가 있으니까….]
조직위의 검증은 이번에도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계약 업체의 실상을 아예 모르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조직위 관계자 (영문을 만들 수 있는) 고유한 기술이 있는 곳은 아닐 거예요. 만들 수 있는 분들을 모집해서 해 주시겠다는 업체를 좀 찾아 헤맸었어요.]
YTN이 확인한 사례는 일부에 불과합니다.
정부 차원의 전수 조사와 감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조은희 / 국민의힘 의원 : 비전문적인 지역 업체에 전북 출신 공무원이 수의계약을 요청하면 전북 출신 공무원이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이번에 철저한 감사와 수사를 통해서 시시비비를 꼭 가려야 한다고 봅니다.]
158개국 4만 3천 명이 참가했던 새만금 잼버리.
졸속 준비와 부실 운영의 민낯이 아직 다 드러난 건 아닌 듯합니다.
YTN 박광렬입니다.
촬영기자 : 이현오
그래픽 : 홍명화
YTN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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