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박석원 앵커, 이광연 앵커
■ 출연 : 권준수 기자 사회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큐]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난 일요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경찰관 1명이 떨어져 숨졌는데, 함께 있던 일행들이 집단 마약을 투약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앵커]
숨진 경찰관 외에 다른 7명은 모두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자살인지, 타살인지에 대한 의문도 아직 풀리지 않고 있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사회부 권준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현직 경찰 추락사. 여러 면에서 의문점이 드는 사건인데 하나씩 권 기자에게 물어보겠습니다. 먼저 지금까지 파악된 인원이 몇 명입니까? 현장에 있던 인원.
[기자]
기존에 숨진 강원경찰청 소속 경찰관 A 씨를 포함해서 8명이 사고 당시아파트 현장에 있던 것으로 알려졌었는데요.이곳 현장을 경찰이 집중 수사한 결과,아마 CCTV를 확인하고 지문감식 등을거친 것으로 추정됩니다. 더 많은 인원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그러니까 열댓 명 정도가 주상복합 아파트 14층에서 함께 있다가사람 한 명이 떨어져 숨지는사고가 발생한 거고요.
경찰은 동석자가 더 있었는지 계속 파악 중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인원은 모두 신원이 확인됐고요. 중요한 거는 나머지 인물에 대해서도 마약 간이시약 검사가 진행 중인데 무엇보다 현장에서 주사기가 발견되는 등 집단 마약 투약 정황이 확실해서 숨진 경찰관 A 씨와 함께 있던 것으로 확인된 7명은 마약류 관리법 위반혐의로 입건됐습니다. 숨진 경찰관 A 씨도 마약을 투약했는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감정을 통해야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인데요, 결과가 나오는 데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열댓명 정도 한집에 모이는 게 쉽지 않지 않습니까? 어떤 모임으로 만나게 된 겁니까?
[기자]
일부 동석자가 '헬스 동호회' 모임이다, 이렇게 진술했는데요. 하지만 모든 동석자가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헬스 동호회면 이 사건이 일어나지 말았어야 되는데. 왜냐하면 체육관에서 만나거나 하지 않겠습니까? 일행 중 1명의 집에서 사건이 발생했고 사고 전날 밤부터 술을 마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약 투약을 위해 모인 게 아니겠냐 이런 의심이 현장에서 나오는데요. 인근 주민들 말 들어보시죠.
[인근 상인 : 여기 근처에서는 (이곳이) 부유층이 사는 데예요. 여기 비싸요. 클럽이나 이런 데면 단속이나 이런 게 심할 텐데 그런 것도 없잖아요. 주택가에 누가 단속을 해요.]
결국, 경찰도 '집단 마약 파티' 현장이었느냐, 이걸 봐야 해서 지금까지 입건된 인물들을 상대로 마약 구입경로와 투약 전력 등을확인하고 있습니다.
[앵커]
왜 모였을까, 모여서 무엇을 했을까. 하나 궁금증이고. 다시 경찰관 사망으로 돌아가서 사망 원인을 놓고 어느 정도 수사가 진척이 됐습니까?
[기자]
추락사한 경찰관 A 씨의 사망 원인에 대해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부검을 진행 중인데요. 국과수는 A 씨의 직접적인 사인이 "여러 둔력에 의한 손상"이라고 1차 구두 소견을 냈습니다. 쉽게 말하면 온몸 여러 곳에 큰 충격이 가해지며 숨졌다는 건데, 14층 높이에서 떨어지면 바닥에 부딪히니까 당연히 충격은 컸을 거고요. 경찰은 시신이 크게 훼손돼 다른 사인은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동석자들의 진술이 나온 거는 A 씨가 창문을 열고 투신했다는 건데요. 이럴 경우 다른 사람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걸 내버려둔 거라 방조죄가 적용될 수 있어서 경찰도 이 부분을 다각적으로 수사 중입니다. 전문가 이야기도 들어보시죠.
[노필립 / 형사전문 변호사 : 약물을 다들 같이 뭐 파티처럼 복용하고 있었다면 서로 널브러져서 각자가 정신이 없었을 거에요. 그래서 누가 뭐 어딜 기어 올라가서 뛰어내리는지도 크게 관심을 안 가졌을 가능성도 높고요.]
경찰은 타살 가능성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는데요. 제가 현장에 가봤을 때 현장 주민들도 A 씨가 자살했다는 것에 의문을 품고 있었습니다. 주상복합 아파트 특성을 보면 일반 아파트처럼 베란다가 있지 않아서 창가에서 쉽게 떨어져 내릴 수 없다는 겁니다.
경찰도 이번 수사에서 A 씨의 마약 투약 여부를 밝혀내는 것도 중요하게 보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사고 당시 자살이냐, 타살이냐를 규명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앵커]
마약 문제가 투신으로 이어졌던 건 생소하기도 한데 투신 충동을 일으킬 수 있는 마약류가 따로 있는 겁니까?
[기자]
있습니다. 크게 보면 마약은 환각을 일으키느냐 각성을 일으키느냐 두 종류로 나뉘는데요. 필로폰 같은 각성 마약류가 대표적으로 우울감을 발생시킵니다. 특히 약에서 깰 때 우울감이 발생한다고 하는데요. 필로폰 함량이 30% 정도인 엑스터시도 비슷합니다. 경찰에서 지금까지 확인한 동석자들의 마약 양성반응은 환각 마약류인 케타민도 있지만 앞서 말씀드린 필로폰과 엑스터시 두 종류도 검출됐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시간이 새벽 5시라는 점을 비춰보면 각성 마약류를 투약했다가 사고가 난 거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들어보시죠.
[최진묵 / 마약류중독재활센터장 : 우울감, 죄책감, 수치심 이런 거로 자살하는 경우는 이제 필로폰 쪽. 어떤 공직에 있거나 경찰 일을 하는 사람 같으면 자괴감이나 수치심이 더 클 것 같아요. 약이 깨는 과정에서 그런.]
중요한 건 마약 종류에 이런 투신 충동을 일으키는 게 일반적으로 있다는 거고요, 경찰이 동석자 인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마약 간이시약 검사가 아니라 구체적인 정밀 검사 결과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사건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마약을 포함해서 자세하게 설명을 했는데 얘기한 대로 정밀검사 결과까지 한번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고 이번에는 흉기난동 흉악범죄 관련한 대책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모든 현장 경찰한테 저위험 권총을 보급하겠다. 대통령이 밝힌 대목인데. 1인 1총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경찰이. 일단 저위험 권총, 어떤 겁니까?
[기자]
기존 권총 무게보다 40% 가벼운 512g으로 반동과 소음이 적은 게 특징인데요. 국내 업체가 지난 2016년부터 5년간 개발한 권총입니다. 지금 화면에 보이는 권총이 바로 저위험 권총인데요, 9mm의 저위험탄을 사용해 허벅지에 명중했을 때 최대 6cm까지 파고들도록 설계됐습니다. 기존 권총과 비교하면 위력이 10분의 1 수준입니다. 그래서 저위험 권총이라고 불리는 건데. 하지만 머리나 목 등 취약한 부위에 맞출 경우 치명적인 부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경찰도 저위험권총을 하체에 쏘도록 하는 내부 지침을 만들 계획입니다.
[앵커]
일선에도 바로 보급되는 건 언제쯤 되는 겁니까?
[기자]
보급 계획은 경찰청은 현재 실험용 장비 100정을 사서 검증과 보완 작업을 벌이고 있는데요. 올해까지 마무리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일선에 보급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3년 동안 저위험 권총 2만9천 정을 지역 경찰, 다시 말해 지구대와 파출소 등에 근무하는 경찰관에게 지급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전국적으로 5만 명에 이르는 지구대·파출소 소속 경찰관이 모두 총기를 1정씩 소지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기존에 38구경 권총과 테이저건이 있어서 현장에서 저위험 권총을 어떤 식으로 나눠서 사용하게 할지 등의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기대도 있을 것 같고 또 일부에서는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하고 어떻습니까? 실제로 쓰게 될 경찰관들, 현장에서는 어떤 얘기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일부 경찰관들은 저위험 권총이 기존 권총보다 실효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살상력이 낮고 가볍기 때문인데요, 흉흉한 사건이 많다 보니 경찰 입장에서 테이저건보다는 강력한, 하지만 사용 부담은 적은 것도 장점입니다.그러나 일부 우려 섞인 반응도 있었습니다. 현장에서는 장비가 없어서 사용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총기 사용 자체에 책임져야 하는 일이 생길까 봐 사용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일선 경찰관 이야기도 들어보시죠.
[일선 경찰관 : 테이저랑 38구경 권총이 있는데 거기서 이제 (성능) 중간으로 만들겠다는 건데 제가 봤을 때는 솔직히 좀 쓰기 힘들지 않을까 싶은데. 뒷감당도 어렵고 막상 사람한테 총 겨누는 건 쉽지 않으니까.]
이에 따라 실효성을 기대하려면 무기 사용에 따른 면책 제도를 뒷받침하는 게 먼저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데요. 최근 잇따르는 흉악 범죄를 근절시키기 위한 성찰은 없이 단순히 경찰력을 강화하는 건 근시안적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결국, 흉악 범죄를 막기 위해 경찰의 대응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인 예방책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앵커]
아까 경찰관 목소리에서도 뒷감당, 이런 표현도 있었고. YTN 통해서 다양한 범죄 전문가들 목소리 듣고 있는데 여러 의견들이 있더라고요. 그런 의견수렴 과정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오늘은 사회부 권준수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YTN 권준수 (kjs8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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