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낸 뒤, 난데없이 인근 주유소로 들어가 방화를 시도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 간이시약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검출되는 등 마약 투약이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김태원 기자입니다.
[기자]
남성 한 명이 찻길에서 주유소로 성큼성큼 걸어들어옵니다.
다짜고짜 주유건을 뽑더니 라이터를 갖다 대면서, 불길이 일어납니다.
결제해야 기름이 나오는 셀프주유소라 주유기 노즐에 남아 있던 잔량에만 불이 붙었다가 금세 꺼진 건데, 하마터면 큰 화재로 번질 뻔했습니다.
[주유소 직원 : 일반 주유기는 드는 순간 나와요, 기름이. 셀프 주유기는 먼저 계산을 해야 해요. 잔량이 이렇게 살짝 고여있어요, 한두 방울 나오죠? 이게 (불이) 붙는 거죠.]
이후에도 한동안 도로로 뛰어들어 차량을 가로막거나, 윗옷을 벗어 던지는 등 이상행동을 이어간 남성.
결국, 출동한 경찰에 붙잡혀 순찰차에 태워집니다.
현행범 체포된 50대 남성 A 씨는 주유소로 향하기 전엔 인근 도로에서 승용차를 몰다가 앞서 가던 차량을 들이받기도 했습니다.
추돌사고가 난 주유소 인근 도로엔 앞범퍼 등 차량 부품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습니다.
목격자들은 A 씨가 살해 협박도 했다고 증언합니다.
[주유소 직원 / 목격자 : 막 머리를 흔들질 않나, 소리 꽥꽥 지르질 않나, 차 안에 있는 내비게이션을 박살 내듯이 손바닥으로 치고…. (범행을 제지하니) '죽여버리겠어' 이러고 딱 돌아가더라고요.]
경찰이 A 씨가 체포 이후에도 난동을 피우는 걸 수상히 여겨 마약 간이시약 검사를 진행한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다만, 경찰은 A 씨가 몇 년 전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았다는 가족 진술을 토대로, 처방받은 약에 마약 성분이 들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단 A 씨에게 현주건조물 방화 혐의 등을 적용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마약 정밀검사를 의뢰했습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촬영기자 : 박재현
그래픽 : 김효진
YTN 김태원 (woni04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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