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음악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선사하는 복합문화예술공간 '빛의 벙커'가 첫 국내 작가 전시 ‘이왈종, 중도의 섬 제주’ 전시의 막을 올렸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에 위치한 ‘빛의 벙커’는 국내 최초 몰입형 예술 전시관이자 유휴공간을 빛으로 재탄생시키는 ‘빛의 시리즈’의 국내 첫 번째 프로젝트다. 옛 국가기간 통신시설이었던 숨겨진 벙커를 문화 재생 공간으로 재조명했다. 미로 같은 진입로에 1,000평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의 내부 공간, 외부의 빛과 소음이 차단된 환경으로 관람객이 작품에 완벽하게 몰입할 수 있다.
빛의 벙커에서 선보이는 ‘이왈종, 중도의 섬 제주’展은 ‘제주 화가’로 알려진 이왈종 화백의 독창적인 작품을 빛과 음악으로 재해석한 ‘AMIEX(아미엑스, Art & Music Immersive Experience)’ 전시다.
‘제주생활의 중도’ 연작을 통해 모든 존재를 차별 없이 평등하게 대하는 작가의 ‘중도(中道)’ 철학과 평면부터 목조, 판각, 한지 부조, 설치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입체적인 조형 세계를 소개한다. 특히 몰입형 예술 전시 구성을 통해 작품 속 모든 개체가 살아있는 듯한 초현실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이번 전시는 이왈종 화백의 풍부한 색채와 자유로운 화면 구성을 극대화한 연출로 작가의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전달한다. 특히 전통회화 기법을 바탕으로 현대적 소재를 그려낸 화백의 현대판 풍속화를 생동감 있게 구현해, 관객으로 하여금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작가가 바라본 삶의 희로애락을 마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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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총 5개의 시퀀스로 구성되며, 화백의 중도적 예술관을 표현한 '나무에서 펼쳐지는 세상’, 인간과 동식물이 공존하는 제주의 한적한 삶을 그린 '제주의 자연과 생활', 화백의 취미를 소재로 한 '일상의 일탈', 다양한 입체 작품을 선보이는 ‘입체적 상상’, 소멸의 아름다움을 그린 ‘연기의 소멸’ 순으로 이어진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천상병 시인의 시 ‘막걸리’에서 영감을 얻은 작가의 신작이 포함되어 더욱 관심을 모은다.
사운드트랙은 전통 악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곡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재료나 기법에 구애받지 않는 독창적인 시도로 한국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이왈종 화백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 빛의 벙커는 형식과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통해 작가의 자유로운 예술세계를 공감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지난 11월 30일, 개막을 앞두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왈종 화백은 “작품과 삶에서 제가 늘 염두에 두는 주제는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행복은 어디에서 오고 불행은 어디에서 오는가’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분들도 저처럼 ‘중도(中道)와 연기(緣起)’에서 오는 행복을 느껴보실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빛의 벙커 ‘이왈종, 중도의 섬 제주’展은 메인 전시 ‘세잔, 프로방스의 빛’과 함께 2024년 3월 3일까지 운영된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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