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음주단속을 피해 도주하다 인도로 돌진해 중년 남성을 숨지게 한 운전자에게 법원이 이례적으로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아무 잘못이 없는 피해자를 숨지게 해 위법성이 크다고 재판부는 판단했습니다.
권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회색 승용차가 처참하게 찌그러졌습니다.
사고 당시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운전석 쪽은 형체를 알아보기조차 어렵습니다.
차량 운전대를 잡은 건 회식 때 술을 마신 40대 A 씨.
경찰 음주 단속 현장을 발견하고 그대로 도주하다가 인도를 돌진하면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던 50대 중년 남성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생계를 위해 타지에서 홀로 생활하던 두 아이의 아버지였습니다.
법원은 1심에서 사고를 낸 A 씨에게 이례적으로 징역 10년이란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를 고려하더라도 대법원의 최대 양형 기준을 넘어선 판결입니다.
재판부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를 충격해 위법성이 크고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피해자가 크게 다치고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사망했다"면서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최종인 /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 신호 위반이랑 보도 침범이 둘 다 중과실에 해당할 정도로 큰 잘못이에요. 그리고 이제 남겨진 가족들의 슬픔 총량도 아마 감안이 돼서.]
전문가들은 양형 기준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A 씨가 항소에 나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합니다.
앞서 A 씨는 20여 년 전에도 술을 마시고 운전을 했다가 적발돼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는 범죄자에 대해 강력한 처벌이 내려져야 한단 목소리가 커지면서 양형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YTN 권준수입니다.
영상편집 : 연진영
그래픽 : 지경윤
YTN 권준수 (kjs8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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