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자녀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이 '몰래 녹음'은 증거로 볼 수 없다며 다시 유무죄를 다퉈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오늘(11일) 초등학교 교사 A 씨의 아동학대 혐의를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현행법이 '공개되지 않은 대화'를 녹음한 경우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데, 교사가 수업 중 한 발언은 다수 공중이 아닌 교실에 있던 학생들만 대상으로 한 만큼 '공개되지 않은 대화'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피해 아동 학부모가 당시 수업을 참관하던 것도 아니어서, 같은 법 조항에 따라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타인 간의 대화'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교사 A 씨는 지난 2018년, 담임을 맡은 초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 "전학 오기 전 학교를 안 다녔던 것 같다, 학습 훈련이 전혀 안 돼 있다"고 말하는 등 16차례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는 피해 아동 부모가 자녀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기록된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한 혐의였는데, 앞서 2심 재판부는 교사가 30명에 이르는 학생들을 상대로 발언한 만큼 '공개되지 않은 대화'가 아니라고 봤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이번 판결이 녹음 파일의 증거 능력에 대한 것일 뿐 A 씨의 유무죄 자체를 판단한 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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