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주요 공약을 들여다보는 연속보도 네 번째 시간입니다.
국민의힘은 서민 자산 증식을 위한 저축 상품을 내놓겠다는 공약을, 더불어민주당은 가상자산을 제도권 안으로 품어 금융 상품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놨습니다.
박기완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지난 1월 미국 시장에서 비트코인 ETF 상장으로 가상자산 가격이 치솟자, 더불어민주당도 재빨리 관련 공약을 내놨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거래할 수 있는 금융상품, '가상자산 현물 ETF'를 허용해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겠다는 겁니다.
[홍익표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지난 2월) :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가상자산) 현물 ETF 승인을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한국만 승인하지 않을 경우 국내 자본의 해외 유출, 시장에서의 고립으로 국제적 입지가 불리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24시간 거래대금 합계가 10조 원을 훌쩍 넘을 정도로 들썩이는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표심을 공략한 정책입니다.
또, 신규 가상자산 발행을 허가제로 하고, 매매차익에 대한 소득세 공제 한도를 높인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국민의힘은 투자보단, 예금을 보호하고 근로소득 저축을 장려하는 서민 금융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특히 지난 1976년 도입돼 연 10% 이상의 고금리를 보장해 인기를 끌었던 '근로자재산형성저축', 이른바 '재형저축'의 부활을 내걸었습니다.
[유의동 /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지난 1월) : 신입사원 1호 통장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국민의 재산형성에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근로자 재산형성이라는 목적에 더욱 부합할 수 있도록….]
재형저축은 정부 부담이 커지며 사라졌다가 지난 2013년 반짝 도입됐지만, 낮은 이자와 높은 진입 장벽으로 호응을 받지 못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를 근거로 사회 초년생부터 노후를 준비하는 중·장년층까지 정책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상품을 새로 출시하고, 이자소득세 등을 면제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입니다.
먼저, 가상자산 ETF의 경우 사전 제도화 단계가 복잡합니다.
자본시장법을 개정하고,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완성한 뒤에도 시장 투명화 작업과 거래소의 심사 절차 마련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특히 가상자산 매매차익에 부과될 '금융투자세' 공제 한도를 높인다는 건데, 당장 금투세 자체를 폐지하자는 정부 입장과 엇갈립니다.
[김소영 /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지난 1월) : 금투세 내게 되면 수익률이 저하되는 측면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해외로 투자자들이 빠져나갈 수 있고…. 현물 ETF를 준비하는 것은 기존 정부 입장과 자본시장법에 위배 될 소지가 있다….]
재형저축도 마찬가집니다.
금융 소비자들은 환영하겠지만,
정작 관련 상품을 만들고 높은 이자를 지급해야 할 금융기관의 반발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은행권이 반대급부로 다른 상품의 대출 이자를 올릴 우려도 있습니다.
일부 세금을 면제하는 방식으로 이자 부담을 정부가 덜어줄 수도 있지만, 역대급 세수 부족 상황에서 부담스러운 대책입니다.
[이효섭 /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세제 인센티브가 너무 크게 되면 정부의 재정부담이 있을 수 있는 부분들이 있지 않을까…. 글로벌 불확실성이 앞으로도 지속한다는 걸 보면….]
고금리와 고물가에 시달리는 서민들을 겨냥해 여야가 내놓은 대표적인 금융 공약은 재산 증식 방안입니다.
앞뒤 재지 않고 장밋빛 약속을 한 건지, 아니면 총선 이후 부족한 점을 가다듬어 실행에 나설지 두고 볼 일입니다.
YTN 박기완 입니다.
촬영기자;한상원
영상편집;임종문
그래픽;기내경
YTN 박기완 (parkkw061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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