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벚꽃 나들이 시즌에 '가격 표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지적을 받았던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노점들이 올해는 대부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노점마다 길게 늘어진 대기 줄과 소음 등이 자아내는 혼란은 여전했다.
제22대 총선 투표가 있었던 지난 10일 여의도 한강공원은 투표를 마치고 피크닉을 즐기러 온 상춘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한강공원으로 향하는 길목인 천상의 계단에는 각종 구이류나 꼬치 요리, 분식 등을 판매하는 노점이 즐비했다.
이날 기자가 확인한 노점 30곳 가운데 2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음식 가격을 눈에 띄게 표시하고 있었다. 가격 표시가 의무는 아니다. 하지만 작년 한 언론사가 여의도 한강공원 노점 22곳 중 절반이 넘는 13곳이 가격 표시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보도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노점마다 음식 가격도 대체로 동일했다. 오뎅 꼬치 1,000원, 떡볶이 1인분 5,000원 닭꼬치 5,000원, 타코야끼 8알 5,000원, 회오리감자 5,000원 등으로 가격대는 평범한 수준이었다.
한 노점상은 "한강공원에서 음식을 사 먹는 손님들 절반 이상이 어린 학생들이지 않냐. 상인들은 어린 손님들에게 음식을 비싸게 팔고 싶어 하지 않는다"라며 "이곳 노점들은 모두 가격 정찰제를 따른다. 1,000원짜리 하나라도 더 받으면 영업을 일주일 못하고, 50만 원씩 벌금을 물기로 돼 있다"라고 전했다.
유태준 여의나루 상인회 대표는 "작년에 가격 표기 관련 기사가 나간 후 상인회에서 이를 개선하자고 얘기가 나왔다"며 "아직 가격을 표기하지 못한 노점은 위생 관리 차원에서 리어카를 새로 바꾸느라 못 붙인 것으로, 곧 규칙에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미래한강본부로부터 노점 운영에 관한 민원을 전달 받으면 상인회에서도 개선하려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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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대비 점차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공원 입구에 모여 있는 노점을 중심으로 혼잡도가 극심해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노점 앞마다 길게 늘어진 대기 줄로 인해 길이 막혀 시민들 통행에 어려움이 있다. 음식을 먹은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곳곳마다 쌓여 눈이 찌푸려지는 광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특히 벚꽃이 만개했던 지난 7일에는 하루에만 25t의 쓰레기가 나왔는데, 이는 평소 하루 쓰레기 배출량(5t)의 5배에 달한다.
한강공원과 식도락 문화는 뗄 수 없지만 이곳 노점 대부분이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한강공원은 법적으로 음식 판매가 금지돼 있다. 이에 시에서는 주기적으로 노점 단속에 나선다고 하지만 여러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행정대집행을 하려면 관련법에 따른 절차를 밟아야 하고, 10년 넘게 이곳에서 자리를 잡아온 상인들의 생존권 문제도 있다.
미래한강본부 측은 "노점이 불법인 건 맞고 과태료 부과 단속 중이지만, 행정대집행을 하기에는 검토사항이 많아 어려움이 많다"라며 "현재는 소음·연기·호객행위 등으로 인한 민원을 단속 과정에서 전달하고, 위생 점검에 나서 계도하는 정도다"라고 전했다.
산처럼 쌓이는 쓰레기는 시가 청소 인력을 투입해 처리하고 있다. 벚꽃축제 같은 큰 행사 동안은 오후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7시까지 별도 청소 인력을 투입해 처리한다고 시는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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