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달 말 퇴임하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요즘은 당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으면 패륜아 취급을 받는다며 이른바 '팬덤 정치' 문화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반복된 거부권 정국에 자괴감을 느낀다면서도 거듭 대화와 타협을 주문했는데, 친정인 민주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나혜인 기자입니다.
[기자]
22대 국회 초선 당선인들에게 의정 생활의 당부를 전하고자 연단에 선 김진표 의장, 정치가 신뢰를 잃은 가장 큰 원인을 '팬덤 문화'로 꼽았습니다.
자기 진영의 주장에 이견을 내면 역적으로 모는 나쁜 폐해가 정치인들을 옥죄고 있다는 겁니다.
[김진표 / 국회의장 : 당의 명령에 절대복종하지 않으면 큰 패륜아가 되는 것처럼, 수박으로, 그것도 뭐 왕수박, 중간수박 이렇게 평가하는, 대의 민주주의의 큰 위기다….]
대통령에게 쓴소리 못 하는 여당까지 싸잡아 비판했지만, 임기 내내 쟁점 법안 상정 여부를 두고 자신을 비난해온 야당에도 날을 세웠습니다.
[김진표 / 국회의장 : 진보정당에 당내 민주주의가 자꾸 약해지다가 지금은 국민이 그걸 찾을 수가 없습니다. 당 지도부의 지시와 결정만 있습니다.]
입법부 수장으로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막지 못해 자괴감이 든다면서도 해법은 대화와 타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차기 의장 후보인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거듭 김 의장과의 차별화에 주력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강하게 규탄하며, 다음 국회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지난 의장 후보 경선 결과에 반발해 탈당까지 불사하는 당원들을 달래려는 민주당 주류 의원들과 호흡을 맞춘 셈입니다.
[장 경 태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결국 국민과 당원을 위한 활동 아니겠습니까? 결국 그분들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통로를 보장하는 것이 보다 더 저는 건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최근 민주당 지도부가 모색하는 당원권 강화는 당원들의 의사가 정치에 그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대의 민주주의 한계론'과 맞닿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팬덤 정치'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침해하는 건 옳지 않다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촬영기자 : 이상은 이승창
영상편집 : 양영운
그래픽 : 이나영
YTN 나혜인 (nahi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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