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대표적 친러시아 지도자로 꼽히는 헝가리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대러 제재를 주도하는 EU의 순회의장국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휴전 중재에 나섰습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오르반 총리와 회담한 뒤 "우크라이나 분쟁을 포함해 긴급한 국제 문제에 대해 유용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두 정상은 특히 헝가리가 지난 1일부터 6개월간 EU 순회의장국을 맡게 된 이후 이번 회담이 성사된 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오르반 총리는 EU 의장국으로서 '평화 임무'라는 역할을 앞세우며 "전쟁 종식을 위해 많은 절차가 필요하지만 우리는 대화 회복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고 자평했습니다.
앞서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가 의장국이 된 지 하루만인 지난 2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조속한 평화협상을 촉구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이번 만남에서 푸틴 대통령은 오르반 총리가 우크라이나에서 제안한 것들에 대해 설명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철수하는 것이 평화의 조건이라고 밝혀 휴전 협상에 대한 기존 조건을 고수했습니다.
우크라이나전 시작 이후 EU 회원국 정상의 러시아 방문은 지난 2022년 4월 카를 네하머 오스트리아 총리 이후 오르반 총리가 처음입니다.
한편 EU의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은 성명을 내고 이번 오르반 총리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 "순전히 헝가리와 러시아 양자 관계 틀 안에서 이뤄졌다"며 '대표성'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YTN 이경아 (ka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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