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임기 남은 첫 흑인 여성 의회도서관장 해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의회도서관 관장을 해임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의회도서관장으로 재직 중인 카를라 헤이든은 임기가 내년 9월까지이지만, 현지 시각 8일 백악관의 트렌트 모스 인사 담당 부국장으로부터 '즉시 해임' 통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 의회도서관은 일반 도서뿐 아니라 구텐베르크 성경, 독립선언문 초안 등 세계사적으로 중요한 유물과 고서적 등 1억7천800만 건의 소장품을 가진 세계 최대 규모 도서관으로, 직원이 수천 명에 이릅니다.

헤이든 전 관장은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6년 10년 임기의 의회도서관장에 취임했습니다.

역대 의회도서관장 중 첫 여성이자, 첫 흑인이었습니다.

2016년엔 미국 잡지 '포춘'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리더 50인'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백악관은 이번 해임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의 약자) 근절 정책'과 관련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헤이든 전 관장이 의회도서관에서 DEI를 추구하면서 상당히 우려스러운 일들이 있었고, 아이들에게 부적절한 책들을 비치했다"고 해임 사유를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척 슈머 연방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카를라 헤이든 박사를 해고한 도널드 트럼프의 결정은 민주주의의 안전장치를 해체하고 자기 의지에 복종하지 않는 공무원을 벌주기 위한 그의 집요한 시도 중 가장 최근 이뤄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방부는 모든 군 지도자 및 사령관에게 관할 시설 도서관의 장서 중 인종차별 반대, 다양성, 젠더 이슈 등을 다루는 책들을 분리해서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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