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건희 특검의 조사를 받은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양평군 공무원의 유서 일부가 공개됐습니다.
특검이 마치 짜인 각본처럼 답변을 요구했다고 적었는데, 자체 감찰 결과 규정 위반을 단정하기 어려웠다는 특검 발표와는 배치되는 내용입니다.
유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김건희 특검에서 조사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양평군청 공무원 정 모 씨의 자필 유서 일부가 공개됐습니다.
정 씨는 특검 조사 이후 일주일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며칠에 걸쳐 일기 형식의 글 21장을 남겼습니다.
먼저, 조사 당일 상황을 적은 5번째 장에는 흡연하자며 밖으로 불러낸 수사관이 '타겟은 김선교니 시킨 거라 얘기하라'며 전 양평군수를 목표로 회유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어 다음 장에는 특검 수사관들이 "반말과 험한 소리로 무시하고 구박한다"며 강압적인 조사 분위기에 대해 적었는데, "짜인 각본에 넘어가는 것 같다"고도 썼습니다.
조사 나흘 뒤 심경을 적은 부분에는 "사실이 아닌데 진술한 게 죽도록 싫다"며 절망감도 드러냈습니다.
정 씨는 조사 일주일만인 지난 10월 9일에는 "벗어날 수 없는 것 같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습니다.
정 씨의 수사 과정에 대해 직권조사를 진행한 인권위는 직권남용 사실이 인정된다며 일부 수사관을 고발한 상태입니다.
반면 해당 특검팀 수사관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앞서 자체 감찰을 진행한 특검 역시 강압적 언행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단정하긴 어려웠다고 발표했습니다.
별도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한 전국공무원노조는 다음 달 조사 결과 발표와 함께, 유족 뜻에 따라 정 씨의 명예회복을 위한 공무상 순직 신청을 하겠단 계획입니다.
YTN 유서현입니다.
영상편집 : 임종문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YTN 유서현 (ryu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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