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정치권은 헌정사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롤러코스터 같은 한 해를 보냈습니다.
대통령이 또 파면되고, 조기 대선을 통해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서, 여대야소 구도 속에 극심한 혼란이 이어졌습니다.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을사년 벽두는 대통령 체포 작전으로 시작됐습니다.
버스로 벽을 세우고, 원형 철조망까지 둘러 '요새'로 변신한 한남동 관저에서 버티다 끝내 붙잡힌 게 지난 1월 15일.
서부지법 폭동으로 이어진 구속수감 끝에 윤석열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52일 만에 '깜짝 석방'되며 반전을 꿈꿨지만,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 8대 0으로 파면됐습니다.
[문형배 / 당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 (지난 4월 4일)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정치권은 빠르게 조기 대선 모드로 전환됐습니다.
3년 전 0.73%p 차로 아깝게 졌던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가 순풍에 돛단 듯 '대세론'을 형성했지만, 결전 한 달 전, 유죄 취지 파기환송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재명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지난 5월 1일) : 제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방향의 판결인데, 일단 내용을 제대로 확인해 보고 입장을 내겠습니다.]
벼랑 끝에 선 당시 여권은, 김문수 후보를 세우기까지 '혼돈의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경선 내내 '난 김덕수'라며 한덕수 총리와 단일화를 약속했던 김 후보가 돌연, 버티기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김문수 /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지난 5월 9일) :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 부당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한덕수 / 전 국무총리](지난 5월 2일) :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모두 잠든 새벽, 초유의 후보 교체 시도와 가처분 소송, 당원의 찬반 투표 끝에 '기호 2번 김문수'가 확정됐지만, 내상을 잔뜩 입은, 상처뿐인 영광이었습니다.
계엄과 탄핵, 파면으로 가뜩이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빛의 혁명'을 외친 이재명 후보는 60일 대선 레이스 승자가 됐습니다.
[이재명 / 당시 대통령 당선인](지난 6월 4일) : 이제 우리는 모두 위대한 대한민국의 위대한 똑같은 대한국민들입니다. 함께 갑시다!]
총선에서 압승한 이듬해, 행정권까지 거머쥔 민주당은 '내란 청산'을 기치로 검찰청 폐지 같은 '숙원 입법'을 잇달아 처리했습니다.
거대 양당은 서로를 청산 대상, 독재 정당으로 규정하는데, 특검 수사와 내란 재판, 콘크리트 지지층 요구까지 맞물리며 대화와 타협은 종적을 감췄습니다.
여대야소 여의도는, 필리버스터와 통일교 특검 등으로 연말에도 내내 평행선만 달리고 있습니다.
YTN 조은지입니다.
영상편집 : 이주연
YTN 조은지 (zone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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