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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불어 무시해?"...영어로만 애도한 에어캐나다 CEO 사임

2026.03.31 오후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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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불어 무시해?"...영어로만 애도한 에어캐나다 CEO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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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캐나다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여객기 활주로 충돌사고 이후 올린 사과 영상이 캐나다 불어권 국민과 정치권의 공분을 산 끝에 사임하기로 했습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에어캐나다는 현지시간 30일 마이클 루소 CEO가 올가을에 퇴임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루소 CEO는 지난 22일 자사 여객기가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 착륙하다 활주로를 달리던 소방차와 충돌해 조종사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고서 이튿날 영상 메시지를 내고 유족을 위로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상에서 캐나다의 공용어인 영어와 프랑스어 가운데 영어로만 발언한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당시 루소 CEO는 영어로 "(이번 사고로) 영향받은 모든 분께 깊은 슬픔을 표한다"고 했는데, 영상 시작 부분 인사말인 '안녕하세요'(bonjour)와 마지막 부분의 '감사합니다'(merci)만 프랑스어를 사용했습니다.

다만, 영상 메시지의 모든 발언에는 불어 자막이 제공됐습니다.

하지만 이 영상이 올라온 뒤 캐나다의 프랑스어권인 퀘벡주를 중심으로 거센 비판 여론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캐나다 언어 규범을 관장하는 연방공용어위원회 사무국에도 지난 26일 오후 기준으로 이 영상과 관련한 불만이 1천800건 넘게 접수됐습니다.

캐나다 최대 항공사 에어캐나다는 공용어인 영어와 프랑스어로 동시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 루소 CEO가 이런 의무를 저버렸다는 것입니다.

에어캐나다의 주요 주주 가운데 하나인 퀘벡연금투자공사도 "문제가 된 영상은 두 공용어로 제작됐어야 했다는 점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에어캐나다 본사 소재지가 불어권인 퀘벡주 최대도시인 몬트리올(프랑스어 지명은 몽레알)이라는 점과, 숨진 조종사 가운데 한 명이 퀘벡 출신이라는 점도 공분 확산에 한몫했습니다.

제국주의 시대 열강이었던 영국과 프랑스가 전쟁과 타협 끝에 건설한 캐나다는 영어와 프랑스어를 두 공용어로 지정해 두 언어 사용과 관련한 여러 의무 규범이 존재합니다.

1969년 공용어법(Official Languages Act) 제정 후 두 언어는 연방 차원에서 동등한 지위를 갖도록 정비됐습니다.

이 때문에 캐나다 총리도 의회 연설이나 주요 대국민 메시지에서 영어와 프랑스어를 모두 사용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영어 사용 지역 출신 역대 캐나다 총리 중에서는 프랑스어가 능숙하지 않아 곤욕을 치는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2021년 에어캐나다의 CEO로 취임한 루소도 이후 프랑스어를 300시간 넘게 수강하는 등 언어 학습에 열의를 보였지만, 결국 미흡한 불어 실력으로 낙마하게 됐습니다.

루소는 CEO 임명 직후에도 몬트리올의 재계 인사들을 상대로 거의 전부 영어로 연설해 논란이 일어 사과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번 루소 CEO의 사임 발표는 퀘벡주와 중앙 정치권으로 비판 여론이 확산한 뒤 나왔습니다.

루소의 영상으로 논란이 일자 퀘벡주의회는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캐나다 연방하원도 루소에게 의회에 출석해 증언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원 청문회 중 일부는 프랑스어로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마크 카니 총리는 루소의 사임에 대해 옳은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카니 총리는 이날 루소 CEO에 대해 "항공사 경영자로서 유능했고 많은 일을 한 점은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리더가 된다는 것은 많은 책임이 따른다. 해당 영상은 판단력 부족이자 공감 부족이었다"고 말했습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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