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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홥니다. 오늘은 로엘 법무법인, 김연준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김연준 : 네, 안녕하십니까? 김연준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사실관계부터 차근히 정리해주시죠.
◇ 김연준 : 네,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에서의 일인데요. 이 아르바이트생을 A 씨라고 하겠습니다. A씨가 프랜차이즈 카페인 B매장에서 근무한 것은 2025년 5월부터 10월까지입니다. 해당 기간, A씨는 특이하게도 같은 프랜차이즈 카페의 다른 매장(C 매장)에 종종 파트타임으로 파견되어 근무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A씨가 그만둔 이후 두 달 정도 지난 25년 12월, C 매장 점주로부터 업무상횡령 등 피의사실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C 매장 점주 측에서는, A씨가 10월 2일 밤 10시 넘어 퇴근하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등 12,800원 상당의 음료 3잔을 무단으로 제조해 챙겨갔다는 것입니다. 피의자가 된 A씨는 해당 음료가 ‘제조 실수로 인한 폐기 처분 대상’이라고 주장하며, 평소 직원들이 폐기 대상 음료는 관행적으로 자체 처리했고 점주도 이를 용인해왔다고 주장합니다. 고소인과 피고소인 측 주장을 살펴본 수사기관은 우선 A씨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였습니다.
◆ 이원화 : 일단 자세한 이야기 나누기 전에, 이것부터요. 음료 세잔, 기사상으론 가격이 12,800원 정도라고 하던데 피해 금액이 아주 작더라도, 업무상 횡령 혐의, 성립할 수 있나요?
◇ 김연준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피해액이 얼마나 소액이건 간에 (업무상)횡령죄나 다른 재산범죄는 성립할 수 있습니다. (업무상)횡령 등 재산범죄에서 재산상의 이익이 많고 적음은 원칙적으로 범죄의 성립여부를 좌우하는 요소는 아닙니다. “십원 한 장을 횡령했어도” 범죄구성요건을 충족했다면 죄책이 있습니다. 하지만 재산상 피해 규모가 경미하다는 등 사정이 있다면 형사절차에서 이를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부합하겠죠. 이 사건으로 돌아갔을 때 경찰은 피해액, 그러니까 업무상 횡령 액수가 1만 2,800원으로 소액인 점 등을 고려해서 A씨를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 회부하는 것을 고려했으나, 피해자인 C 점주가 ‘엄벌을 탄원’한 상황으로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는 회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이원화 : 아르바이트생은 “해당 음료가 제조 실수로 생긴 폐기대상이었고 평소에서 직원들이 알아서 처리해온 관행이 있었다” 주장하고 있는데, 만약 이 말이 사실이라면 횡령 판단에 영향을 주나요? 어떻습니까.
◇ 김연준 : 이 사건 쟁점 가운데 하나가 ‘매장에서 제조 실수로 폐기 대상이 된 음료의 처분 방식’ 및 이에 관한 관행의 유무겠습니다. 이것은 횡령죄 성립 판단에 있어서 다방면으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업무상 보관하던 타인(즉 점주)의 물건을 자기 물건처럼 사용(소비)한다는 고의 내지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는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행위로 위법성이 없는 행위인지 등을 판단하는데, 영향을 주겠지요.
◆ 이원화 : 특히 이런 데서 많이 헷갈리는 게, 꼭 이 사건이 아니더라도 사장이 말로는 허락한 적은 없지만, “관행, 늘 그렇게 해왔다” 이런 경우들이 있잖아요. 법에선 이런 경우, 어느 정도까지를 관행으로 인정하나요?
◇ 김연준 : ‘관행’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근거들이 갖춰져야 할텐데, 법적 분쟁이 이미 발생해버린 상태에서 사후적으로 근거들을 수집해서 제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 업무 관련한 지침이나 규정이 명시적으로 존재한다면, 관행이 이에 우선한다고 쉽게 말할 수 없기도 하고요. 개별 사례를 바탕으로 봐야 할 것 같은데, 점주(사용주)로부터 직접 처분 권한을 받거나, 처분에 관한 허락을 받은 경우에는 횡령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고 보아야 하고 매장의 매니저 등, 객관적으로 봤을 때 처분권한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사람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겠습니다. 사안이 동일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빵집에서 근무하던 아르바이트생이 당일 남은 빵은 팔지 말고 처분하라거나, 가져가라는 명시적인 지시를 받았고 그 문자 메시지 기록이 남아있던 사례에서는 위법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 사례가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사건을 좀 더 깊게 파고 들어가보면 지금 이야기 나온 것보다 더 복잡한 부분들이 있거든요. 고소가 있기 전에, 알바생이 자필사과문을 작성하고, 점주에게 550만원인가요. 합의금도 전달했단 이야기도 있던데 이건 무슨 상황이었던 거죠?
◇ 김연준 : 합의금 550만 원이면 제가 찾아보니까 아르바이트생 두 달치 급여에 가까운 액수더라고요. 사과문하고 합의금은 또 다른 얘기인 게 아까 얘기가 나왔던 1만 2,800원어치 커피 3잔 얘기 두고 이제 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실관계와 관련된 것이라고 합니다. 5개월 간 근무하는 동안 A씨가 지인들에게 음료를 총 35만 원 어치 제공하거나, 고객의 포인트를 본인 앞으로 대신 적립하는 등 매장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거든요. B 매장 점주는 다른 직원들로부터 이 사실을 전해듣고 A씨를 10월경에 추궁했고, 이에 A씨가 자필 반성문을 작성해서 전달하고 합의금을 지급했다는 것입니다.
◆ 이원화 : 지금 점주 측 입장이 나온 걸 보면요. 단순히 음료 3잔 때문에 고소한 게 아니고 아르바이트생이 먼저 점주를 공갈 혐의로 고소를 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대응을 한 것이다 이렇게 밝히기도 했어요. 아까 그리고 말씀 주셨던 것처럼 지인들에게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고객 포인트를 본인 쪽으로 적립했다. 이걸 알바생이 스스로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 이건 그럼 팩트인 건가요? 어떻습니까?
◇ 김연준 : 적어도 반성문 작성해서 전달하고, 합의금 명목으로 돈이 오간 것까진 사실로 보입니다. 이후 A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부분에 대한 입장도 밝힌 것으로 확인되는데, 첫 번째로는 B 매장에서도 음료를 무단 제공한 사실이 일절 없고, 두 번째로는 해당 10월 9일경에는 업주와 점주의 강요와 협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했다, 이렇게 주장합니다.
◆ 이원화 : 만약 알바생의 말이 사실이라면, 당장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사실이 아님에도, 반성문을 쓰고 합의금까지 건넨다면, 이건 법적으로 최악의 수 아닌가 싶기도 하고 댓글들을 보면, 이용당한 거 아니냔 주장도 있던데요.
◇ 김연준 : 우선 법적으로 봤을 때는 최악의 수가 맞죠. 왜냐하면 본인이 진짜로 그런 일들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하면, 그것과 달리 본인이 하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 반성문을 쓰고 합의금을 지급하는 거는 나중에 봤을 때 본인에게 불리한 자료로서 남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한편으로는 나중에 어떻게 될지를 생각하기 전에 아마 그렇게 당일 날 강도 높은 추궁이 들어왔다고 하면 본인이 심적으로 부담을 겪었을 것 같기는 해요. 무엇보다 자기 잘못을 시인하는 내용의 반성문을 작성하고 또 합의금까지 지급한 사실 이 두 가지 팩트는 남으니까, 그러니까 이런 상황에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또 반성문이 작성 전달되고 또 합의금까지 이렇게 전달된 그런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서 다른 시나리오를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걸 이제 수사 기관에 대해서 납득을 시켜야 되는데 그게 쉽지는 않을 거거든요.
◆ 이원화 : 그렇죠. 조금 믿기 어렵다 이런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실제 댓글을 보면, 점주를 두고, 협박이나 강요, 공갈, 심지어 무고까지, 온갖 법률 용어들이 다 등장하던데. 법적으로 봤을 때 실제 검토해볼 수 있는 혐의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김연준 : 일단 합의금이 오고 간 것과 관련해서 조금 생각을 해보면, 우선 실제 손해액이 어느 정도냐, 그리고 또 실제 손해액에 비해서 좀 과도한 액수가 오간 것을 조금 눈치 챌 수 있었습니다. 아까 잠깐 말씀드렸지만 본인 급여 두 달 치거든요. 550만 원은. 이게 과연 자유로운 의사에 근거한 것일까, 실제로 그러한 정도의 손해가 발생한 게 맞는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점주 입장에서는 아르바이트생에게 반성문을 작성하도록 하고 또 합의금을 받는 행위가 의무 없는 일을 이제 강요하는 것이나 또는 공갈 행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거든요.
◆ 이원화 : 만약 이 사건이 재판에 넘겨진다면, 자필 반성문과 합의금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증거로서의 효력이나 신빙성. 진짜 압박 속에서 작성된 건지 여부, 이런 건 어떻게 판단하죠?
◇ 김연준 : 일단은 합의서 문구 자체는 움직일 수 없게 남아 있기 때문에 다른 입증 방법의 유무가 핵심인 것 같습니다. 음료를 무단으로 조제해서 마시는 등 횡령했다고 하면 매장 내 CCTV 등 다른 기록도 남아 있을 테고, 반대로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서 매장 음료는 내가 내 돈 내고 정당하게 비용을 부담했다라고 한다면 관련 결제 기록이 남아 있을 거고요.
◆ 이원화 : 그리고 이 사건이 더 뜨거워진 이유 중 하나가 합의금 액수였거든요. 점주가 요구한 합의금이 해도해도 너무한 거 아니냐...는 건데
◇ 김연준 : 손해배상액을 포함한 합의금을 손해 발생한 이후에 사후적으로 산정해서 이렇게 정한 것이 아니라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부터 아르바이트생의 근로계약 위반과 관련해서 손해액의 몇 배 또는 몇 십 배를 배상하기로 한다. 이런 식의 손해배상의 예정과 관련된 내용이 있었다고 하면 이것은 근로기준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겁니다. 하지만 이제 프랜차이즈 매장이고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매장이면 근로계약서에 이런 내용의 독소 조항이 있었을 가능성은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르바이트생이 기존에 작성된 처벌 불원 합의서가 강요와 협박에 의해서 작성된 것이라고 하면서 합의의 효력 자체를 부인한다면 피해자인 점주 입장에서는 지급받은 합의금의 반환 관계는 따로 생각하더라도 해당 사건에서 피해자로서 표시한 처벌불원 의사를 철회하는 방식의 대응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집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