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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를 언니랑 결혼 시키려는 엄마? 부글부글 끓는 막장 스토리 전말은

2026.05.08 오후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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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를 언니랑 결혼 시키려는 엄마? 부글부글 끓는 막장 스토리 전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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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FM 94.5) [YTN ON-AI RADIO]

방송일시: 2026년 5월 8일 (금)
진행: AI 챗봇 “에어”
보조진행: 김우성 PD
녹음: 최민석 작가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김우성: 네,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어버이날은 부모님에 대한 생각도 중요하지만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봐요. 부모님과 나, 그로부터 시작된 많은 또 관계의 시작들이 있죠. 그런 것들을 담고 있는 좋은 콘텐츠가 바로 문학인데요. 이 문학 작품 금요일마다 정말 인기 있게, 재미있게 이 시간 이끌어 주시는 분이 있습니다. 독서 셰르파, 오르고자 하면 못 오를 리 없는 여러 가지 작품들을 오늘도 우리와 함께 올라주시는 최민석 작가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최민석 작가 (이하 최민석) :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네, 자 오늘 소개할 책이요. 라우라 에스키벨의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아, 이것도 들어본 분 많으시고요. 영화로 보신 분도 있을 것 같은데, 일단 작가 소개 인공지능 에어 얘기 잠깐 듣고 오겠습니다.

■ 에어: 라우라 에스키벨은 1950년 멕시코시티에서 태어난 소설가인데요. 처음엔 작가가 아니라 유치원 교사로 일하면서 아이들을 위한 연극과 어린이 TV 프로그램의 각본 작업을 하다가 글쓰기에 빠졌고, 그렇게 소설가의 길에 접어듭니다. 어느 날 어머니와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요리법을 직접 만들다가 옛 추억이 떠올랐고, 거기서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의 영감을 얻었다고 해요. 더 흥미로운 건, 결혼이 금지된 채 평생 어머니만 돌보다 세상을 떠난 자신의 고모할머니 '티타'가 바로 이 소설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라는 점입니다. 1989년에 출간된 이 작품은 음식과 사랑, 그리고 멕시코 혁명기의 가족사를 '마술적 사실주의' 기법으로 엮어 전 세계 35개 언어로 번역되며 450만 부 이상 팔렸습니다. 에스키벨은 이후에도 『사랑의 법칙』, 『말린체』 같은 작품을 통해 음식과 사랑, 여성의 삶이라는 주제를 꾸준히 탐구해 온 작가입니다.

◆ 김우성: 영화 보신 분들 기억날 텐데, 저도 영화 포스터가 조금 야하거든요. 기억이 납니다. 이 방송에서 자주 소개한 마술적 사실주의, 오늘도 등장했네요.

◇ 최민석: 네, 그렇습니다. 이따가 기회가 되면 좀 자세히 얘기를 하고요.

◆ 김우성: 예, 원제가 좀 재밌다고요?

◇ 최민석: 예, 번역된 제목은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인데 원제는 스페인어로 'Como Agua Para Chocolate(꼬모 아구아 빠라 초콜라떼)'인데 이게 그 '꼬모'는 '~처럼'이고, '아구아'는 '물'입니다. '빠라'는 영어로 치자면 'for'인데, 그러니까 '초콜릿이 되기 위한 물처럼' 이런 거죠. 이것도 조금 이따가 그 뜻을 설명을 해 드릴 텐데요. 일단은 진행자님, 그 초콜릿이 어디서 온 건지 아십니까?

◆ 김우성: 초콜릿이요? 카카오? 잘 모르겠어요. 아니, 뭐 벨기에 초콜릿 유명하잖아요.

◇ 최민석: 그래서 대부분 벨기에에서 초콜릿을 제일 처음에 만든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으신데, 벨기에가 고형 초콜릿으로 유명하잖아요.

◆ 김우성: 외국 갔다 올 때 꼭 사 와야 되는.

◇ 최민석: 네, 근데 초콜릿은 음료였습니다. 코코아처럼요.

◆ 김우성: 원래는 마시는 거군요.

◇ 최민석: 네, 그래서 원조가 어디냐 하면 마야 원주민들이 카카오 원두를 갈아서 끓인 물에다가 양젖을 섞어서 마셨어요. 음료였던 거죠. 그래서 굳이 따지자면 마야족들이 있었던 멕시코가 초콜릿의 원조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이거를 그 '초콜라떼'라고 부르는데, 그 멕시코 북부에서는 초콜라떼가 완성되기 직전에 그 물이 부글부글 끓는 상태를 아까 얘기했던 '꼬모 아구아 빠라 초콜라떼'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초콜라떼가 되기 전의 물과 같은 상태.

◆ 김우성: 그러면 지금 우리가 먹는 초콜릿도 요리할 때 보면 뜨겁게 가열해서 액체화시키잖아요. 그런 것들도 설명되는데 스페인어 발음이 굉장히 좋네요.

◇ 최민석: 아니, 부끄럽습니다. 아무튼 어쨌든 그래서 이 '꼬모 아구아 빠라 초콜라떼'는 초콜릿이 되기 전에 물이 부글부글 끓는 상태를 얘기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옛날에 "야, 나 진짜 오늘 속 부글부글 끓는다." 이런 말 하잖아요. 내가 되게 화가 많이 났다는 상태잖아요. 인류는 보편적이라서 이 멕시코 사람들도 굉장히 화가 났을 때 "꼬모 아구아 빠라 초콜라떼"라고 얘기를 한다고 해요.

◆ 김우성: 예, 아니 여러분, "꼬모 아구아 빠라 초콜라떼." 초콜릿이 되기 위해서 액체 같은... "부글부글 끓는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은데. 아니 그러면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그리고 두 남녀의 매혹적인 음식 위에 있는 포스터, 이 영화의 이미지랑은 달라요. 이거 열받은 누군가가 있다고 이해하면 되나요?

◇ 최민석: 그렇죠. 굉장히 화가 난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누구냐, 바로 주인공입니다.

◆ 김우성: 주인공이 화가 났다. 이거 제목하고 좀 이미지가 달라졌습니다. 여기서부터 셰르파의 도움을 받았네요.

◇ 최민석: 주인공이 왜 화가 났냐, 그 이야기는 제가 줄거리 소개를 해 드릴 테니까 그걸 들어보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 김우성: 네, 여러분 최민석 작가 연기도 살짝 해 주시는 재미난 줄거리 시간 드디어 들어가겠습니다.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보죠.

◇ 최민석: 이 소설은 조카손녀가 집에서 한 레시피 모음집을 발견하면서 시작이 됩니다. 그러니까 조리법이 있는 이 책자를 봤는데 이게 뭐냐면 화자, 그러니까 주인공은 서술자거든요. 이 화자의 이모 할머니인 티타가 쓴 겁니다. 그러니까 진짜 주인공은 티타인 거죠.

◆ 김우성: 조카손녀의 입으로 말하는 티타 이야기네요.

◇ 최민석: 네, 그런데 이 조리법이 담겨 있는 책이잖아요. 그런데 이 책에는 그냥 조리법만 담겨 있지 않습니다. 왜 이 요리를 해야 했는지 그 뒷이야기도 담겨 있습니다.

◆ 김우성: 음식에 얽힌 뒷이야기.

◇ 최민석: 그렇죠. 예컨대 "크리스마스 케이크은 이렇게 만든다. 그런데 내가 이걸 왜 만들었냐 하면 이때 이런 일이 있었다." 그러면서 약간의 일기 혹은 에세이처럼 개인의 사연이 좀 곁들여져 있는 거죠. 그래서 소설은 제일 처음에 크리스마스 케이크의 레시피가 나오는데 이때 이걸 왜 만들었냐, 이야기가 뒤에 나오거든요. 어느 해의 크리스마스 때였습니다. 주인공이 티타잖아요. 이 티타를 사랑하는 이웃 청년 페드로가 티타한테 청혼을 하러 왔어요. 그래서 엄마한테 허락을 받아야 되는 상황이죠. 그런데 엄마가 허락을 안 해줘요.

◆ 김우성: 아니, 왜 남녀의 사랑을 어떻게 막을 수 있습니까? 왜 허락을 안 해주죠? 다른 남자가 있거나 마음에 안 들었습니까?

◇ 최민석: 그건 바로 이 집안에 내려오는 전통 때문이었어요. 이 집안의 전통에 따르면 집안에서 막내딸은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결혼하지 않고 엄마를 모셔야 한다는 겁니다.

◆ 김우성: 아니, 이 방송 듣는 여성분들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할 것 같아요.

◇ 최민석: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전통이죠. 아무튼 이 전통을 내세우면서 엄마는 우리 집 사정이 이런데 페드로한테 역제안을 해요. "내가 허락은 해줄 수 있는데 우리 막내딸 티타 대신에 우리 집에 있는 첫째 딸 로사우라랑 결혼하는 게 어떻겠냐?"

◆ 김우성: 이거 정말... 아니, 어머니 이렇게 족보를 꼬아 놓으시면 어떡해요? 정말 이 전통이 뭔지도 일단 좀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실 것 같아요.

◇ 최민석: 이건 쉽게 이해할 수 있죠. "우리 순서대로 진짜 가려면 내가 한번 봐줄 테니까 큰딸부터 보내야 된다."

◆ 김우성: 앞에 순서가 있네. 페서방 순서가 있네. 근데 페드로가 어떻게 했을지 궁금해요. 자, 티타한테 고백하러 왔는데 "아 그러지 말고 우리 첫째 딸 로사우라야."라고 했더니 어떻게 합니까?

◇ 최민석: 페드로는 놀랍게도 이 역제안을 수락합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해서라도 티타 곁에서 지내고 싶었던거죠.

◆ 김우성: 슬프네요.

◇ 최민석: 그렇습니다. 그렇게 이 소설은 이렇게 초반에 굉장히 슬프게 시작을 하죠.

◆ 김우성: 읽다 보면 "약간 뭐야, 왜 언니랑?" 이럴 것 같은데 알고 보면 티타 곁에 있고 싶어서입니다. 결국 언니의 남편이 된 과거의 사랑과 살게 된 우리 주인공 티타. 이건 손녀가 레시피를 보면서 읽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티타 앞에 펼쳐진 삶이 어떨지 궁금해요.

◇ 최민석: 네, 그렇게 티타는 페드로와 함께 한 집에서 처제와 형부 사이로 지내게 되죠. 그런데 이 둘은 처제와 형부지만 만날 때마다 눈길에서 스파크가 튀고 분위기가 누가 봐도 미묘하잖아요. 묘한 게 다 느껴집니다. 그래서 엄마가 ‘야, 이거 이대로 붙여놓으면 안 되겠다. 큰일 나겠다’ 싶어서 이 첫째 딸 부부 로사우라와 페드로를 아주 먼 곳으로 보내버립니다.

◆ 김우성: 야, 이게 설정이 여러분 좀 에로 부부 같은 느낌도 드는데, 아니 그런데 아예 멀리 보내버리면 이렇게 해서라도 티타 곁에 있고 싶었던 페드로도 그렇고 절망했겠어요?

◇ 최민석: 그렇죠. 다 절망을 했는데, 근데 절망한 것도 문제지만, 페드로를 못 보는 것도 슬프지만 티타는 그 언니와 페드로 사이에서 태어난 조카를 자기 친자식처럼 사랑을 했거든요.

◆ 김우성: 어떻게 보면 내가 사랑했던 페드로의 자식이기도 하잖아요.

◇ 최민석: 그래서 거의 이 조카를 친자식처럼 아꼈는데, 그런데 이 언니 부부가 떠나는 여정 중에 이 조카가 죽어버렸습니다. 그러자 티타는 이성을 잃어버리고 말죠. 티타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른 채 절망에 빠집니다. 그런데 그 절망이 너무 깊었던 탓일까요? 티타는 몸까지 아픕니다.

◆ 김우성: 네, 사랑하는 언니와 사랑했던 남자 페드로 사이에서 태어난 친자식처럼 아꼈던 조카가, 어머니가 아유 안 되겠어, 라고 멀리 보냈는데 여행하다 그만 죽고 몸까지 아픕니다. 절망이 커서요. 어떻게 합니까?

◇ 최민석: 그래서 이 집에 가족들을 치료해 주던 주치의가 있었거든요. 존이라는 백인 남성입니다. 그래서 티타는 몸이 너무 아파서 치료를 받기 위해서 이 주치의인 존의 집으로 갑니다. 그리고 거기서 일단 어머니한테서 벗어난 해방감을 느끼죠. 그러면서 이 병은 마음이 아파서 생겼던 병이잖아요. 그래서 마음이 치유되면서 몸도 서서히 건강을 회복합니다.

◆ 김우성: 전통을 고수했던 엄마 때문에 아팠던 병인데 엄마에게서 좀 떨어져서 건강도 되찾는데요. 자, 건강도 되찾았으니 아직 젊잖아요. 뭔가 로맨스가 피어날 것 같은데요?

◇ 최민석: 그렇습니다. 존이 치료를 정말 헌신적으로 해줬어요. 그래서 자신을 향해서 이렇게 헌신적으로 치료를 해주다 보니까 티타가 존의 사랑을 받아들입니다. 존은 원래 티타를 사랑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헌신적으로 치료를 해줬던 거고, 그래서 결혼까지 해주기로 약속을 합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이 사이에 세상을 떠나요. 그러면서 언니 부부 로사우라랑 페드로가 집으로 돌아오면서 티타는 또 한 번 마음이 흔들립니다.

◆ 김우성: 페드로 때문일까요?

◇ 최민석: 그렇죠. 페드로가 다시 눈앞에 돌아오니까 아, 이 티타의 마음이 또 한 번 흔들리죠. 그런데 그거를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존은 마음이 너무 아프죠. 자기랑 결혼까지 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그래서 존은 여기 소설에서 굉장히 헌신적인 캐릭터로 나와요.

◆ 김우성: 아픈 티타를 건강하게도 만들어 줬는데.

◇ 최민석: 그래서 티타가 어떤 선택을 하든지 다 존중하겠다고 존은 말을 하죠.

◆ 김우성: 따뜻한 아저씨인데요. 자, 소설이 이렇게까지 왔습니다. 어머니도, 전통을 고수하던 엄마도 가고, 언니 부부와 사랑했던 페드로도 돌아오고, 존은 "네가 어떤 선택 하든 존중할게. 기다릴게." 이렇게 말해줬습니다. 어떻게 흘러갑니까? 이야기.

◇ 최민석: 시간은 흘러흘러 소설은 20년 후의 어느 날에 도착해 있습니다. 티타는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어요.

◆ 김우성: 선택하는 데 20년 걸렸나? 본인의 결혼식인가요?

◇ 최민석: 아닙니다. 애석하게도 본인의 결혼식은 아니고 페드로와 언니 로사우라가 딸을 낳았거든요. 딸 이름이 에스페란사입니다. 에스페란사는 참고로 '희망'이에요. 그러니까 우리로 치자면 희망이.

◆ 김우성: 이름이 희망이군요.

◇ 최민석: 희망이죠. 그리고 에스페란사가 결혼하는 남편은 누구냐면...

◆ 김우성: 결혼 상대자?

◇ 최민석: 존의 아들인 알렉스입니다. 그러니까 존이 한때는 남편이 될 법했지만, 돌고 돌아 먼 친척이 되는 거죠.

◆ 김우성: 결국 존과 티타도 결혼을 못 했네요.

◇ 최민석: 못 했습니다. 아무튼 이 에스페란사와 존의 아들인 알렉스가 결혼을 하는데 이때 언니는 또 이미 세상을 떠났어요.

◆ 김우성: 20년 뒤니까.

◇ 최민석: 그래서 티타는 이 세상을 떠난 언니를 대신해서 호두 소스를 끼얹은 칠레 고추 요리를 해주면서 이 두 사람들을 축복합니다. 그리고 티타의 음식을 먹은 하객들이 모두 다 각자 사랑을 나눠요.

◆ 김우성: 이 음식을 먹고요? 매울 텐데.

◇ 최민석: 사랑으로 불타올라서 다 각자의 방에 흩어진 그 밤에 이제야, 티타와 페트로는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함께 밤을 보냅니다.

◆ 김우성: 돌고돌고 돌아 티타와 페트로는 드디어 사랑을 이뤘다, 그렇게 보면 되나요?

◇ 최민석: 그렇습니다. 언니도 죽었고 늙었지만 진짜 20년 넘는 세월을 기다려서 티타와 페트로가 마침내 사랑을 나누는데 20년 넘게 기다려 왔으니 이 밤이 얼마나 뜨거웠겠어요. 그래서 이게 마술적 사실주의잖아요. 그 마음에서 일어난 그 사랑의 불이 너무 뜨거워서 실제로 불이 붙어서 이 집과 농장이 다 타버립니다.

◆ 김우성: 이게 지난번에도 우리가 『영혼의 집』 때도 나왔습니다만 마법을 부리는 것 같아요. 뭘 다 알 수 있어, 우리는 사람의 마음을.

◇ 최민석: 그렇죠.

◆ 김우성: 예, 이게 중남미의 어떤 특징인가요?

◇ 최민석: 그렇죠. 마술적 리얼리즘, 마술적 사실주의 뭐 이렇게 말하는데, 따지고 보면 라우라 에스키벨도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문학적인 후손이거든요. 어느 정도로 마르케스를 존경하냐면 『백년의 고독』의 영화화 그 시나리오 작업을 라우라 에스키벨이 했어요.

◆ 김우성: 예, 앞서 AI 소개를 들었지만 원래 좀 그런 시나리오를 더 하고 싶었던 작가예요.

◇ 최민석: 네, 아무튼 그래서 그 문학적인 자장 안에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고요. 다시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그래서 이 결혼식을 올렸던 그 주인공 신부 에스페란사가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까 자기가 결혼식을 했던 거기가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 불타고 잿더미가 됐는데 거기서 유일하게 남아 있던 게 바로 이 티타 할머니의 요리책이었던거죠.

◆ 김우성: 이것도 마술적이에요. 다 탔는데 어떻게 이것만 안 타고 남을 수 있을까요.

◇ 최민석: 그래서 화자는 떠올립니다. "엄마인 에스페란사가 세상을 떠난 지금 나는 물려받은 이 책을 보면서 크리스마스 파이를 만듭니다." 이렇게 말하죠. 그러니까 세월이 아주 많이 흐른 거죠. 이 화자는 에스페란사의 딸이었던 거죠. 그리고 에스페란사도 지금 세상을 떠났고요. 아무튼 그래서 그 레시피를 보면서 크리스마스 파이를 만드는데, "그런데 왜 이 파이는 엄마가 만들어준 맛이 안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서 끝이 나죠.

◆ 김우성: 대략적인 줄거리입니다. 여러분, 작품을 읽어보면 더 촘촘하고 재미있는 어떤 위트도 있고요, 좀 특별하고 약간 신기한 얘기도 있습니다. 자, 굉장히 재밌는데 허풍도 좀 세요, 예. 그런데 뭐 얼마나 마음이 뜨거우면 집에 실제 불이 납니까? 근데 우리 최민석 작가는 이 소설의 매력을 딱 꼽아주시는 게 있어요.

◇ 최민석: 몇 가지 생각을 했는데요.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 책이 음식을 다루는 소설책이거든요. 그래서 음식을 언급하는 수식들이 굉장히 아름다워요. 거의 뭐 이 책이 최초의 음식 소설이라고 불릴 만큼 대부분의 서사와 수식이 음식을 중점으로 이루어지거든요. 그래서 심리 묘사도 뭐 러브신도 음식을 언급하면서 표현이 됩니다. 예컨대 이런 식이에요. 티타가 페드로의 관심을 처음으로 느끼는 대목인데 이렇게 서술이 되어 있습니다. "고개를 돌리자 페드로와 눈길이 마주쳤다. 그 순간 티타는 팔팔 끓는 기름에 도넛 반죽을 집어넣었을 때의 느낌이 이런 거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얼굴과 배, 심장, 젖가슴, 온몸이 도넛처럼 기포가 몽글몽글 맺힐 듯이 후끈 달아올랐다."

◆ 김우성: 요리의 과정을 감정으로 딱 대치시키는...

◇ 최민석: 이 시선을 느끼는 게 마치 자기 몸이 도넛인데, 도넛이 그 기름에 담가졌을 때처럼... 시선만 느꼈는데 이렇게 몸이 뜨거워졌다, 이거를 다 뭐든지 음식과 연관시켜서 이렇게 서술을 하는 거죠.

◆ 김우성: 예, 이게 『바베트의 만찬』도 떠오르고요, 또 『허삼관매혈기』도 떠올라요.

◇ 최민석: 그렇죠. 그래서 저는 그 음식 묘사를 대륙 버전으로 한 좀 호방하게 한 게 『허삼관매혈기』고, 중남미 버전으로 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거짓말...

◆ 김우성: 허풍과 좀 흥이...

◇ 최민석: 네, 그런 걸 많이 가미해서 풀어낸 게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우성: 우리 음식을 다룬 작품들을 최민석 작가님과 여러 번 봤기 때문에 여러분 그 상상으로 벌써 배가 고파지고요, 저는 아까 호두 소스와 그 매운 고추 칠레식 먹어보고 싶습니다. 어쨌든 이런 소설들, 물론 이것도 아주 사랑받았고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입니다. 450만 부 이상이 팔렸는데 굉장히 구성이 좀 특별해 보이면서도 수미상관식으로 이렇게 뭔가 돌고 돌아서 "거봐 이거지."라는 식인 것 같아요.

◇ 최민석: 그래서 저도 이 소설이 수미상관식으로 구성이 된 점도 굉장히 매력 요소라고 생각을 해요. 이 소설은 손녀가 펼쳐 보는 이모 할머니의 이야기잖아요. 근데 첫 페이지에 크리스마스 파이를 만들기 위해서 양파를 까면서 티타가 눈물 흘리는 이야기가 나와요. 그러니까 양파를 까니까 눈물이 나오는 거죠. 그리고 소설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크리스마스 파이 때문에 양파를 까면서 눈물 흘리는 화자, 즉 조카손녀의 이야기가 나와요.

◆ 김우성: 뭔가 지난번에 우리가 『이반 일리치의 죽음』 다룰 때도 사다리 이런 게 굉장히 상징적으로 왔는데 이것도 양파 까는 게 굉장히 상징적인...

◇ 최민석: 그렇죠. 그러니까 이게 인물은 바뀌었지만 결국은 크리스마스 파이를 만들기 위해서 양파를 까는데 둘 다 똑같이 눈물을 흘리잖아요. 이게 상징적이거든요.

◆ 김우성: 양파에 숨어서 흘리는 눈물 같아요. 진짜 눈물 흘려야 될 이유...

◇ 최민석: 그렇죠. 그러니까 이게 결국은 3대가 지났는데 멕시코 사회에서 여성들의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이거를 비유로서 말하는 거죠, 메타포로. 그래서 시간은 흘러도 부엌 뒤에서 눈물 흘리는 여성의 삶은 바뀌지 않았다, 이런 메시지를 이렇게 완벽한 수미상관이라는 형식미를 빌려서 전하는 거죠.

◆ 김우성: 예, 울고 싶었던 엄마들이 양파를 썰면서 울고 아이들이 "엄마 울어? 왜 울어?" 그러면 "양파가 매워서 그래." 그 삶이 안 바뀐다는 거잖아요.

◇ 최민석: 양파가 매운 게 아니라 삶이 매운거잖아요.

◆ 김우성: 그렇죠. 자, 이렇게 전체적인 구성은 뭐 "우리 집 막내딸은 엄마가 죽을 때까지 집안일 해야 돼." 이런 억압들 여러 가지가 있고 그게 바뀌지 않는다라는 슬픈 내용이 있을 것 같지만, 아까 마술적 사실주의도 그랬습니다만 흐름들을 보면 굉장히 읽다가 피식피식 웃게 되는 유머러스한 소설이에요.

◇ 최민석: 굉장히 유머러스한 소설이에요. 그러니까 굉장히 심각하고 서글픈 장면에서 주인공을 못살게 굴던 언니 로사우라가 소화 불량에 걸려서 계속 방귀를 끼거든요. 그래서 제 기억이 맞다면 언니 로사우라가 방귀를 많이 끼다가 죽을 거예요.

◆ 김우성: 소화 불량, 흔히 말해서 급체로 죽는 스토리가 좀 몇 개 들어 있습니다.

◇ 최민석: 그리고 주인공 티타가 "자기가 임신한 것 같다." 그러면서 고민을 털어놓는데, 둘째 언니가 있어요. 헤르트루디스인데, 헤르트루디스가 지금 동생이 임신한 것 같다고 걱정하는 이때에 굉장히 심각한 말투로 고민을 해결해 줄 듯하면서 "있잖아, 내가 너라면 그 얘기를 하기 전에 일단 크림 튀김을 담글 시럽부터 준비하겠어. 지금 좀 늦었거든." 그러면서 이 소설이 요리 소설이라는 것을 독자한테 절대 잊지 않게 해주죠.

◆ 김우성: 근데 너무 맥락 없네요. 되게 심각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런데 지금 저기 라면 수프 넣어야 할 때 아니야?" 막 이렇게.

◇ 최민석: 딱 그거에요, "언니 나 지금 애를 가진 것 같아." 이래야 되는데, "잠깐, 지금 우리 라면 수프부터 넣고 얘기할까? 이것도 중요하거든." 막 이런 거죠. 그러니까 이렇게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튀어나오는 그 엉뚱하고 잔잔한 유머가 작품의 매력을 더합니다. 그래서 마냥 심각하기만 한 이야기는 절대 아니에요.

◆ 김우성: 네, 이루지 못한 사랑을 이루어내는 무슨 마술적 사실주의 이렇게만 막 흘러가는 게 아니고요. 읽는 재미, 사는 재미 이런 것도 들어있는 것 같아요. 뭐 우리도 회의하다 그러거든요. "지금 다음 안건 가기 전에 일단 밥부터 먹어야 되지 않겠나?" 제일 중요하거든요. 어쨌든 복합적인 매력이 있네요.

◇ 최민석: 네, 그래서 이 요리책과 소설을 마술적 사실주의 기법으로 결합시킨, 제가 볼 때는 전대미문의 작품인 것 같습니다.

◆ 김우성: 맞습니다. 아니 우리도 많은 드라마와 K-스토리 이런 것들이 지금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런 요리를 다룬 드라마 떠올려 봐도 이런 느낌으로는 안 가요. 좀 재미있어요. 이런 버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어요.

◇ 최민석: 그렇죠. 이건 굉장히 환상적인 방식으로 전개가 많이 되니까 심지어 여기서 둘째 언니가 슬픔을 달래기 위해서 뜨개질 같은 걸 해서 그 깔개 같은 걸 짜요. 깔개인지 뭐 모포인지 그런 걸 짜는데 너무 슬퍼서 그 짠 게 그 집 밖으로 나가서 막 그 들판까지 나가고 막 그럴 거예요. 누가 또 사랑의 눈길로 보는데 그 눈길이 너무 뜨거워서 화장실 벽에 불이 납니다.

◆ 김우성: 뜨거우면 불 나는 소설이에요. 사랑에 빠지신 분들 옆에 소화기 하나씩 준비하시고요. 이 소설 속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좀 현실이 팍팍한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고 어떤 분들에게 추천하겠습니까?

◇ 최민석: 일단 이 책도 분량이 좀 얇거든요. 그래서 얇은 책으로 마술적 사실주의를 맛보고 싶은 분, 그리고 멕시코 음식이 궁금하신 분.

◆ 김우성: 요즘 유행이에요. 멕시코 음식, 퀘사디아 이런 것들을 좋아하세요.

◇ 최민석: 매콤해서 은근히 한국인 입맛에 잘 맞아요. 그리고 이야기의 매력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은 분... 일단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는 책이거든요. 그리고 좀 폭넓게 보자면 중남미의 문화를 간접 경험해 보고 싶으신 분. 물론 멕시코는 북중미에 속하긴 합니다. 근데 이게 뭐 문화가 중남미의 문화를 다 포괄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라틴 문화를 좀 경험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합니다.


◆ 김우성: 예,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이 아니라 부글부글 끓는 마음, 끓다가 못해 나중에 불이 납니다. 오늘 여러분 줄거리는 아셨으니까 작품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또 서울 근교에 중남미 문화원이라고도 있거든요. 거기 가면 굉장히 재미있는 남미의 문화도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소설 한 권을 소개해 주셨는데 저희는 또 다양한 상상력과 경험의 세계로 나가게 되네요. 오늘도 좋은 이야기 감사드립니다.

◇ 최민석: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독서 셰르파 최민석 작가였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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