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26년 6월 12일 (금) 저녁 10시 20분
□ 담당 PD : 이시우
□ 담당 작가 : 김배정, 김현정
□ 출연자 : 김학수 (건주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 방송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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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라이프 90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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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김학수: 안녕하세요. 정형외과 전문의 김학수입니다. 오늘 제가 준비한 이야기는 허리 디스크 수술 후에 또 다시 통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재발성 허리 디스크의 증상과 치료법입니다.
◇박상훈: 허리 디스크 수술 후 통증이 사라졌다고 안심했지만, 다시 허리와 다리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의심해 봐야 할 질환, 재발성 허리 디스크 파열. 재발성 허리 디스크는 치료 후 호전됐던 디스크가 다시 터지거나 밀려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무리한 활동이나 잘못된 자세, 부족한 재활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재발했다고 해서 반드시 다시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약물 치료와 물리치료만으로도 통증 완화와 기능 회복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는데, 재발성 허리 디스크의 증상별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김학수: 저는 척추 환자들과 매일 마주하는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특히 요추부 추간판 탈출증 환자, 즉 흔히 말하는 허리 디스크 환자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병원에서 환자분들을 뵙다 보면 증상도 상태도 참 다양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참 입을 떼기 어려운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지금 상태에선 수술이 꼭 필요합니다”라는 말씀을 드려야 하는 순간입니다.수술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와 두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의사인 저에게도 그 말은 참 무겁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사실 그보다 더 마음이 무거워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큰 수술을 잘 견뎌내셨던 분이 다시 병원을 찾아오셔서 “선생님, 예전처럼 다시 아파요. 이제 어떡하죠?” 라고 물으실 때입니다. 신체 검사, 영상 검사 등을 통해 결과가 재발로 확인되었을 때 그 사실을 전해야 하는 제 마음도 착잡하고 먹먹해집니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어렵지만 꼭 필요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재발성 허리 디스크, 피하고 싶지만 마주해야 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가장 현실적이고 솔직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디스크, 왜 문제를 일으킬까?>
◆김학수: 재발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디스크가 도대체 어떤 구조물인지 이게 왜 자꾸 문제를 일으키는지부터 자세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평소에 환자분들께 자주 드리는 비유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에게 친숙한 찹쌀떡이 저는 디스크와 닮았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렇게 디스크는 척추체 사이마다 존재하면서 탄력 있는 찹쌀떡처럼 충격을 흡수하기도 하고 분산시켜주기도 하면서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의 간격을 유지해 줍니다.그럼으로써 신경이 지나가는 길목을 유지해 주고 척추가 이 방향 저 방향으로 움직일 때 안정성을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디스크가 제대로 보관되지 않고 오래된 찹쌀떡처럼 변하면 점차 쫄깃한 탄력을 잃어가면서 딱딱해지고, 군데군데 갈라진 부분들도 생길 것입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꾹 누르게 되면 신선한 찹쌀떡과는 다르게 약해지고 얇아진 떡 부근으로 불룩해진 뒤에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거나 심하면 떡이 벌어지면서 안에 팥앙금이 새어 나오는 상태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우리의 허리에서 발생하면 우리는 ‘디스크가 터졌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허리 디스크, 무조건 수술해야 할까?>
◆김학수: 오늘 제가 수술 후 재발에 대해 말씀드리다 보니 자연히 수술 얘기가 많이 들리실 겁니다. 그렇다고 “허리 디스크는 무조건 수술해야 하나?” 이렇게 오해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사실 디스크 질환의 대부분은 수술 없이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그런데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면 어떤 분들은 “허리 디스크는 절대 수술하면 안 된대”라고 극단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건 정말 위험한 생각일 수 있습니다. 분명히 수술이 꼭 필요한 순간도 있기 때문입니다.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인데도 치료 시기를 놓쳐버리면 평생 지워지지 않는 만성 통증이나 힘 빠짐, 감각 이상 같은 후유장애가 남을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럼 다시 아까 그 찹쌀떡 얘기로 돌아가 볼까요? 떡이 딱딱해지고 터지면 그냥 맛있게 못 먹어서 아쉬운 정도로 끝나지만 우리의 허리는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그 터진 찹쌀떡 곁은 우리 몸에 아주 예민한 신경과 신경절들이 위치하는 길목이기 때문입니다. 디스크 수핵이 새어 나오면 신경을 물리적으로 누르는 것과 동시에 심한 염증 반응이 생겨 극심한 통증이 유발됩니다. 수술은 이 신경을 자극하는 디스크를 제거하는 것이죠.
<디스크, 처음부터 완전히 제거하면 안 될까?>
◆김학수: 수술 후에 재발되면 환자들은 왜 처음부터 디스크를 깔끔하게 제거하지 않았냐고 묻습니다. 그런데 흔히 말하는 디스크 수술은 디스크를 완전히 제거하는 수술이 아닙니다.신경을 압박하여 증상을 일으키는 것만 부분적으로 제거하는 수술인 거죠. 디스크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역할을 하면서 척추의 움직임을 적절하게 조절해 주는 구조물입니다. 만약에 이걸 다 제거하면 어떻게 될까요? 척추뼈가 이리저리 과하게 움직이게 되면서 불안정성이 생기게 되고 뼈와 뼈가 직접 맞부딪히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그럼 어떻게 될까요? 그 자체로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고, 해당 마디의 퇴행 속도가 급격하게 증가하게 되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수술을 할 때는 꼭 필요한 만큼만 부분적으로 제거해야 하는 겁니다. 어느 날 진료실로 56세 남자분 A씨가 유추 4·5번 사이 디스크가 탈출되어 병원에 내원했습니다. 그래서 내시경으로 디스크 부분 제거술을 시행하였습니다. 그런데 1년 후에 이 디스크가 다시 파열이 된 겁니다. 이 환자분께서는 재발 진단 후에 설명을 들으시더니 그럼 애초에 재발하지 않는 유합술을 권하지 않았냐고 저에게 화를 내셨습니다.그런데 이 환자보다 좀 더 증상이 심한 62세 남자 환자 B씨가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요추 4·5번 사이 디스크가 탈출되어 심한 통증과 좌측 발목에 힘이 빠져서 걷기조차 힘든 상태로 진료실을 찾아오셨던 환자였는데, 이분 역시 여러 가지 비수술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악화되어 내시경으로 디스크 부분 제거술을 시행하였습니다. 이분은 3년이 지났지만 재발 없이 일상생활을 잘하고 계십니다.
이 두 환자 사례를 봤을 때 저는 A씨에게 재발이 염려되니 처음부터 디스크를 전부 긁어내고 유합술을 시행하는 게 맞았을까요?추간판 탈출증 환자에게 처음부터 유합술을 권하지 않았냐는 말은, 왜 처음부터 과잉 진료를 추천하지 않았냐는 말과 같습니다.
<수술 후, 디스크 재발하는 이유는?>
◆김학수: 그렇다면 수술 후에 다시 재발이 되는 이유는 뭘까요? 디스크가 채 아물기 전에 과도한 힘이 가해져서 재발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한 번 약해져서 터진 부분은 시간이 지나 아물고 나서도 이전처럼 질기고 탄력 있는 상태로 되돌아가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디스크가 아물면서 흉터가 남는데 이 흉진 부분은 구조적으로 이전보다 약해집니다. 다시금 찹쌀떡을 꾹 눌렀을 때, 새로운 부분으로 남은 앙금이 새어 나오기보다는 이전에 새었던 부분으로 다시 셀 가능성이 높은 이유가 이것입니다. 이것이 의학적으로 정의하는 진짜 재발입니다. 같은 마디에서, 같은 위치에 발생한 디스크의 탈출이죠. 그런데 이전에 요추 4·5번 디스크 수술을 한 뒤, 요추 3·4번 디스크에 문제가 생긴 경우나 요추 4·5번 디스크가 좌측으로 터져 수술을 하였는데, 같은 4·5번 마디에서 우측으로 터진 경우, 환자분들께서는 어찌 됐든 간에 허리 디스크에 문제가 발생한 거니까 수술 후에 재발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러한 경우들은 이전 수술과는 별개로 새롭게 발생한 사건일 뿐입니다. 수술 후 재발은 한 번 터져 나와 수술한 곳이 아물면서 약해지는데 그 약해진 부위로 또다시 문제가 생겼을 때입니다.
<손상된 디스크 강화 시, 재발 막을 수 있을까?>
◆김학수: 그럼 자연히 드는 생각이 있죠? 그 부분을 강하게 만들면 재발하지 않겠다 맞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약해진 디스크 자체를 강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대신에 생활 속에서 무심코 잘못하기 쉬운 자세들을 교정하고 디스크 주변을 튼튼하게 만들면 약해진 디스크로 전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저는 출퇴근 대부분을 지하철로 하는데요. 지하철에서 자리에 앉아 있는 분들을 둘러보면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모습이 있습니다.구부정하게 허리를 구부리고 앉아 스마트폰을 하는 모습이죠. 제가 탔을 때부터 약 40분 뒤에 지하철에서 내릴 때까지 똑같은 자세로 계십니다. 척추외과 의사들에게 유명한 연구가 있습니다. 1981년도에 발표된 논문인데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많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이 표는 똑바로 서 있는 자세에서 허리 디스크 내에 가해지는 압력을 100%으로 볼 때 다양한 자세들에서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을 나타내는 표입니다. 똑바로 앉았을 때 서 있을 때보다 약 40% 증가한 압력이 간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허리가 구부정해지면 약 85% 가량의 압력이 증가합니다. 그리고 바닥에 앉는 것은 의자에 앉아서 허리를 구부리는 이 상황과 유사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표에서 숫자가 크게 증가하는 자세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뭘까요? 바로 허리를 구부리는 자세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허리를 구부리지 않고 살 수는 없겠죠. 하지만 적어도 디스크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과도하게 허리를 구부리는 자세나 장시간 앉아 있는 자세, 바닥에 앉는 자세는 꼭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디스크 수술을 받은 환자가 꼭 피해야 하는 것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금연입니다. 흡연과 디스크 퇴행과의 상관관계는 이미 많은 연구들에서 입증이 되었는데요. 적당히 나쁘다 수준이 아니라 디스크를 굶겨 죽인다고 표현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칩니다. 디스크는 우리 몸에 몇 안 되는 혈관이 없는 조직입니다. 따라서 영양 공급이 다른 조직에 비해서 원활하지가 않습니다. 디스크와 인접한 조직들에서 스며들듯이 영양을 공급받는데 흡연은 그 주변 조직들의 모세혈관들을 수축시켜서 혈류량을 감소시킵니다. 안 그래도 부족한 곳간을 털어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죠. 또한 흡연으로 인한 만성적인 잔기침도 지속적으로 디스크에 무리를 주어서 노화를 가속화 시킵니다. 그 다음으로 디스크 수술 환자가 꼭 해야 하는 것은 운동입니다. 적절한 운동을 통해 척추 주변 근육이 강해지면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디스크의 부담이 적어집니다.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튼튼한 코어 근육은 디스크의 부담을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허리에 10kg의 부담이 갔을 때 4kg은 근육이 대신 부담하고 6kg만 디스크가 부담할 수 있다는 뜻이죠.
수술 환자들의 재활 운동은 특히 조심스럽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저는 보통 수술 후 6주의 기간이 지난 다음 천천히 저강도로 운동을 시작해 보자고 합니다. 제가 추천하는 플랭크나 버드독 같은 운동들의 핵심은 허리에는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주변 근육은 단단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수술 후 두 달도 안 돼서 제가 플랭크나 버드독 같은 운동들을 하라고 말씀드리면 환자들은 “겁이 나서 못하겠어요“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 분들께 저는 처음 플랭크를 할 때는 배 아래에 베개를 대어 두고 시작하라고 말씀드립니다. 브릿지 운동이 좋은 이유는 허리에는 부담을 적게 주면서 엉덩이 근육을 효과적으로 강화해서 특히 보행 시에 허리로 가는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좋은 운동입니다. 절대 처음부터 욕심내지 말고 무리가 안 느껴지는 선부터 차근차근 시간을 늘려가야 하며 매일 시간을 정해두고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꾸준한 허리 근력 운동은 수술한 디스크가 다시 터지지 않게 든든한 호위병들을 세워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체중 관리도 매우 중요한데요. 자세나 체형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무릎·유추 등 체중을 부담하는 관절은 체중이 1kg 늘었을 때 약 4kg 정도로 증폭된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이쯤 되면 고작 1kg이 아니죠.
아까 재발이 되었던 두 환자 이야기 기억하시나요? 똑같은 디스크 수술을 받고 한 분은 3년 넘게 잘 지내고 계시고, 한 분은 1년 만에 재발이 되었죠. 제가 생각하는 두 분의 가장 큰 차이는 흡연과 본인 건강에 대한 관심 여부였다고 생각합니다. B씨는 예전에는 담배를 피우셨지만 끊은 지 15년이 넘었고, 3년이 지나서 저에게 오신 것도 허리가 불편해서 오신 것이 아니라 꾸준히 받으시던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김에 들르셨던 것입니다. 그 환자분께선 종종 지나가듯이 제 진료실에 들러서 허리에 이 운동은 어떻냐, 이건 해도 되냐 참 많은 관심을 갖고 물어보셨던 기억이 납니다.반면 1년 만에 재발된 환자 A씨는 하루에 반 갑~한 갑을 태우시는 애연가셨고, 저는 수술한 환자들을 2주, 6주, 세 달, 반 년, 1년째 경과 확인을 하는데 2주째까지만 오시고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수술한 뒤 병원에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대부분 통증 없이 잘 지내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도 중간중간 경과를 확인하고 관심을 갖게 되면 아무래도 더욱더 신경 쓰고 관리하게 되겠죠.
<디스크 재발, 무조건 재수술해야 할까?>
◆김학수: 그렇다면 재발이 되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재발하면 무조건 재수술을 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디스크 질환은 처음에도 그렇고, 재발했을 때도 그렇고, 대부분의 상황에서 비수술적 치료가 먼저입니다. 제가 치료한 한 환자분이 계십니다. 66세 남자분이셨는데 주로 앉아서 사무 업무를 하시는 분이었습니다. 24년 5월에 첫 내원하여 허리 통증과 심한 우측 허벅지 전외측 통증을 호소하였습니다. 그래서 6주간 주사·물리·약물 치료를 시행하였습니다.안타깝게도 증상이 호전되는 듯하다가 다시 악화돼서 내시경으로 디스크(추간판) 부분 제거술을 시행하였습니다. 극심한 통증이 사라지니 너무 편하시다며 잘 지내시다가 6개월 뒤에 다시 같은 증상이 발생하였습니다. 시행한 검사에서 재발이 확인되었습니다. 저는 바로 수술을 결정하지 않고 약물·주사 치료하며 경과를 보았는데 점차 증상이 호전되어서 2개월째 치료를 종료하였습니다.
보통 증상이 사라지면 다시 검사해 보지는 않는데요. 이 환자분께선 터졌던 디스크가 사라졌는지 궁금하다며 확인해 보고 싶어 하셔서 치료 종료한 뒤 8개월째에 MRI를 촬영하였습니다. 마치 수술로 제거한 것처럼 깔끔하게 사라졌습니다. 이 환자의 사례로 보면 일부 환자들 중에는 약물로도 재발성 디스크가 치료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약물·주사 치료로 디스크를 녹인다?>
◆김학수: 이렇게 말씀드리면 “약물이나 주사 치료로 디스크를 녹일 수 있다는 얘기인가?” 라고 묻는 분들이 계신데 디스크를 녹여서 치료하는 것이 아니고 통증을 조절해 주고 내 몸에서 디스크를 스스로 분해해 주는 시간을 갖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이번에는 또 다른 환자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재발 후 수술을 하지 않고 약물 치료와 재활 치료로 호전된 환자인데요. 70세 남자 택시 기사님이 오셨습니다. 왼쪽 엉치·허벅지에서부터 종아리 뒤쪽으로 내려가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였습니다. 평소에도 많이 불편하지만 운전할 때 특히 심해져서 도저히 일을 할 수가 없다면서 찾아오셨습니다.마찬가지로 약물·주사·물리치료를 하였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내시경으로 디스크 수술을 시행하였습니다. 수술 후 2년 3개월 동안 문제없이 일하시며 지내시다가 장시간 운전한 뒤에 다시 같은 증상이 발생해서 찾아오셨습니다. 검사에서 재발이 확인되었고 이 환자분은 약물과 주사 치료로 급성기 통증이 금방 조절되었으며 이후 척추 주변 근육 강화 재활 치료와 운전석의 시트 조절, 장시간 운전 시에는 중간중간 꼭 쉬는 시간을 갖는 등의 교육을 통해서 수술 없이 잘 지내고 계십니다. 이분처럼 장시간 운전을 하시거나 오랫동안 앉아 있는 분들이시라면 시트를 90°보다 조금 뒤로 조절해 앉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수술적인 치료들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혹은 더 악화될 때 어쩔 수 없이 수술을 고려해야만 합니다. 많은 분들이 “재수술은 견딜 만큼 견디다가 해야 하는 수술이 아닌가요?”라고 묻습니다. 재발의 경우 디스크가 터졌던 부위와 이를 제거하기 위해 수술을 시행했던 부위에 ‘유착’이라는 일종의 흉터가 남습니다. 따라서 똑같은 주사 치료를 해도 해당 부위로 약물이 덜 전달되기 쉽고, 신경 주변 조직의 유착으로 신경이 통증 자극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하면서 처음보다 비수술적인 치료에 대한 반응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통증을 꾹 참고 무덤덤하게 버티다 보면 그 통증에 대해 둔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시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만 이것은 오해입니다. 원인 해결이 되지 않은 채 시간이 지나치게 흘러버리면 오히려 더 작은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게 되는, 다시 말해 통증에 더 예민해지는 상태가 되며 신경의 변성까지 초래되어서 나중에는 수술하더라도 해결되지 않는 만성적인 통증이 남게 될 수 있습니다. 그 적절한 시기라는 것은 환자의 통증 정도, 비수술적 치료에 대한 반응 정도, 생활 습관, 직업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수술에 적절한 시기를 놓치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문제를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결정하지 마시고 꼭 척추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하셔야 합니다.
<재발성 디스크, 어떤 수술을 해야 할까?>
◆김학수: 재발성 디스크 환자들이 궁금해하는 점 중 하나는 바로 만약 수술 하게 된다면 어떤 수술을 해야 하나입니다. 첫 재발에는 보통 처음과 같이 신경을 압박하는 디스크만 부분적으로 제거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 같은 부위에 또 재발 하게 되면 그때는 해당 디스크는 더 이상 정상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유합술이라는 수술을 고려하게 됩니다. 척추체간 유합술은 척추체와 척추체 사이에 있는 디스크를 전부 긁어낸 뒤에 케이지라고 하는 보형물을 채워 넣고 두 척추체를 하나의 뼈로 유합시키는 수술입니다.더 이상 재발할 디스크가 없기 때문에 적어도 해당 마디에서 재발은 발생하지 않죠.
65세 여자 환자가 있었습니다. 디스크 수술 후에 2년 뒤 재발하였습니다. 남아 있는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가 너무 심하고, 이로 인해서 척추체간의 간격이 많이 좁아져서 추간공 협착증까지 동반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경우에 디스크 부분 제거술만 시행하면 수술 후에도 요통·다리 증상이 남을 수 있어서 유합술을 시행하였습니다. 다만 유합술은 환자분들께 굉장히 크고, 부담스러운 수술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저도 진료실에서 “디스크를 전부 긁어내고 척추뼈를 나사로 고정을 한다” 이렇게 설명드렸을 때 이것을 쉽게 받아들이는 분은 한 분도 보지 못했습니다. 불안정성이 생기고, 비수술적인 치료로 해결되지 않는 심한 통증을 유발하면서 해당 마디에서 이러한 변화가 방치되었을 때 인접해 있는 마디에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을 때에는 유합술을 꼭 고려해야만 합니다.
<유합술, 어떻게 진행될까?>
◆김학수: 그렇다면 유합술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이전에는 척추체간 유합술이 절개 범위도 크고, 출혈도 많고, 이로 인한 수술 후 합병증도 많은, 환자에게나 의사에게나 아주 부담스러운 수술이었습니다. 그러나 유합술도 측방 추체간 유합술, 내시경을 이용한 주체 간 유합술 등 정상 조직에 대한 침습을 최소화하여 고령이나 기저질환이 많은 환자들에게 있어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먼저 측방 추체간 유합술은 허리를 지지하는 중요 구조물들이 있는 후방 구조물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옆구리 쪽으로 디스크에 접근해서 디스크를 제거하고 유합술을 시행하는 방법입니다. 허리 뒤쪽으로는 나사가 들어갈 작은 구멍들만 내면 됩니다.
최근에는 내시경으로 유합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작은 구멍 약 1.5cm 정도만 내어 내시경을 통해 좁아진 구멍을 넓히고, 디스크를 제거한 뒤에 유합술을 시행합니다. 이때 나사를 넣는 구멍을 내시경의 통로로 사용하면 나사가 들어갈 부분 외에 추가적인 절개를 내지 않고 수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유합술까지 받으면 치료는 끝일까?>
◆김학수: 재발로 인해 유합술까지 받았으면 모든 치료가 끝나는 것일까요? 유합술이 성공적으로 시행되었다면, 예 맞습니다. 적어도 그 마디에서는 더 이상의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허리는 총 다섯 마디가 존재합니다. 한 마디가 해결 되었어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다른 마디가 네 마디나 더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유합술 후에도 앞서 말씀드렸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들은 꾸준히 해 주셔야 합니다. 허리 수술했다고 누워서만 지내고, 운동하지 않는 것은 절대로 안 됩니다. 아까 소개해 드렸던 좋은 코어 운동들의 큰 장점 하나를 빠뜨렸네요. 바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집 방바닥에서 맨몸으로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오래 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루에 10분만 투자하세요. 대신 꾸준히 하십시오. 어느 정도 허리가 탄탄하게 잡히면 조금만 더 욕심내서 달리기와 같은 전신 운동이 되는 유산소 운동도 병행해 보시면 좋습니다. 이렇게 디스크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사실 이것보다 먼저 해야 될 것은 디스크에 나쁜 것들을 안 하는 것이겠죠.마지막으로 이것만은 꼭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담배는 무조건 끊으셔야 됩니다. 또한 움직이지 않고 오래 앉아 있지 마세요. 오래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디스크에 부담이 가지만, 움직이지 않고 오래 앉아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자세가 구부정하게 무너집니다. 그러면 허리에 더욱 무리가 가겠죠. 그리고 최대한 무거운 물건을 들 일을 피하세요. 어쩔 수 없이 들어야만 한다면? 여럿이서, 허리를 숙이지 않고 올바른 자세로 복대와 같은 보조기를 꼭 착용하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만은 기억하자>
◆김학수: 허리 디스크의 수술 후 재발은 특별한 한 사건으로 생기기보다 매일 반복되는 잘못된 습관에서 시작됩니다. 또한 재발했다고 무조건 수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니까 겁먹지 마시고 재발이 의심된다면 꼭 전문의를 찾아 본인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아보시길 당부드립니다.오늘 저의 이야기가 여러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감사합니다.
YTN 이시우PD (lsw540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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