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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장기화 국면...끝은 언제?

2026.06.17 오후 01:56
어제 오전 경찰·체육단체 핸드볼경기장 진입 시도
"국제대회 준비·회계 등 최소 업무 위해 진입"
"투표지·투표함 훼손 우려" 진입 막아서며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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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6·3 지방선거 이후 시작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2주 가까이 이어지며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체육단체들은 사무실 진입조차 못 한 채 업무가 마비됐고, 경찰은 불법행위를 벌인 일부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수사에 나섰는데요.

시위 현장을 취재해 온 사회부 표정우 기자와 자세한 상황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어제 상황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어제 오전 체육단체와 경찰이 개표소 진입을 시도했는데, 결국 들어가지 못했죠?

[기자]
어제 오전 9시쯤 경찰과 체육단체 관계자들이 잠실 개표소로 쓰인 핸드볼경기장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체육단체들은 국제대회 준비와 회계 업무 등 최소한의 업무를 위해 사무실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위 참가자들이 투표지가 투표함이 훼손될 수 있다며 진입을 막아서면서 곧바로 대치가 벌어졌습니다.

경찰은 대화경찰 배치해 설득에 나섰고, 오전 10시쯤부터는 세 차례에 걸쳐 진입을 막으면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럼에도 시위대가 물러서지 않으면서, 결국, 2시간여 만에 진입은 무산됐습니다.

[앵커]
오후에는 분위기에 변화가 있었죠? 이번엔 국민의힘 의원들의 중재가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오후에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의원들이 현장을 찾아 농성에 참여한 뒤, 체육단체와 시위대 사이의 중재에 나섰습니다.

오후 2시쯤에는 체육단체 관계자들과 시위대, 국민의힘 의원들이 함께 경기장 안에 들어가는 중재안이 마련됐습니다.

방송사 카메라 기자들이 함께 들어가 현장을 생중계하고, 나온 뒤에는 시위대가 물품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도 했습니다.

일부 반대가 있었지만, 대다수가 따르자는 분위기 형성됐고, 시위대가 자발적으로 길을 트면서 실제 진입이 이뤄지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출입문 앞에서 여성 시위 참가자 1명이 끝까지 2시간 가까운 설득에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결국 오후 4시쯤 진입은 최종 무산됐습니다.

[앵커]
결국 마지막 한 사람 때문에 무산된 셈인데, 표정우 기자가 현장에 있었잖아요.

이 여성이 뭐라고 하던가요?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시민들과 합의한 사안인 만큼 본인이 납득하지 못하더라도 다수결을 따라달라고 설득했습니다.

체육회 측은 직원들의 생존과 일터가 걸린 문제라며 들어가게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도 직원 급여조차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 관련 자료만 가져오겠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여성은 두 팔로 출입문을 걸어 잠근 채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여성은 현장의 시위 참가자들과는 합의했더라도, 그동안 개표소를 지켜온 다른 시민들의 뜻은 다를 수 있다며, 진입 시 증거가 훼손될 수 있어 보존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둘이서만 함께 들어가 확인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지만, 여성은 마음을 바꿀 생각이 없다며 응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경찰이 이 여성에 대해서 수사에 착수했다고요?

[기자]
경찰은 사무실 진입을 막은 여성을 포함해 일부 시위 참가자들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은 체육회 진입을 저지하면서 불법행위를 한 참가자들의 신원을 특정하고 있고, 업무방해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오늘(17일) 현장 피해 상황과 증거 자료 분석을 토대로 불법행위와 수사대상자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업무방해 행위는 사법처리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설득했지만, 불법상황 해소되지 않았다며 채증 자료를 토대로 엄정하게 처리할 방침입니다.

[앵커]
이 밖에도 경찰이 들여다보고 있는 다른 불법행위들도 있죠?

[기자]
네, 대표적으로 언론사 취재진을 위협하거나 폭행한 사건, 유소년 핸드볼 선수들의 소지품을 강제로 수색한 사건 등이 있습니다.

특히 유소년 선수 소지품 수색 사건과 관련해선 적극 가담자 3명 가운데 1명에게 이미 출석을 요구했고, 나머지 가담자들의 신원도 파악 중입니다.

경찰은 여러 명이 위력을 보인 만큼 단순 강요가 아닌 특수강요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취재진 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감금 혐의를 적용해 적극 가담자 3명을 수사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1명에 대해 출석을 요구했습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앞서 불법행위에 동조했다가 공범으로 인정되면 "패가망신할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봉쇄된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체육단체들은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체육단체들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핸드볼경기장 안에는 펜싱과 핸드볼, 산악, 당구, 핀수영 등 여러 종목단체 사무실이 있는데, 국가대표 지원과 국제대회 준비, 회계 업무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입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직원 급여 지급은 물론 세금과 공과금 납부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며 공권력 투입과 업무 정상화를 공개적으로 요청했습니다.

실제로 펜싱 국가대표 선수들은 어제 경기장 안에 있는 장비를 꺼내지 못해 장비를 빌려 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출국했습니다.

체육회는 출입 봉쇄로 인한 피해가 계속 확인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포함한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그런데 체육단체의 불만이 시위대뿐 아니라 경찰 쪽으로도 향하고 있다고요?

[기자]
체육단체 측은 그동안 사무실 진입을 시도할 때 경찰이 충분히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체육단체가 들어갈 때 경찰이 길을 열어주거나 가드를 서주는 식으로 도움을 주기로 했는데, 현장에서는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한 관계자는 안전이 보장된다고 생각해 직원들을 모았는데, 그렇지 못해 직원들만 위험에 놓일 뻔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지금으로선 마음 놓고 진입을 시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반응도 나옵니다.

[앵커]
어제 일도 그렇고, 합의가 자꾸 어그러지는 데에는 이 시위가 뚜렷한 주최자가 없다는 점이 작용하는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이번 시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명확한 주최자나 대표자가 없다는 점입니다.

경찰과 체육단체가 일부 참가자들과 협의를 해도, 다른 참가자들은 들은 바 없다거나 누가 대표냐며 반발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한쪽 출입문에서 합의가 이뤄지는 듯해도, 진입 시도 소식을 들은 다른 참가자들이 몰려오면 분위기가 다시 뒤집히는 식입니다.

어제도 마지막까지 여성 참가자가 문을 막을 때, 시위대 안에서는 끌어내라는 고성과 응원하는 함성이 동시에 터져 나오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구심점이 없는 구조가 합의를 어렵게 만드는 배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시위대 성격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변해가고 있다고요?

[기자]
네, 현장에 모이는 인원의 규모와 성격이 시간대와 요일에 따라 계속 달라지고 있습니다.

평일 낮에는 참가자가 크게 줄고 60대 이상 고령층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반면, 금요일 저녁이나 주말에는 20·30대가 다시 늘면서 규모가 커지는 흐름이 반복됩니다.

구호도 초기엔 "재선거" 요구가 중심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같은 구호가 더 전면에 나오고 있습니다.

태극기뿐 아니라 성조기를 든 참가자도 늘었고, 정치색을 빼자는 쪽과 부정선거 주장을 더 강하게 내세우자는 쪽이 현장에서 섞여 있는 양상입니다.

그래서 현장을 하나의 집단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선거관리 부실에 분노한 시민부터 부정선거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는 세력까지 시간이 지나며 뒤섞인 흐름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시위가 길어지다 보니 현장이 사실상 생활공간처럼 바뀌었다고요?

[기자]
네,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현장은 임시 생활공간처럼 변했습니다.

초기엔 출입문 앞 농성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푸드트럭과 커피차, 의료봉사 부스까지 등장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출입구별로 자리를 지키며 돗자리를 깔거나, 햇빛을 피하기 위해 우산과 은박지를 쓰는 모습도 보입니다.

일부 출입문엔 '최소 상주 인원' 같은 문구가 붙었고, 출입구별 인원과 식품 지원 상황을 공유하는 사이트까지 만들어졌습니다.

하루짜리 항의 집회가 아니라 투표함이 남아 있는 동안 현장을 지키겠다는 장기전 형태로 바뀐 건데요.

이 때문에 경찰도 단순 해산을 넘어, 장기 농성 관리와 돌발 충돌 방지를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시위,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현재로서는 개표소 안에 투표함과 투표지가 남아 있는 한 시위가 쉽게 끝나긴 어려워 보입니다.

참가자들의 핵심 명분이 투표함과 선거 관련 물품의 훼손이나 반출을 막겠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선관위는 송파구 투표함 380여 개가 경기장 안에 남아 있고, 이송을 위해 경찰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직선거법상 투표지와 투표함, 개표록 등은 당선인의 임기 동안 보관해야 하는데요.

선관위로서도 개표가 끝난 만큼 충돌을 감수하며 급히 반출하기보다는, 법적 절차와 경찰 협조, 현장 안전을 함께 따질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시위 종료 시점은 투표함을 안전하게 옮길 조건이 갖춰지느냐, 그리고 경찰이 업무방해 수사와 통행로 확보를 어느 수준까지 밀어붙이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표정우 (pyojw032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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