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4.5 (05:45~06:00, 13:40~13:55, 18:40~18:55)
■ 방송일 : 2026년 07월 08일 (수)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형철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백화점이라든지 구두, 모바일 상품권처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품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상품권들을 조금 더 싸게 살 수 있는 곳도 있죠. 가령 10만 원짜리 상품권을 9만 7천 원 정도에 사는 식으로 말이죠. 그런데 수사관이던 A씨는 온라인에서 액면가보다 지나치게 싼 상품권 거래를 보고 이상한 낌새를 느꼈습니다. 단순한 할인으로 보기엔 금액이 영 석연치 않았죠. 그리고 그 의심은 한 30대 여성의 안타까운 사망 사건과도 이어지게 됩니다. 최근 문제가 된 건 이른바 상품권 예약 판매 혹은 상품권 사채라고 불리는 ‘변종 불법 사금융’입니다. 겉으로 보면 단순합니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 온라인에 상품권을 팔겠다는 글을 올리면 업자가 “제가 사겠습니다”라며 돈을 보내는 형태죠. 얼핏 보면 평범한 상품권 거래처럼 보입니다만 돈을 갚지 못한 피해자들에게 전화와 문자로 욕설은 물론 상품권을 보내지 않았으니 사기죄로 고소하겠다, 불법 추심업자가 도리어 피해자를 고소한 사례도 있었다고 하죠. 오늘 사건X파일에서는 이른바 상품권 사채가 뭔지, 어떤 구조로 이루어지고 피해자들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법적인 쟁점들 꼼꼼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김형철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김형철 변호사 (이하 김형철) : 네,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김형철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이름만 들으면 이게 뭔가 싶습니다. 상품권이면 상품권이지 도대체 상품권 사채가 뭔가 싶은데, 이게 어떤 개념인지 뭐가 문제인 건지 정리해 주시죠.
◇ 김형철 : 이름만 들으면 단순한 상품권 거래처럼 들리는데 실제로는 변종 불법 사채입니다.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현금을 먼저 보내주고 며칠 뒤에 더 큰 금액의 상품권으로 갚게 하는 방식입니다. 겉으로는 상품권 매매처럼 보이지만 실질은 돈을 빌려주고 초고금리 이자를 받게 되는 그런 대부 거래인 것입니다. 법은 계약의 이름보다 실제 내용을 보기 때문에 실질이 대부 거래라면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 이원화 : 그러니까 겉으로는 상품권을 사고파는 그런 정상적인 거래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상품권을 사고파는 게 아니라 돈 빌려주고 이자를 붙여서 돌려받는 구조인데, 황당한 거는 그 이자가 정상적인 수준이 아니었다 이건데요. 어느 정도입니까?
◇ 김형철 : 정말 황당한 수준입니다. 50만 원을 빌려주고 일주일 뒤 75만 원 상품권으로 갚게 하면 연 2,600%, 30만 원을 빌려주고 50만 원을 요구하면 연 3,476%입니다. 심한 경우엔 연 1만 8,000%, 심지어 2만 4,300%까지 나온 사례도 있습니다. 현행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인데, 그 수백 배에서 수천 배에 달하는 겁니다. 제도권은 물론 일반 사채 시장에서도 대출이 어려운 취약계층을 집중적으로 노렸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나쁩니다.
◆ 이원화 : 실제 30대 여성이 단돈 50만 원 안팎의 돈을 빌렸다가 빚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면서 안타깝게도 숨진 채 발견되는 그런 사건까지 있었어요.
◇ 김형철 : 네 정말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올해 4월 1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모텔에서 3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분은 생활고로 3월부터 약 한 달간 상품권 사채를 이용했는데 처음엔 50만 원 안팎을 빌렸다가 일주일에 원금의 절반에 달하는 이자를 떠안게 됐고 돌려막기를 반복하다 한 달 만에 원리금이 1500만 원으로 불어났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차례 전화와 욕설 협박성 추심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경기남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상품권 사채업체 대표 A씨를 대부업법 위반 및 무고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A씨는 1월부터 5월까지 113명에게 335차례, 총 2억 2,000여만 원을 빌려주고 연 240%에서 최고 1만 8,000%의 이자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 이원화 : 말씀해 주신 것처럼 이른바 상품권 사채업자들, 이 사람들이 남부청 광수대에서 수사를 마치고 검찰로 넘겨졌다 했어요. 그리고 그 혐의가 대부업법 위반이다, 무고 혐의다 하셨는데 이 혐의에 대해서 좀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 김형철 :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대부업법 위반 및 이자제한법 위반입니다. 등록 없이 반복적으로 돈을 빌려주고,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를 훨씬 초과한 이자를 받은 행위가 해당됩니다. 둘째는 무고죄입니다. 돈을 못 갚은 피해자들을 상대로 "상품권을 받지 못했다"며 허위 고소장을 제출한 행위가 무고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에서 A 씨가 피해자 39명을 사기 혐의로 허위 고소한 것이 바로 여기에 해당합니다. 여기에 욕설, 협박을 동원한 추심은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위반도 문제가 됩니다.
◆ 이원화 : 일반 분들이 좀 오해하시는 게 이자제한법상 이자가 20%라고 하면 그냥 원금의 20%까지는 그냥 무조건 받을 수 있는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을 하시는데, 그게 연 20%란 말입니다. 그러니까 갚는 기간이라든지 변제 기한에 따라서 이자의 액수가 굉장히 이자의 비율이 굉장히 커질 수도 있는 구조라는 거를 좀 알고 계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근데요, 만약에 이자가 상식적인 수준이었다면 상품권 거래 형식을 빌려서 해도 괜찮은 겁니까?
◇ 김형철 : 네 이자율이 법정 한도 내라면 이자제한법 문제는 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등록 없이 반복적으로 돈을 빌려주는 행위 자체는 여전히 대부업법 위반이 될 수 있어서 형사처벌의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형식은 상품권 거래일지라도 실질이 등록 없는 대부업이라면 그 실질에 따라서 대부업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걱정되는 게요. 이들이 애초에 상품권 판매 형식을 취한 이유가 법망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라고 알려졌거든요. 일단 상품권 거래라는 형식이 어떤 논리로 법망을 피하는 그런 수단이 될 수 있는 건지 그리고 혹시 이번 경우에도 그런 사각지대로 인해서 문제를 빠져나갈 소지가 있지는 않을지, 어떻게 보십니까?
◇ 김형철 : 업자들이 내세운 논리는 이겁니다. "우리는 돈을 빌려준 게 아니라 상품권을 산 것이다. 상품권 매매는 대부거래가 아니니 대부업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거죠. 대부업법 제2조 제1호가 “금전의 대부”를 규제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어서, 상품권이라는 유가증권을 매개로 한 거래가 여기에 해당하는지 법문상 불명확하였고, 이에 따라서 불송치 처분이 나온 사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수사기관과 법원 모두 이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정부도 지난 5월 범정부 TF 회의를 통해 "외관상으로 상품권 매매를 가장하더라도 거래 실질을 고려해 대부업법을 적용하겠다."고 공식화한 바 있습니다.
◆ 이원화 : 더 황당한 건요, 보통 불법 사채업자 이러면 경찰서 근처에도 안 가고 최대한 숨으려고 할 것 같잖아요. 근데 이 사건 같은 경우에는 업자들이 돈을 못 갚는 피해자들을 실제 고소하기도 했다면서요? 사실 저희도 그런 케이스들을 많이 경험하고 있긴 합니다만 본인들의 불법이 드러날까 봐 걱정이 안 되는 건지,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김형철 : 그게 이 사건의 가장 악질적인 부분입니다. 업자들은 상품권 거래 형식을 취했기 때문에 자신들이 피해자인 척 경찰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입니다. 피해자가 상품권을 보내지 않으면 먼저 폭언, 욕설로 압박하고 그래도 안 되면 돈만 받아 챙기고 상품권을 보내지 않았다면서 사기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하였습니다. 공권력을 불법 추심 수단으로 악용한 것이죠.
◆ 이원화 : 실제로 피해자에게 사기 혐의가 적용된 사례도 있었습니까?
◇ 김형철 : 네, 있었습니다. 경기 양주 사건에서는 업자에게 고소당한 채무자 중 일부가 실제로 법원에서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법원이 이 구조의 실질을 꿰뚫어 보고 피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결도 나왔습니다. 광주지방법원의 단독재판부는 상품권 예약 판매 사기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른바 피해자들이야말로 대부업법·이자제한법 위반 소지가 높은 변칙적 고리 사금융을 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들의 채권 추심을 도와주기 위해 국가형벌권까지 발동하는 것은, 궁지에 몰린 경제적 취약계층의 고혈을 빠는 고리 사금융을 더 열심히 하라고 국가가 권장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지적했고, 검사가 항소하지 않아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 이원화 : 불법 사금융의 경우에 경우에 따라서는 원금이나 이자를 갚지 않아도 되는 경우들이 있잖아요. 그러면 피해자가 이미 사기 판결을 받았다든지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 고소장이 접수가 돼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요. 이걸 무효로 돌린다든지 그럴 수 있나요? 무고나 손해배상도 문제 삼을 수 있을 수 있을까요?
◇ 김형철 : 핵심적인 부분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선 계약 무효 문제부터 말씀드리면, 지난해 7월 시행된 개정 대부업법은 연 60%를 초과하는 초고금리 계약이나 폭행·협박 등 반사회적 방식으로 체결된 불법사금융 계약에 대해 이자 약정뿐 아니라 계약 자체를 무효로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경우 업자는 원금과 이자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고, 이미 받은 돈도 돌려줘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사기 판결을 받은 경우라면 항소심에서 무죄를 다툴 수 있고, 재판 진행 중이라면 이 구조의 실질을 적극 주장해야 합니다. 고소장이 접수된 단계라면 수사기관에 상품권 사채 피해자임을 소명하고 수사 중지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무고 고소도 가능하고, 불법 추심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나 직장을 잃는 등의 실질적 손해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합니다.
◆ 이원화 : 나도 비슷한 피해를 당한 경우, 그 사람들이 잘못한 건 알지만 “나도 피해자다”라고 인식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본인이 상품권 판매자처럼 돼 있잖아요. 만약에 청취자 분들 가운데 이런 상품권 예약 판매, 상품권 사채를 이용했다가 추심을 당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당장 뭘 하면 되겠습니까?
◇ 김형철 :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은 증거 확보입니다. 업자와 나눈 카카오톡이나 문자, 대화 내역, 송금 내역, 상품권 발송 내역, 추심 전화 녹음 파일, 계약서 등을 최대한 빨리 저장해 두셔야 합니다. 그다음에는 경찰과 금융감독원에 신고하시면 됩니다. 정부가 상품권 사채 피해자도 일반 불법 사금융 피해자와 동일하게 원스톱 지원 체계를 통해 지원하기로 했고, 사기 피의자로 고소되거나 확정 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법률구조공단을 통해서 소송 지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