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휘 : 네. 한 주간의 문화계 소식들을 짚어보는 뉴미디어 트렌드 시간입니다. 미디어엔터연구소 C&X 조영신 박사 나오셨습니다. 박사님, 어서 오세요.
◇ 조영신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최휘 : 네. 반갑습니다. 요즘 극장에 재미있는 영화가 많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박사님도 극장 자주 가시나요?
◇ 조영신 : 그렇죠. 다 봤죠.
◆ 최휘 : <오디세이>도 보셨어요?
◇ 조영신 : <오디세이>도 봤고, <호프>도 봤고, <스파이더 맨>도 봤습니다.
◆ 최휘 : 오, 다 보셨네요. 그런데 이렇게 박사님처럼 극장에 가서 개봉작들을 바로바로 보는 분들이 계신 한편에 OTT에 올라오기를 기다리는 분들도 많잖아요?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가 OTT나 IPTV로 넘어가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을 홀드백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이 기간을 어떻게 정해왔던 건가요? 법으로 정해진 기준이 있었던 건지 아니면 영화마다 달랐던 건지 설명을 좀 해주시죠.
◇ 조영신 : 실제로는 영화마다 달랐겠죠. 홀드백이라고 하는 게 원래 1940년대, 1950년대에 미국에서 건설업자들이 유보금이라는 의미로 쓰는 용어거든요. 건물 다 짓고 나서 돈 다 안 주고 한 10% 안 주고 버티고 있으면서, 그러니까 건물을 살펴보는 거죠. 그리고 검증이 다 끝나고 나면 돈을 주는 것. 그걸 이제 홀드백 머니라고 얘기를 했던 건데요. 1960년대, 1970년대 극장 사업자들이 그걸 이제 차용을 해서 판권을 팔아 넘길 때 판권 사업자들한테 특정 기간 동안은 그 작품을 틀지 못해라는 계약 조건으로 넣었던 게 홀드백이에요. 그러니까 다시 얘기하면 넷플릭스가 있다고 치면 넷플릭스가 영화를 사 간다, 그 대신에 넷플릭스한테 얘기를 하는 거죠. "너, 며칠 동안은 이 영화 못 트는 거다. 그 기간이 합의를 해야 이거 우리 판다." 이게 홀드백이었어요.
◆ 최휘 : 네. 그러니까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가 넷플릭스 같은 OTT로 공개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
◇ 조영신 : 근데 그게 단계별로 여러 개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IPTV, VOD도 있을 테고, 지금은 사라졌지만 DVD도 있을 테고. 그 단계가 다 홀드백에 해당되는 겁니다.
◆ 최휘 : 네. 그러면 지금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이 기간을 법으로 정해 놓은 의무 규정은 없었던 거죠?
◇ 조영신 : 네. 전 세계적으로 의무 규정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생각보다는 많지 않아요.
◆ 최휘 : 그렇군요. 문체부가 원래는 8월 말까지 홀드백 자율 협약을 체결하려고 했는데 결렬이 된 거죠? 어떤 부분들이 걸림돌이 됐던 건가요?
◇ 조영신 : 이게 2025년도에 영화 사업자들이 영화가 워낙 지금 힘드니까 다양한 목소리로 영화를 살리자라는 얘기를 했었고요. 그 과정에서 홀드백 이슈가 튀어나왔어요. 그때 임오경 의원이 홀드백 관련된 법안을 만들겠다고 얘기를 했었고, 막상 법안을 만들자고 하니까 여기저기서 걱정의 소리가 나오기 시작을 한 거죠. 그걸 법으로 강제할 필요가 있겠느냐부터 시작을 해서 거기에 있는 각각의 레이어에 있는 극장주나 또는 배급사나 또는 제작사들도 천차만별이니까요. 이들마다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으니 이걸 강제하는 게 너무 무리하지 않을까 그러면 서로 좀 협의를 좀 해야 되지 않나라는 얘기가 2026년도에 넘어왔고요. 그래서 문체부가 나서서 그러면 민간이 자율적으로 협의를 한번 해보자. 법안을 만들 위해서라는 논의를 하면서 8월 말까지 마무리를 하기로 했는데, 결국은 이제 현재까지 보면 정리가 안 된 거죠.
◆ 최휘 : 그러니까 모든 영화에 이 홀드백 기간을 똑같이 적용하지 말고. 상황에 따라, 영화마다, 배급사마다 좀 다르게 하자라는 의견도 나왔다고 들었거든요?
◇ 조영신 : 그게 이제 자율협약에 했던 예외 조항에 대한 논의였는데요. 모든 영화를 150일로 맞춰놓으면 영세한 사업자 같은 경우에는 금융 비용을 자기가 조달을 해야 되거든요. 영세한 사업자들, 그러니까 극장에서 오래한 지금 <오디세이>처럼 오랫동안 상영하는 영화들이야 150일이야 아무 문제가 없는데, 영화관에 왔는데 한 열흘 만에 조기 상영을 한 사업자라면 나머지 140일 동안은 블랙아웃이 되는 거에요. 홀드백이 아니라. 그러니까 블랙아웃 되는 기간 동안 자기는 한 푼도 수익을 갖지 못하는데 이 상황을 어떻게 해 줄 것이냐라는 질문이 생기는 거죠.
◆ 최휘 : 그러니까 이 작은 영화 같은 경우에는 <오디세이> 같은 대작에 비해서 극장에서 금방 내려가는데 이거를 OTT 공개까지 150일간 막아놓으면, 이게 극장에서도 OTT에서도 관객을 못 만나는 만나지 못하는 유통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인거죠?
◇ 조영신 : 유통 공백은 결정적으로 보면 말씀드린 것처럼 돈을 못 버는 기관인 거죠. 그 중간에 돈을 벌 수 있어야 되는데 돈을 벌지 못하면서 자기는 금융 비용만을 지불해야 되니까 이자 비용이나 제작비는 다 빌려서 썼을 테니까. 제작비에 대한 금융 비용을 지불해야 될 텐데. 돈은 못 벌고. 이걸 어떻게 할 거냐라는 문제가 남는 거죠.
◆ 최휘 : 그렇군요.
◇ 조영신 : 근데 결정적으로 보면 두 가지입니다. 혜택을 보는 쪽은 극장인데, 책임을 져야 되는 건 제작사인 거죠. 그러니까 혜택을 보는 쪽과 책임을 지는 쪽이 서로 어긋나 있는 구조인데, 이걸 하나의 법안으로 묶어서 극장이라고 하는 그러니까 한국 영화를 진흥시키겠다는 목적에 부합시키려고 하니 이해관계자마다 손익 계산이 다 달라지는 거죠.
◆ 최휘 : 그런데 이게 홀드백 자율 협약이죠. 이름 그대로 이 자율 협약인데. 이게 법적으로 강제하는 게 아니라면 참여하지 않는 사업자도 있을 것 같은데요?
◇ 조영신 : 넷플릭스 등은 참여하지 않았죠. 일단 기본적으로.
◆ 최휘 : 그렇군요. 그러면은 글로벌 사업자 넷플릭스가 빠지게 되면, 이게 뭐 크게 효과가 있을까라는 물음표도 뜨거든요?
◇ 조영신 : 실제로는 전 세계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홀드백은 자율협약 형태로 진행이 돼요. 그러니까 그 안에 참여하는 사업자와 참여하지 않는 사업자가 부분적으로 나눠질 수밖에는 없는데. 한국에서 넷플릭스가 빠져 있는 상황이면 작동이 안 되겠죠. 그런데 그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의 영화 생태계 구조 때문에 그래요.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넷플릭스를 빼고 나면 OTT 업자 중에 살 만한 업자가 없어요. 그러니까 사실상 원 바이어인데, 그 바이어가 빠져버리면 그림이 안 나오죠.
◆ 최휘 : 네.
◇ 조영신 : 근데 미국 시장은 넷플릭스가 빠지더라도 디즈니 플러스가 있고, HBO 맥스가 있고, HULU가 있고 이렇게 여러 사업자가 있으니까 빠질 수가 없죠. 그러니까 넷플릭스가 빠지는 건 자기가 빠지면 이게 무너진다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니까 빠지는 일들이고. 설사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자기한테는 의무만 주어지지 금전적인 수치가 발생하지 않으니까 참여할 인센티브가 없는 거죠.
◆ 최휘 : 네 그러면 우리 영화계를 보호하기 위해서 스크린 쿼터제가 도입이 됐듯이, 박사님 생각은 어떠세요?극장가 보호를 위해서 이 홀드백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보시는 입장이신지 생각이 궁금합니다.
◇ 조영신 : 여러 가지 조건이 충족된다면 한시적으로 홀드백은 필요하다라는 입장이에요.
◆ 최휘 : 한시적으로 필요하다라면 어떤 뜻일까요?
◇ 조영신 : 지금 이제 우리는 홀드백이라고 얘기하는 게, 과거에는 그래도 팬데믹 이전만 하더라도 극장에서 틀고 나면 IPTV로 넘어가고, 거기서 VOD 수익을 거두고. 그리고 나서 OTT나 다른 쪽으로 넘어가면서 전체 파일을 키워줄 수 있는 그림이 있었는데. 그래서 2019년도만 하더라도 IPTV, VOD 수익이 한 4천억 넘게 나왔거든요? 근데 지금 2025년도, 2026년 기준으로 보면 1500억, 1300억 이래요. 그게 거의 4분의 1가량 줄어들었잖아요? 그러니까 거기 머물러 있을 이유가 없는 거죠. 달리 이야기하면 팬데믹 기간 동안에 우리는 이 중간에 있는 홀드백의 기간 시장이 붕괴돼 버렸어요. 그러니까 극장하고 OTT밖에 남지 않은 거죠. 그러면 이걸 이 상태로 놔두면 극장이 망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높아져요. 그럼 극장이 망가지면 제작을 제작을 해서 틀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진다는 의미니까 제작사한테도 이득이 되지는 않거든요.
◇ 조영신 : 다만 처음에 아까 말씀드린 대로 홀드백은 극장주한테는 이득인데, 제작사한테는 큰 이득이 없는 구조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게 미국 사례가 굉장히 재미있는 사례가 하나가 있죠.
◆ 최휘 : 어떤 건가요?
◇ 조영신 : 2020년일 거예요. 그때가 AMC라고 하는 미국 극장 체인이 있어요. 굉장히 큰 극장 체인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극장 체인이 AMC라고 있고. 유니버셜이 그때 팬데믹이었잖아요? 그래서 유니버셜이 며칠 만에 극장에서 상영을 중단하고 프리미엄 VOD로 판매를 해요. 그러니까 20몇 불짜리로. 시간을 앞당겼으니까 훨씬 비싸게 판 거예요.
◆ 최휘 : 아, 네.
◇ 조영신 : 근데 그게 워킹을 했거든요. 작동을 했거든요. 근데 AMC 입장에서는 갑자기 홀드백이 무너져 버린 거잖아요? 그래서 AMC가 화를 내고 향후에 벌어지는 모든 유니버셜의 영화를 AMC에서 상영하지 않겠다고 보복을 했어요. 그래서 마지막에 어떤 결론이 났냐면, 유니버셜하고 AMC가 합의를 봤는데요. 17일 동안 극장에 틀 수 있다. 그러니까 다시 얘기하면 최소 17일 충족시켜주면 홀드백을 할 수 있다. 다음 창구로 넘어갈 수 있다. 단, 다음 창구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의 10%에서 20%를 AMC한테 준다라는 계약이 생겨요. 그러면 극장주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게 없죠. 홀드백이 깨져서 다른 시장으로 넘어가더라도 그 이익을 선취할 수 있으니까요. 유니버셜 입장에서는 극장이라는 창구 말고 다른 창구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권리를 확보를 한 것이고요. AMC 입장에서는 금전적인 이득을 확보를 했죠.
◆ 최휘 : 약간 윈-윈한 구조네요?
◇ 조영신 : 그렇죠. 그럼 결국은 홀드백이라고 하는 구조도 모든 사업자가 성과를 보자라고 하는 것이 목적이어야 되는데, 특정 사업자한테만 이익이 가고 다른 사업자가 손해를 보는 구조라면 합의를 하기가 너무너무 어렵잖아요? 나만 손해 보는 구조에 합의를 할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 최휘 : 그렇죠.
◇ 조영신 : 그러면 이제 그 구조를 열어주는 역할을 극장주가 하든, 정부가 하든 해줘야만 홀드백이라고 하는 것이 작동이 될 거고요. 그 기간 동안 무너진 홀드백을 우리가 살려야 되는 거죠.
◆ 최휘 : 네. 소비자 입장에서도 좀 생각을 해볼게요. 이 관객 입장에서는 선택권 침해다라는 목소리가 나오거든요.내가 극장에서 볼지 아니면 OTT로 집에서 편안하게 볼지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제한될 수 있다라는 건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조영신 : 실제로는 제한되는 건 아니죠. 그 안에 욕망이 들어가 있는 거니까요. 그러니까 거기에 큰 핵심은 내가 극장에 가서 보지 않더라도 그리고 그게 화제성이 남아 있는 기간 동안 OTT에도 볼 수 있어야 된다라는 얘기잖아요? 그러니까 선택권은 내가 6개월 뒤에 기다려서 OTT에서 볼 수 있다라고 하는 선택권은 남아 있죠. 근데 거기에 우리 소비자의 욕망이 들어가 있는 거지요. "근데 그 선택권 말고 나는 화제성이 있는 것, 화제성이 사라지지 않는 기간 동안에 보고 싶어"라고 하는 거잖아요?
◆ 최휘 : 좀 더 빨리 보고 싶다 라는 이야기이죠.
◇ 조영신 : 그러면 욕망에는 욕망의 대가를 지불해야죠. 그래서 홀드백이 유지가 되는 건데. 극장이라고 하는 창고에서 내가 15,000원을 지불하거나 또는 imax를 보기 위해서 2만 원을 넘는 돈을 지불하거나. 아니면 내가 VOD를 통해서 1만 얼마를 내고 지불을 하거나, 나중에 SVOD 들어가서 내가 무료로 한다라고 하는 그 욕망에 대한 비용 지불 단계가 있는 건데, 그게 무너진 상황이니까 지금 말씀하신 그런 이야기가 튀어나오는 거예요.
◆ 최휘 : 좀 말이 나온 김에 조금 더 이 관객 입장에서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면요. 표 값이, 영화 티켓 값이 너무 비싸져서 안 간다는 분들도 굉장히 많거든요? 사실 근데 생각해 보면, 뭐 국밥이나 짜장면도 물가가 상당히 과거에 비해서 많이 올랐잖아요? 유독 우리나라 국민들이 영화표 값을 더 비싸게 느끼는 이유가 뭘까요?
◇ 조영신 : 첫 번째는 상대 비교일 텐데요. 넷플릭스 같은 게 생겨서 그래요. "내가 15,000원, 만 얼마를 내면 또는 광고 요금제 같은 경우 한 7천 원 정도 내면, 내가 한 달 동안 수십 편의 영화를 볼 수 있는데. 내가 왜 영화 한 편에 15,000원을 내야 되나?"라고 하는 상대 비교 대상이 생긴 게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영화의 가격은 지나치게 균질화되어 있죠. 그러니까 국밥이라고 생각을 해보면 어느 집에 가서 국밥을 먹어도 다 비슷한 맛이잖아요?
◆ 최휘 : 맞아요.
◇ 조영신 : 아주 비싼 국밥이라면 호텔이나 이런 데 가서 3만 원, 4만 원 비싼 국밥을 먹는 거잖아요? 그렇죠? 그러니까 우리가 아이맥스에서 비싼 영화 보는 거에 대해서 뭐라고 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문제는 15,000원이라는 고정 가격에 들어갔더니 어떤 건 재미있었고 어떤 건 재미없는 거죠.
◆ 최휘 : 맞아요.
◇ 조영신 : 그러니까 이 불확실성을 책임지면서 내가 만 5천 원을 내야 된다? 이건 그들한테는 불공정한 게임이 되는 거죠. 그래서 벌어지는 일인 것 같은데요.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워낙 가격들이 다 올라서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겁니다.
◆ 최휘 : 그럼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조영신 : 네 고맙습니다.
◆ 최휘 : 지금까지 미디어엔터연구소 C&X 조영신 박사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