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극장가는 두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한 반면, 흥행을 자신했던 기대작은 고전했고, 공포영화는 예상 밖의 힘을 보여줬습니다.
흥행의 희비를 가른 건 뭐였을까요?
올해 극장가를 세 가지 키워드로 김승환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올해 탄생한 두 편의 천만 영화.
수백 년 전 역사와 수천 년 전 고전에서 출발했지만, 오늘의 관객에게도 통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신분을 넘어 쌓여가는 정과, 긴 여정 끝에 사랑하는 이에게 돌아가려는 그리움.
이를 섬세하게 녹여낸 이야기가 천만 관객을 상영관으로 불러들였습니다.
[김 현 민 / 영화 '오디세이' 관객 : 보기 전에는 '3시간을 어떻게 기다리지'라고 생각했었는데 보는 동안 계속 몰입하면서 봐서 3시간이 너무 금방 갔어요.]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캐릭터의 저력도 재확인됐습니다.
'스파이더맨4'와 '토이 스토리5'는 인기 캐릭터의 서사에 새로운 고민을 녹여내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높아진 기대치가 아쉬움으로 돌아온 작품도 있습니다.
'호프'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는 칸 경쟁부문 진출과 화려한 캐스팅, 원년 스타들의 귀환까지 더해지며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습니다.
[메릴 스트립 /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 주연 (지난 4월) : '왜 더 일찍 하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이 시나리오는 지금 왔어야 했어요. 20년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엇갈린 평가 속에 두 작품 모두 개봉 초반의 뜨거운 기세를 이어가지는 못했습니다.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높아진 눈높이가 오히려 흥행의 문턱이 된 겁니다.
화제성과 이름값만으로는 초반에 몰린 관객을 끝까지 붙잡기 어렵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공포영화의 기세는 매서웠습니다.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신작에 전지현 등 화려한 라인업을 내세운 '군체'는 6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살목지'와 '눈동자'도 쟁쟁한 대작들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큰 화면과 풍부한 음향으로 공포를 온몸으로 느끼는 극장만의 체험이 장르의 강점으로 작용한 거로 풀이됩니다.
[염 지 호 / 영화 '눈동자' 감독 : 시력이 안 좋아지면서 다른 감각이 극대화되는 걸 표현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사운드를 활용해서 사운드를 되게 세세하게 짜서 그 소리를 하나하나 만들어서…]
여기에 유튜브에서 출발한 할리우드 젊은 감독들의 색다른 공포영화까지 흥행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익숙한 이야기에는 눈물샘을 자극할 감동을, 기대작에는 기대에 걸맞은 만족감을,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원했던 관객들.
그 눈높이를 얼마나 충족했느냐가 올해 극장가의 희비를 갈랐습니다.
YTN 김승환입니다.
영상편집 김지연 디자인 정민정 김유영
YTN 김승환 (k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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