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광의 순간`으로 기억하는 2015년 8월 21일, 미 앨라배마주 모빌에 있는 야외 미식축구 경기장의 3만석이 가득 찼습니다.
트럼프도, 트럼프의 캠프도 예상치 못한 만원 관중이었습니다.
이후 대규모 인파를 자랑하게 될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집회`의 발상지였습니다.
그는 여세를 몰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됐고, 미 대통령으로 선출됐습니다.
이로부터 11년이 흐른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은 `딥 사우스`(Deep South·미국에서 보수적 남부 색채가 짙은 지역)인 앨라배마주 모빌을 다시 찾았습니다.
이번에는 사우스앨라배마대학교 실내 경기장이었습니다.
중간선거 순회 유세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관중을 향해 "모든 것이 바로 여기에서 시작됐다"며 "우리는 경기장을 꽉 채웠고, 그 뒤의 일은 역사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수용 인원 1만명의 사우스앨라배마대 실내 경기장은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띄었습니다.
현장을 취재한 뉴욕타임스(NYT)는 3만명 만원 관중, "그것은 그때의 일이었다"(That was then)고 꼬집었습니다.
`트럼프 열풍`이 불기 시작했던 2015년에는 3만명이 관중석을 꽉 채웠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가 곤두박질친 이제는 1만석도 채우지 못한 채 "일부 상층 구역은 거의 완전히 비었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에도 오하이오주의 한 고등학교 학생활동센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공화당 후보들의 지원 유세를 했습니다.
4천500명 수용 인원인 이곳 역시 그가 연설을 마칠 무렵 "상층석의 여러 구역이 비었다"고 NYT는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끈했습니다.
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연달아 글을 올려 "(오하이오 유세장의) 최대 수용인원까지 완전히 꽉 찼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내 집회에는 빈자리가 절대 없다.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절대 없을 것"이라며 "수천명이 (자리가 없어) 행사장에 들어오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유세장에 들어찬 군중 사진도 곁들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연설 현장의 `빈자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가깝게는 그가 선거용으로 기획한 지난달 텍사스주 댈러스의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도 같은 논란이 벌어진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에도 수용 인원 2만1천명의 전대 행사장(아메리칸항공센터)이 전석 매진됐다면서 흥행을 주장했지만,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연설 도중 위층 구역은 대부분 텅 빈 상태였다"고 보도했습니다.
늘 만원사례이던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장이 `듬성듬성` 상태가 된 것은 그의 지지율 하락뿐만 아니라 보수 진영에서 갖는 트럼프라는 `브랜드 파워`가 쇠락했기 때문이라고 NYT는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브랜드 파워를 믿고 "내가 투표용지에 있다고 생각해달라"는 1인칭 화법으로 자신을 향한 지지를 공화당 후보들에게 투사해달라고 호소하지만, 지지층의 응집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감당하기 어려운 생활비 문제, 미 전역에서 들끓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문제에 대한 여론에 호응하지 못한 채 오하이오주 유세에선 "우리는 그것들(데이터센터)을 원한다"고 했고, 이 순간 지지층인 군중마저 고요했다고 NYT는 묘사했습니다.
또 민주당을 향한 욕설, 선거가 조작됐다는 주장, 언론에 대한 불만, 사실과 동떨어진 치적 자랑에 이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면서 끝나는 그의 유세 레퍼토리에 지지자들도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디오ㅣAI앵커
제작ㅣ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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