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요즘 방송 뉴스의 헤드라인이나 신문 1면을 C&그룹, 한화, 태광을 비롯해 대부분 검찰 수사 속보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업·정치권, 서울·지방을 가리지 않고 굵직굵직한 수사가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왜 이 시점에 대형 사건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오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습니다.
법조팀 신호 기자와 함께 관련 속보를 정리하고 그 배경을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대기업 수사부터 정리해 볼까요?
[답변]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이 한화그룹 비자금 수사입니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 형사5부에서 하고 있습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차명계좌로 수백억 대 비자금을 갖고 있다는 의혹을 검찰이 수사하고 있습니다.
한화측은 선대 회장이 물려준 유산이 차명계좌에 남아 있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계열사들을 동원해 모은 비자금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구요.
지난달 한화증권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이번주에는 한화 호텔&리조트도 압수수색했습니다.
[질문]
서울서부지검에서는 태광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도 수사하고 있지요?
[답변]
역시 서부지검 형사5부가 하고 있습니다.
현재, 검찰에서 이뤄지고 있는 가장 큰 기업 수사 두 개를 모두 서부지검 형사 5부가 맡았습니다.
태광그룹 수사는 그야말로 비자금 수사의 백화점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수천억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비자금의 규모뿐만 아니라 비자금을 이용한 편법 상속과 인수 합병, 정관계 로비 등 비자금 사건과 관련된 모든 수법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검찰은 태광그룹 회장실은 물론이고 국세청, 소유주 일가의 은행 대여금고까지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질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하고 있는 C&그룹 수사는 어떤 성격으로 볼 수 있을까요?
단순한 횡령 사건은 아니겠지요?
[답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1년4개월만에 재개한 수사이기때문에 중견 그룹 회장의 분식회계나 횡령 사건으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핵심은 C&그룹이 인수합병을 통해서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정관계 금융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했는냐, 또, 재작년 그룹의 사세가 급속도로 기우는 과정에서 현 정권 핵심 인사들에게 구명 로비를 했느냐, 이 두가지 입니다.
벌써부터 야당 중진 의원이 법인카드를 받았다, 여당 의원 2명이 로비를 받았다, 이런 의혹들이 검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임 회장은 현재 구속된 상태로 매일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고 있는데 아직까지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절대로 금품을 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
검찰이 어제는 또,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갑자기 압수수색에 나선 배경이 있을까요?
[답변]
계속 수사에 응하지 않으면 회사도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이라고 해석하는 견해가 많습니다.
천신일 회장은 지금 일본에 머무르고 있는데 출국한지 두달 정도 됐습니다.
검찰이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인 임천공업을 압수수색이 진행되자 며칠 뒤 출국했는데, 천 회장측은 사업상 필요 때문이었다고 하지만 검찰 수사를 피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보는게 맞을 것입니다.
천 회장은 2005년부터 임천 공업의 각종 대출 청탁이나 납품 청탁 등을 들어주고 40억 원 가까운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재작년에는 임천공업 회장 직함을 가지고 활동하면서 연봉도 5억 원 정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질문]
천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고려대학교 동기인데,실세 경제인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답변]
어제 검찰이 천 회장의 회사를 압수수색한 것은 천 회장이라도 더이상 기다려주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면 개인 비리 뿐만 아니라 회사까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천 회장이 결국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에는 귀국하지 않겠느냐 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이 밖에 전국 각지의 일선 검찰청에서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도 동시에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요?
[답변]
가장 주목되는 수사는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서 벌이고 있는 청원경찰모임, 줄여서 청목회라고 하는데 이 단체의 국회 입법 로비 의혹 수사입니다.
청목회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법을 개정하기 위해서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후원금 로비를 했다는 건데요, 회원들에게서 8억 원을 걷어서 국회의원 후원계좌로 입금한 혐의로 청목회 회장 최 모 씨 등 3명이 구속됐습니다.
이 사건은 특히, 청목회가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의원 여러명에게 후원금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조만간 현직 의원 줄소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부지검은 또,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 보좌관이 건설회사에서 불법 후원금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어제 창원지검 특수부는 민주당 최철국 의원의 경남 김해에 있는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보좌관이 한 소방시설 제조업체에서 한국전력에 납품할 수 있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는데 검찰은 최 의원에게도 돈이 전달됐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또,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이대엽 전 성남시장의 조카가 인사 청탁이나 관급 공사 발주 청탁과 함께 건설회사에서 6천만 원을 받은 혐의와 관련해 이 전 시장을 출국금지했습니다.
[질문]
지난주와 이번주 기업, 정치권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한꺼번에 이뤄지는 느낌인데 시점을 맞춘 걸까요?
[답변]
특별히 검찰이 지금을 대대적인 사정 시점으로 잡았다기 보다는 그동안 미뤄져 왔던 수사가 지난달부터 시작됐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검찰이 사실 지난해 박연차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부터는 큰 수사를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임채진 전 검찰총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이후에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가 스폰서 의혹으로 청문회 직후 자진 사퇴했습니다.
김준규 검찰총장이 새로 취임했지만 다시 부산에서 '스폰서 검사' 의혹이 터지면서 진상규명위원회다 특검이다 해서 본격적인
수사를 벌이기는 어려웠습니다.
검찰 스스로 도덕적으로 깨끗하지 못하다는 비난이 쏟아지면서 조직 추스르기에 급급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달 스폰서 특검이 끝나고 이제 그동안 미뤄뒀던 수사를 시작할 때라는 공감대가 검찰 내부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대검 중수부는 물론이고 일선 검찰청도 1년반동안 내사했던 사건을 거의 동시에 수사하고 있는 겁니다.
특히, 김준규 총장이 새로운 수사 패러다임을 내세우면서 지방검찰청을 강화한 것도 동시 다발적인 대형 수사에 영향을 줬습니다.
또, G20 정상회의 이후에 본격적인 사정 국면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는데 국가 행사 일정과 검찰 수사는 관계가 없다고 검찰 수뇌부가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 분위기가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답변]
검찰 역시 수사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마무리하는게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년내내 기업수사, 정치인 수사를 벌여서 사정 국면을 이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동안 밀려있던 대형 수사를 한두달 안에 모두 매듭지을 수는 없을 겁니다.
당장 대검 중수부도 C&그룹 외에 다른 대거업 2~3곳에 대한 내사를 거의 마치고 수사 착수 시점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세계검찰총장대회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내년 3월 전까지는 대형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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