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 일병' 사건의 충격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다른 부대에서도 심각한 가혹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후임병을 야구방망이로 때리는 등 두 달 넘게 매일 구타하고 부모 욕까지 복창하게 했다는 게 피해자의 주장인데요.
군 검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한동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71사단.
예비군 교육 훈련을 맡은 동원부대입니다.
지난해 11월 자대 배치를 받은 전 모 일병은 이곳에서 악몽 같은 일을 겪었습니다.
업무와 내무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선임병들에게 생활관과 이발소 등에서 머리와 팔, 다리를 두 달 넘게 상습적으로 맞았습니다.
[인터뷰:전 모 일병, 가혹행위 피해자]
"선임병들이 다친 다리를 또 밟으면서 지내오니까 더 퉁퉁 붓고 무릎까지 통증이 와서..."
전 일병은 야구방망이와 진압봉으로 엎드려뻗쳐 상태에서 수차례 엉덩이를 맞아 피멍이 들었고, 선임병들이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 욕까지 복창시켰다고 털어놨습니다.
[인터뷰:전 모 일병, 가혹행위 피해자]
"너희 아비, 어미 XXX다 말하고 저한테 그걸 복창을 시켰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하니까 (선임병은) 웃으면서 좋아했습니다."
선임들의 발길질에 다리를 다친 전 일병은 두 달째 군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나라를 지킨다는 마음으로 애지중지한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 마음은 찢어집니다.
[인터뷰:전 모 일병 아버지]
"가슴 아픈 일이죠. 부모 입장에 건강하게 잘 키워서 군대 보내놨는데 구타를 밥 먹듯이..."
해당 부대는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가 익명의 투서를 통해 뒤늦게 알았고, 군 검찰은 헌병대에서 가해자 4∼5명의 자료를 넘겨받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폭행 선임병]
"맨손이랑 왼발로만 때렸죠. 똑같은 말을 수십 번 해도 못 알아듣는 사람은 없잖아요."
사라진 줄만 알았던 군대 안에서의 폭력.
꿋꿋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청년들의 몸과 마음을 멍들게 하고 있습니다.
YTN 한동오[hdo8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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