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18 민주화 운동 당시 현장 지휘관이 자위권 차원에서 발포했을 뿐 상부의 발포 명령은 없었다는 군의 주장을 뒤집는 군 기밀 문건을 YTN이 단독으로 입수했습니다.
문건에는 당시 2군사령부가 시민을 향해 발포 명령을 내린 사실을 적시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발포 명령을 내린 군 상부가 한층 구체화 됨에 따라 최종 발포 명령자를 찾는 작업도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김지선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5·18 당시 진압 과정을 명기한 505보안부대의 보고서입니다.
집단 발포가 있었던 5월 21일 저녁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저녁 7시를 기해 호남 고속도로 사남터널 부근 경계병들에게 전남에서 오는 폭도로 확인되면 즉각 발포하도록 지시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경계병 1인당 실탄 510발과 수류탄 2발을 지급하고 M60 기관총을 거치하도록 했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습니다.
긴박한 교전이 벌어진 광주 시내가 아닌 고속도로 경계병들에게까지 발포 명령이 내려진 겁니다.
발포 명령을 내린 주체는 2군사령부.
광주에서 진압 작전을 지휘했던 부대로 당시 사령관은 지난 98년 숨진 진종채 씨였습니다.
현장 지휘관이 자위권 차원에서 발포했을 뿐 상부 명령에 의한 발포는 없었다는 군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군 내부 문건이 나온 건 처음입니다.
YTN이 입수한 또 다른 문건에도 같은 시각 전남에서 오는 폭도는 발포하도록 2군 사령부가 지시하고 병력 100명을 추가 배치했다는 내용이 명시됐습니다.
발포가 군의 자위권 발동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상부의 직접적인 명령에 따른 것임이 거듭 확인된 겁니다.
2군 사령부가 내린 발포 명령이 독자판단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더 윗선의 지시를 받았는지는 진상규명 작업에서 드러날 전망입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5·18 당시 발포 명령은 없었고 발포는 군의 자위권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밝혀왔습니다.
YTN 김지선[sun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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