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오릉은 조선 왕족의 무덤들을 모아놓은 곳으로, 창릉·익릉·명릉·경릉·홍릉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자 그대로 도성의 서쪽에 자리한 다섯 기의 능이라는 의미다.
행정구역상 고양시 덕양구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은평구에서 멀지 않다. 구산동사거리에서 걸어갈 수 있을 정도이며, 연신내에서 택시를 타도 기본 요금이 조금 넘는 정도다.
광화문 등에서 일산 방면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도 된다.
이미지 확대 보기
![서오릉, 숙종은 몰라도 장희빈은 아는 역사의 아이러니]()
아마도 서울 도심을 기준으로 하면 강남의 선릉이 조선 왕릉으로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곳이겠지만, 서오릉은 그 규모부터가 다르다.
선릉이 점심 먹고 직장에 복귀하기까지 산책을 하는 정도라면, 서오릉은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려면 반나절은 잡아야 한다. 들은 얘기로는 인근 학교의 단골 소풍 장소라고 하는데, 그럴 만 하다는 생각이다.
이미지 확대 보기
![서오릉, 숙종은 몰라도 장희빈은 아는 역사의 아이러니]()
이곳 서오릉엔 조선 왕조의 한 많은 여인들이 잠들어 있어 으스스한 느낌이 있다고 하던데, 실제론 전혀 그렇지 않고 잘 정돈된 느낌이다.
왕릉이라면 산책보다는 삼엄한 분위기와 경건한 분위기가 먼저일 것 같지만, 이곳은 소나무 등 조경이 잘 이뤄져 있어 강북에서 몇 손가락안에 꼽을 정도로 걷기 안성마춤이다.
이미지 확대 보기
![서오릉, 숙종은 몰라도 장희빈은 아는 역사의 아이러니]()
창릉은 조선 제8대 예종(1468~1469 재위)과 계비 안순왕후 한씨가 잠든 능이다.
익릉은 제19대 숙종의 정비 인경왕후(1661~1680)의 능이며, 명릉에는 숙종과 인현왕후가 나란히 누워있다.
아마도 유명세로만 얘기하면 숙종과 인현왕후에 못지 않은 숙종의 넷째 부인이며 조선 제20대 왕 경종의 어머니인 희빈 장씨(1659~1701)의 대빈묘도 이곳 서오릉에 있다.
이미지 확대 보기
![서오릉, 숙종은 몰라도 장희빈은 아는 역사의 아이러니]()
길가는 일반인들은 숙종은 몰라도 희빈 장씨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테니 어쩌면 역사의 아이러니이다.
몇 백년이 지나 현재의 모든 것들도 역사책의 한 귀퉁이를 장식할 때쯤 되면, 지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국정문란의 주인공도 역대 대통령보다 더 유명세를 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미지 확대 보기
![서오릉, 숙종은 몰라도 장희빈은 아는 역사의 아이러니]()
장희빈은 인현왕후를 무고하고 저주한 죄로 죽임을 당해 경기도 광주에 묻혔는데, 그녀의 아들 경종이 즉위하면서 옥산부대빈으로 추존됐다.
사망 후 300년이 지난 1969년 서오릉 경내로 이장해 올 때도 왕비들과의 불편한 관계를 고려해 명릉과 멀리 묘를 만들고 대빈 묘라는 비석을 세웠다.
이미지 확대 보기
![서오릉, 숙종은 몰라도 장희빈은 아는 역사의 아이러니]()
숙종을 얘기할 때 최숙빈도 빠질 수 없다. 최숙빈은 인현왕후의 편에서 장희빈과 대립하며 끊임없는 암투를 이어갔다. 최숙빈이 죽고 난 후 묻힌 곳은 파주시 광탄면 소령원.
영조는 어머니 무덤 소령묘를 소령원으로 승격시키고 왕릉처럼 정자각, 비각을 만들었다.
이미지 확대 보기
![서오릉, 숙종은 몰라도 장희빈은 아는 역사의 아이러니]()
이곳 서오릉에는 영조의 정비인 정성왕후 서씨의 무덤인 홍릉도 있다.
여인들의 암투 속에서도 무수리 출신인 희빈과 숙빈의 아들들은 왕으로 등극했으니, 권력에의 욕망은 여자라고 예외일수가 없는가 보다.
이미지 확대 보기
![서오릉, 숙종은 몰라도 장희빈은 아는 역사의 아이러니]()
마지막으로 경릉은 세조의 맏아들이었으나 병약해 왕위를 잇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추존왕 덕종과 소혜왕후가 잠든 곳이다.
소혜 왕후는 연산군이 생모 윤씨의 죽음과 관련됐던 사람들을 처단하려 할 때 말리다가 연산군이 머리로 받아 사망한 이야기가 유명하다.
트레블라이프=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스토리텔링 중심의 여행 전문 미디어
트레블라이프 www.travellife.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