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가~ 안되면~ 시원스쿨~” 글만 봐도 BGM이 들리는 CM송이죠. 영어 강의 사이트인 시원스쿨 얘기입니다. ’브랜드 대상 25관왕‘이라는 홍보처럼 업계에선 유명한 곳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여성 혐오 강의가 있다는 제보가 접수됐습니다. 바로 확인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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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만 고집하는 된장녀"가 강의 제목입니다. 무슨 뜬금없는 제목이냐고요? '20분 실전표현영어 인물묘사편'에 들어있는 강의인데요. '하루 20분만 투자하면 주변 인물들을 자유롭게 묘사하고 표현할 수 있다'라는 취지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주변에 있는 이른바 '된장녀'를 영어로 자유롭게 묘사하고 표현해보자는 강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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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취지도 황당하지만 내용도 좀 이상합니다. 시원스쿨을 대표하는 이시원 씨가 강사였는데요. 된장녀로 묘사된 여성을 소개하면서, "한 개그우먼 닮지 않았냐"는 큰일날 소리를 합니다. 실명까지 거론했지만 기사에는 쓰지 않겠습니다. 이 씨는 이런 소개로 이목을 끈 뒤 27분 동안 강의를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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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강의들은 어땠을까요. 제목만 들어도 고개가 갸웃합니다. ‘인생역전 뚱뚱녀’, ‘이쁜 커피집 알바생’, ‘치맛바람이 쎈 엄마 혜리’, ‘건어물녀’. 모두, 이런 사람들의 특징을 영어로 소개하고 풀이하는 강의였습니다. 이 강의들은 책으로도 출간됐습니다. 재작년 출간된 '이시원의 20분 실전표현 영어'인데요. 소개글에는 '일상 속에서 정말 많이 쓰이는 핵심단어 및 표현 675개가 정리되어 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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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수강생들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일부는 환불 요청까지 했습니다. “이런 내용으로 강의를 하고 돈 받으시는 거냐”, “정신차려라”라는 트윗도 올라왔습니다. 해당 트윗은 9천여 차례나 리트윗됐고 천 명에 가까운 사람이 '마음에 들어요' 버튼을 눌렀을 정도로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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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이 시원스쿨에 직접 물어봤습니다. 2015년에 제작한 강의인데 일부 콘텐츠가 여성에 대한 편견을 줄 수도 있는 표현들이었다고 인정했습니다. 신중한 고민과 꼼꼼한 검수를 하지 못했다며, 기초영어 강의 6천 강을 전수조사해 문제가 될 만한 콘텐츠는 모두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문제 소지가 있는 강의를 다른 강의로 바꾸기 위해 대체 녹화 일정을 잡고 있다며, 강의 보상이나 환불 여부는 검토 중이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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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동안 실제로 쓰기 힘든 영어를 배워왔습니다. 이제 완전히 다른 영어를 만나보세요”. 시원스쿨 홈페이지의 문구입니다. '완전히 다른 영어'를 하려다 너무 나갔던 시원스쿨, 앞으로의 대책이 어떻게 진행될지 저도 함께 지켜보겠습니다.
한동오 기자 hdo8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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