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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노숙인들 돕겠다"던 쉼터 원장의 두 얼굴

2019.03.25 오전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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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시가 위탁 운영하는 한 노숙인 쉼터에서 5년 만에 다시 비리 의혹이 터져 나왔습니다.


입소자 수를 부풀려 보조금을 빼돌리거나 법인카드로 원장 승용차의 기름을 넣는 등의 정황이 포착됐는데요,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한동오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2014년 1월 YTN 보도 : 갈 곳 없는 노숙인들의 밥값까지 가로챈 쉼터 원장이 적발됐습니다.]

지난 2014년, 서울의 대표적인 노숙인 자활 시설인 양평 쉼터는 경찰 수사로 홍역을 치렀습니다.

당시 원장이 이른바 '카드깡'을 이용해 서울시의 급식 보조금 1억2천만 원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운영 법인이 바뀌고 방 모 원장이 새로 취임했습니다.

하지만 쉼터 내부의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고 결국, 5년 만에 다시 비리 의혹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우선 입소자 명단을 허위로 작성해 보조금 2천3백만 원을 받아간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가짜 입소자는 모두 7명.

이 가운데 2명은 807일, 길게는 2년 넘게 명단에 올라 있었지만 실제 노숙인은 아니었습니다.

[이장원 / 서울시 조사팀장 : (허위 입소자가) 7명 정도인데 실제 노숙인이 아닙니다. 시설 공사와 관련된 업자들인데 이 부분도 철저히 조사를 했고 다 허위로 확인이 됐고….]

2014년 새로 부임한 원장이 4년 동안 법인 카드로 개인 차량에 기름 7백만 원어치를 넣고, 받을 수 없는 초과근무수당 5백만 원을 받아간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승진을 시켜주는 대가로 직원에게서 140만 원을 받았다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이런 식으로 빼돌려진 금액은 2억8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서울시는 건물 공사비와 자판기 수익금, 식자재 업체와의 급식비 거래 과정에서도 비리가 저질러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해당 쉼터는 허위 입소 사실은 인정했지만, 공사비를 부풀리거나 웃돈을 받은 적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양평 쉼터 관계자 : 매년 축구 자활 대회가 있어요. 축구 잘하시는 분들 그냥 입소해서 축구를 했고 (입소) 생활을 안 했던 부분, 그런 부분은 인정은 했지만 그분들 급식비를 리베이트해서 업체에 줬다, 그런 건 아니에요.]

2017년에는 노숙인 우수 사업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의 표창을 받기도 했던 서울시립 양평 쉼터.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노숙인 쉼터가 소중한 세금을 빼돌리는 수단으로 악용된 건 아닌지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한동오입니다.

[앵커]
그런데 문제의 노숙인 쉼터 원장은 CCTV를 설치해 직원을 감시하거나 여직원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하는 등 인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에도 휩싸여 있습니다.

어떤 폭로들이 나왔는지 홍성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노숙인들이 존중받고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겠다며 취임했던 방 모 원장.

정작 직원들에게는 상식 밖의 인권 침해 행위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2017년 초 회식자리에선 여직원에게 "왜 임신을 안 하냐"며 남편과의 관계를 직접 언급하는가 하면,

1년 뒤 해당 여직원이 임신 문제로 술을 못 마시겠다고 하자 임신이 뭐가 어려워 병원까지 가느냐고 면박을 주면서 듣기 민망한 발언들을 이어갔습니다.

20대 여직원에게 '아줌마'라는 호칭을 사용하기도 했고, 지시를 거부한 직원에게는 욕설을 했다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심지어 사무실에 CCTV를 설치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직원들의 근무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직원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는 어처구니없는 대답을 내놨습니다.

방 원장은 또 일부 성희롱 발언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서울시 시민인권침해구제위원회는 직원들의 진술이 일치된다는 점을 들어 사실로 인정했습니다.


노숙인의 인권을 내세우면서 정작 직원들의 기본적인 인권조차 무시한 쉼터 원장.

취재진은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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