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
[뉴스를 품은 음악] 국악과 록은 찰떡궁합? 해외가 더 먼저 주목한 아티스트 '잠비나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설 연휴에도 역시, 음악은 필수입니다. 음악이 있으면, 장거리 운전은 물론이고 명절 음식 준비도 조금 수월해지는데요, 명절을 앞둔 수요일, 음악으로 명절 기분 한번 내보시죠. 대중음악 속 우리가 몰랐던 이슈에 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합니다. <뉴스를 품은 음악>
◇ 조현지> 오늘 방송 전에 중요한 스케줄이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이하 정민재)> 네, 조금 전 오전 11시에 제17회 한국대중음악상 후보 발표 기자회견이 있었는데요, 저도 선정위원으로서 참석해서 기자 분들과 후보 발표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끝나자마자 바로 방송국으로 왔습니다.
◇ 조현지> 그렇군요. 어떤 음악과 가수가 후보에 올랐는지 궁금한데, 바로 확인할 수 있나요?
◆ 정민재> 방금 전 정오에 한국대중음악상 홈페이지가 열렸습니다. 포털 사이트에서 한국대중음악상을 검색하거나 주소창에 koreanmusicawards.com을 입력하시면 후보 리스트를 바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대중음악상은 음악 평론가와 음악 전문 기자, 음악 방송 PD 등이 가수와 작품의 인기와 관계없이 오직 음악성을 기준으로 후보와 수상작을 선정하는 시상식입니다. 때문에 설령 후보에 오른 가수나 음악이 취향에 맞지 않더라도, 최소한 2019년을 대표할 만한 우수한 작품, 우수한 활동을 펼친 가수라는 점은 분명하죠.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요, 시상식은 오는 2월 27일에 개최됩니다.
◇ 조현지> 알겠습니다. 저도 방송 끝나고 후보를 살펴봐야겠네요. 오늘 준비하신 소식은 어떤 거죠?
◆ 정민재> 이제 이틀 후면 설 연휴가 시작되는데요, 명절에는 특히 텔레비전에서 국악 공연을 많이 편성하곤 하죠. 우리 대중음악에도 국악을 접목한 음악들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일부 뮤지션에 의해 꾸준히 맥을 잇고 있는데요, 오늘은 국악을 접목한 우리 가요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그 전에, 제가 며칠 전에 뉴스를 보다가 이건 뉴스를 품은 음악 시간에서 함께 나누면 좋겠다 싶은 정보가 하나 있어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 조현지> 어떤 건가요?
◆ 정민재> 제가 지난 주말에 퀸의 내한 콘서트를 다녀왔는데, 이때 살짝 감기 기운이 있어서 걱정을 했거든요. 그런데 며칠 전 기사를 보시 전염병이나 전염성 독감에 걸려서 공연 관람이 다른 관객에게 피해가 되는 경우, 위약금 없이 표 값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경우에 따라선 동일 공연을 나중에 볼 수 있는 기회를 받을 수도 있대요. 조현지 아나운서 알고 계셨어요?
◇ 조현지> 저도 처음 듣는 소식이네요.
◆ 정민재> 저도 몰랐습니다. 대신 처방전 같은 감염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반드시 제출해야 하고, 실내 공연인 경우에만 환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또 공연이 30분 이상 지연됐을 땐 입장료의 10%를 배상받을 수도 있다고 하니 많은 분이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조현지> 공연 관람 좋아하시는 분들을 위한 좋은 팁이었네요. 고맙습니다. 그럼 국악과 접목한 대중음악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 가볼까요?
◆ 정민재> 사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국악과 어울린 대중음악이 참 많았죠. 조용필의 ‘한오백년’도 그렇고, 김수철의 기타 산조, [황천길] 앨범이라든가 초기의 ‘별리’ 같은 노래, [서편제]의 음악도 물론 빼놓을 수 없죠. 이 밖에도 넥스트도 있었고 서태지와 아이들, 육각수 등 여러 인기 가수들이 국악을 도입한 대중음악을 선보이곤 했습니다.
◇ 조현지>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 그렇네요. 육각수의 ‘흥부가 기가 막혀’는 음악 방송에서 1위 후보까지 올랐던 기억도 나고요. 반면 근래 들어서는 잘 기억이 나지 않거든요.
◆ 정민재> 최근에도 방탄소년단의 ‘IDOL’이란 노래가 있긴 했죠. 물론 이 곡은 앞선 곡들과는 다르게 국악을 전면에 내세운 음악은 아니고, ‘얼쑤 좋다’ 같은 추임새를 넣어서 국악의 요소를 활용했던 음악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말씀대로 주류 음악에서 국악이 많이 사라진 요즘 기준으로는 상당히 반갑고 신선한 시도였다고 봅니다. 그런데 시선을 메인스트림 밖으로 옮기면요, 여전히 국악과의 교류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런 음악을 좀 들려드리려고 하고요, 우선은 우리 귀에 익숙한 이 노래부터 들어보면 좋겠습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노래죠. 1993년 서태지와 아이들 2집 타이틀곡이었던 ‘하여가’ 준비했습니다.
M. ‘하여가’ - 서태지와 아이들
◇ 조현지>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 ‘하여가’ 듣고 왔습니다. 뒷부분에 그 소리가 태평소 소리인가요? 록이라는 장르하고도 잘 어울리네요.
◆ 정민재> 노래를 듣기 전에도 얘기를 드렸지만, 현재 그러한 음악들이 서태지와 아이들처럼 당대의 인기 가수들에게서 나오고 있진 않습니다. 그러나 완성도만 두고 보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음악을 들려주는 음악가들이 많아요. 몇몇 애호가들만 알고 있긴 아쉬울 정도죠. 예를 들면 동양고주파 라는 팀이 있는데요, 혹시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 조현지> 아니요. 처음 들어봐요. 어떤 팀인가요?
◆ 정민재> 아마 처음 듣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동양고주파는 베이스 연주자 최우영 씨와 인디 밴드 단편선과 선원들의 드러머 장도혁 씨, 양금 연주자 윤은화 씨가 만든 3인조 밴드입니다. 음악을 들어보면 베이스와 드럼이 전통적인 록 사운드를 들려주는 가운데, 피아노 같기도 하고 기타 같기도 한 양금이 선율을 연주하면서 굉장히 독특한 음악을 만들어요. 현대 음악의 한 갈래 같기도 하죠. 그런가 하면 해외에서는 이미 유명한 국악 퓨전 밴드들도 있습니다. 씽씽, 그리고 잠비나이라는 팀인데, 들어보셨어요?
◇ 조현지> 아니요. 저에겐 낯선 팀인데요. 씽씽, 잠비나이는 어떤 팀인가요?
◆ 정민재> 먼저 씽씽은 6인조 밴드인데, 어어부 프로젝트의 장영규 씨가 이끌었고 2014 KBS 국악대상 민요상 수상자로 무형문화재 57호 경기민요 이수자인 이희문 씨가 리드 보컬이었습니다. 제가 과거형으로 설명한 이유는, 작년에 이 팀이 해체를 했어요. 많은 분이 아쉬워했는데, 2017년 당시 이 팀이 미국의 공영방송 NPR의 15분짜리 미니 콘서트에 출연했던 영상은 현재까지 조회 수 400만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정도로 화제가 됐던 팀이고, 음악을 들어보면 뼈대는 미국의 록에 가까웠어요. 펑크 음악처럼 그루브가 살아있는 음악인데, 보컬이 우리 식이었죠. 이게 해외에선 익숙하면서도 독특한 매력으로 받아들여진 겁니다.
◇ 조현지> 그렇게 화제가 됐던 팀을 모르고 지나갔다니 아쉬운데요. 잠비나이는 어떤 팀인가요?
◆ 정민재> 5인조 그룹 잠비나이는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밴드인데요, 해외의 록 마니아들 사이에선 인지도가 상당한 팀입니다. 국악을 전공한 세 뮤지션이 우리 대중과 국악으로 조금 더 소통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그룹을 결성했다고 하는데, 정작 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내고 있죠. 해금, 거문고, 태평소 같은 우리 악기와 서구의 록 사운드를 결합해서 새로운 프로그레시브 록, 포스트 록 형태의 음악을 하는 그룹이고요, 벌써 수년째 영국의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이나 미국의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같은 해외 유수의 음악 축제에 단골로 초대되고 있습니다. 나는 처음 들어보는 팀인데 대체 어떤 음악을 하기에 해외에서 이들을 주목할까, 하시는 분들은 지금 음악으로 직접 확인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지난해에 나온 3집 앨범 중에서 ‘온다’라는 곡 들려드릴게요.
M. ‘온다(ONDA)’ - 잠비나이
◇ 조현지> 잠비나이의 노래 들어봤습니다. 국악을 접목한 최신 대중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이렇게 들어보니 우리 대중에 알려지지 않은 게 아쉬울 정도로 매력적인 음악이 많은데요.
◆ 정민재> 그렇죠. 오늘 미처 소개를 다 못 해서 아쉬울 정도로 국악 퓨전 음악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준비한 곡은 조금 더 쉽고 재미있게 즐기실 만한 곡이에요. 아까 씽씽이라는 그룹을 설명하면서 경기민요 이수자 이희문 씨가 보컬이었다고 했는데, 이희문 씨가 얼마 전 새 그룹을 결성했습니다. 팀 이름이 허송세월이에요.
◇ 조현지> 이름이 재밌네요.
◆ 정민재> 이미 많은 음악 마니아들은 이희문의 매력에 빠져서 그의 활동을 좇고 있어요. 이희문과 밴드 허송세월이 함께 오방신과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냈는데 오방신은 동서남북에 중앙을 합한 다섯 방위를 관장하는 수호신이죠. 이희문 씨가 오방신이라는 거예요. 오방신으로 분한 이희문의 이번 음악의 핵심은 민요와 ‘뽕끼’의 만남이라고 합니다. 애초에 트로트라는 장르 자체가 민요가 대중음악으로 발전하면서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시도는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허송세월말어라’ 들어보시고 이희문 씨의 앞으로 행보에 주목하시면 좋겠습니다.
◇ 조현지> 네, <뉴스를 품은 음악> 오방신과 - 허송세월말어라 띄워드리면서 민재 씨와는 인사 나눌게요. 설 명절 연휴, 잘 보내세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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