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훔친 차로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다가 사고를 내 오토바이 배달 아르바이트생을 숨지게 한 10대 8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하지만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책임이 면제되는 이른바 '촉법소년' 신분이라서 유족은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정지 신호를 무시한 차가 교차로에 진입하더니 무언가와 부딪칩니다.
파편들이 크게 날린 정도로 충격이 컸지만 차는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갑니다.
13살 A 군 등 8명이 서울에서 차를 훔쳐 대전으로 내려와 중앙선까지 넘어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다가 오토바이와 충돌한 겁니다.
이 사고로 올해 대학에 입학한 뒤 생활비 등을 벌기 위해 오토바이로 배달대행 일을 하던 18살 운전자가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숨진 오토바이 운전자 유족 : 나는 이제 내 아이를 못 봐요. 어제도 밤새도록 울었고 오늘도 울을 거고…. 생각이 날 거예요.]
A 군 등 2명은 또 다른 차를 훔쳐 달아났지만, 8명 모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하지만 A 군은 대전 소년분류심사원에 넘겨졌고, 나머지 7명은 가족에게 인계됐습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만 14세 미만의 미성년자라 현행법상 형사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숨진 오토바이 운전자 유족과 지인은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숨진 오토바이 운전자 지인 : 나이가 한살이라도 많았으면 다 처벌할 수 있으니까 눈이라고 감고 죽었을 건데…. 너무 억울하고….]
[숨진 오토바이 운전자 유족 : 아무도 연락이 없어요.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는 하잖아요. 그 한마디 말도 못 들었어요. 마음적으로 라도 사과를 받고 싶어요.]
지난해 12월 경기도 구리시에서 초등학생이 친구를 흉기로 숨지게 하는 등 촉법소년 범죄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4년 동안 소년부에 송치된 촉법소년은 2만 8천여 명으로 살인이나 강도 등 4대 강력 범죄가 80%에 달합니다.
촉법소년 나이를 만 13세로 낮추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법 개정은 아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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