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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생이 길에서 만난 폐지 줍는 할아버지에게 자신이 번 알바비를 드린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3일 배재대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바이오의약학부 2학년 김태양 군이 그 주인공이다.
김 군은 지난달 25일 새벽 한 시쯤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자취방으로 돌아가던 중 오르막길에서 리어카에 폐지를 싣고 가던 한 할아버지와 마주쳤다.
김 군은 힘겹게 오르막을 오르는 이 할아버지 모습에 직접 리어카를 끌고 집까지 모셔다드렸다.
할아버지는 "집에 어린 손주들이 있는데 분유 값이라도 벌려고 새벽에 폐지를 모은다"라며 김 군에게 고맙다는 말을 건넸다.
그러자 김 군은 주머니에 있던 10만 원을 할아버지에게 드렸다. 그가 이날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로 번 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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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배재대학교
김 군의 선행은 페이스북 '배재대 대신 전달해드립니다'에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할아버지의 가족이 '노란 머리 청년을 찾는다'며 김 군을 찾는 글을 올린 것이었다.
할아버지의 가족은 "집에 아이들이 있어 분유 값을 벌기 위해 폐지를 주우시는 저희 아버지께서 노란 머리를 한 청년이 집 앞까지 리어카를 대신 끌어주고 꼬깃꼬깃한 10만 원을 주며 (아이들에게) 맛있는 간식이라도 사주라고 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기억하는 인상착의는 노란 머리라는 것밖에 없다"라며 "학생 신분으로 힘들게 용돈 받아 가며 지내고 있을 텐데 너무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이 글을 본다면 꼭 연락달라"라고 말했다.
다행히 할아버지 가족은 이 글을 통해 김 군과 연락이 닿았다고.
이후 할아버지 가족은 다시 '배재대 대신 전달해드립니다' 페이지에 글을 올려 "학생이 10만 원은 상하차 한 번만 더 하면 되는 돈이라고 편히 생각하시라고 했다"라고 김 군을 만난 후일담을 전했다.
이어 "학생은 저를 만나 분유 세 통을 주고 갔다"라며 "고급 분유들은 한 통에 3만 원 정도 하는데, 도저히 저희로서는 살 수 없는 분유를 주시고는 좋은 거 먹이라고 하셨을 때 눈물이 나서 학생을 끌어 안고 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나 힘들었던 이야기를 안주 삼아 이야기하니 학생이 택시비와 3만 원을 챙겨주며 10만 원에 더해 아이들과 함께 근처 동물원에 다녀오라고, 좋은 사진 많이 찍어오라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이런 사연이 알려지자 배재대 김선재 총장과 직원 동문회원들은 김 군을 수소문해 장학금 100만 원을 전달했다.
김 군은 "집에 계신 할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서 도왔을 뿐인데 많은 분들에게 알려져 몸 둘 바를 모르겠다"라며 "몸이 성치 않은 분이 늦은 시간까지 어린 손주들 분유 값 걱정하시는 게 안쓰러워 잠시 도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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