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손 소독제를 비치해 놓은 곳이 많은데요.
용기를 직접 누르던 5살 아이에게 소독액이 튀면서 눈에 화상을 입은 사고가 났습니다.
손 소독제를 비치해 놓은 높이와 아이의 키가 비슷해 생긴 일입니다.
부장원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주 일요일, 대구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
승강기 버튼 앞에 비치된 손 소독제 앞으로 5살 A 양이 걸어갑니다.
까치발을 하고 소독제 뚜껑을 누르는가 싶더니, 갑자기 눈을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합니다.
용기에서 뿜어져 나온 소독제가 그만 눈에 튄 겁니다.
[A 양 아버지 : 처음에는 뭐 그렇게 위험하다고, 급박하다고 생각을 안 했는데, 내려오면서 아이가 너무 눈을 따가워하고….]
아빠는 황급히 아이의 눈을 물로 씻기고 응급실로 데려갔지만, 소독제 속 독한 알코올 성분 때문에 이미 각막에 화상을 입은 뒤였습니다.
하마터면 시력이 심각하게 손상될 뻔했습니다.
[A 양 아버지 : 병원에 와서 정밀검사 받아보니까 까만 눈동자의 각막이 지금 아예 완전 다 벗겨져서….]
일반적으로 손 소독제에 함유된 알코올 농도는 70~80% 사이.
안과에서 수술용으로 쓰는 소독제보다 농도가 네 배 가까이 진합니다.
눈에 그대로 닿으면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습니다.
[송종석 /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교수 : 손 소독제 같은 고농도의 알코올이 눈에 들어갔을 경우에는 들어가는 순간 접촉하는 안구 표면이 손상을 일으키게 되고, 그 부분에 있는 (각막에 있는) 상피세포는 대부분 다 벗겨진다고 보면 됩니다.]
엘리베이터 안 소독제가 설치된 위치도 문제입니다.
주로 손잡이에 올려두는데 성인에게는 허리 정도 높이지만, 아이들의 경우 얼굴에 직접 닿는 위치입니다.
소독제 용기 특성상 아이들이 분사량이나 세기를 조절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몫합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손 소독제 대부분은 이렇게 뚜껑을 눌러 쓰는 '펌핑 용기'에 담겨 있습니다.
이렇게 조금만 세게 눌러도 멀리까지 튀어나오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생활필수품이 된 손 소독제.
하지만 그만큼 인체 유해성에 대한 고려는 적었던 게 사실입니다.
[A 양 아버지 : (주변에서도) 저희 애기처럼 눈에 (소독제가) 튀었을 때 어느 정도로 어떻게 얼마나 위험한지 그 정도까진 잘 모르고 계셔서. 위험성이나 이런 걸 한 번씩 체크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YTN 부장원[boojw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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