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로 A매치가 실종된 시대, 축구대표팀 벤투 호가 올림픽팀 김학범 호와 계급장을 떼고 붙었습니다.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승부 끝에 벤투 호가 막판 동점 골을 넣으면서 2대 2, 극적인 무승부를 만들었습니다.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관중도 없어 더 쌀쌀하게 느껴진 가을밤, 친선 경기 타이틀이 무색하게 초반부터 불꽃이 튑니다.
전반 15분, 벤투호 수비수 이주용이 폭발합니다.
전북의 한솥밥 동료 송범근을 속인 기습적인 오른발 선제골입니다.
끌려가던 올림픽팀도 후반 5분 만에 송민규가 균형을 잡습니다.
주춤주춤 넘어질 듯 돌파 끝에 수비수 3명을 달고 기어코 골을 만들었고, K리그를 주름잡은 특유의 춤사위도 고스란히 재현했습니다.
기세가 오른 김학범 호는 정승원의 과감한 빨랫줄 슈팅에, 벤투호 주장 권경원의 실수가 겹쳐 한 점을 더 보탰습니다.
벤투 호는 하지만, 경기종료 직전, 김인성의 절묘한 돌파와 이정협의 침착한 마무리로 끝내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24년 만에 성사된 A대표팀과 올림픽팀의 맞대결은 2대 2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이주용 / 축구대표팀 수비수·전북 : 부담이 많이 됐던 경기였는데요. 경기 끝나고는 다들 좀 아쉬워했던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송민규 / 올림픽대표팀 공격수·포항 : 골보다는 감독님이 주문하신 부분을 새겨듣고 그걸 경기장에서 보여줘야겠다고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형님들을 턱밑까지 위협한, 잘 싸운 동생팀이지만,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둔 김학범 감독은 칭찬 대신 채찍질했습니다.
[김학범 / 올림픽대표팀 감독 : 50점도 주기 어려울 것 같아요. 지금 하고자 하는 우리 플레이 패턴이 거의 안 나왔어요. 이제 들어가면 저한테 혼 좀 날 거예요.]
지난 2월 발표한 이후 공식 경기에서 첫선을 보인 새 유니폼과 한글날을 맞아 새긴 한글 이름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난형난제, 막상막하, 사이 좋은 무승부를 거둔 두 팀은 월요일 밤 고양에서 다시 진검승부를 벌입니다.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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