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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걷다] (1) 제주 월령 선인장 마을, 고요와 고립의 이정표

2020.12.19 오후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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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걷다] (1) 제주 월령 선인장 마을, 고요와 고립의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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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말]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여행을 최대한 자제하되, 불가피할 경우에는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 어느 새 여행의 새로운 예절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렇게 되니 여행에 대한 시선도 새로워집니다. 무조건 많은 곳을 다니고, 일상과 동떨어진 곳을 향하며,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만이 여행의 즐거움은 아닐 겁니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오롯이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조용한 여행의 매력을 새로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그래서 트래블라이프가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다시,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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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걷다] (1) 제주 월령 선인장 마을, 고요와 고립의 이정표

■ 협재도 한림도 아닌 고요한 선인장의 마을, 월령

코로나가 흔히 선진국이라고 불러온 서구세계에서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서 수세기에 걸쳐 처절하게 싸워온 역사는, ​그대로 유전자가 되어 그들의 생각을 지배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의 자유가 공익을 앞설 수 없고, 타인의 생명과 자유를 침해하고 제한할 권리도 없다.

그럼에도 떠나야 한다면 고립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된다. 당신이 알고 있는 상식적인 여행의 틀을 벗어나는 것이다.

제주 선인장 마을은 일단 여행자와 관광객들이 거의 없다.

제주 올레길 14코스여서 사람들에게 낯선 곳도 덜 알려진 장소도 아니지만, 의외로 사람들이 없다.

너무나 유명한 협재 해수욕장에서도 차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한림읍 월령리 바닷가 마을인 이곳은 우리가 아는 한림도 협재도 아니다. 조용하고 한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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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걷다] (1) 제주 월령 선인장 마을, 고요와 고립의 이정표

바닷가에 현무암 사이로 피어나온 선인장들은 신기하다.

예전에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을 향해가면서 마주쳤던 내 키보다 더 큰 대형 선인장도 놀라웠지만,

​이곳의 선인장들은 바닷물의 습기도 이겨내야 하니 더 거친 환경이 아닌가 생각된다.

순간 "지자체가 관광용으로 꾸며놓은 게 아닌가" 하는 의심부터 드는 걸 어쩔 수가 없었다. 그만큼 생소한 광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된 유일한 자생종이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선인장과 함께 시선에 들어오는 건, 푸른 바다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도, 길게 늘어선 카페와 인파도 없다. 그저 고요만이 남았다.

그래, 이게 바로 휴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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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걷다] (1) 제주 월령 선인장 마을, 고요와 고립의 이정표

해변 산책이 끝났으면 마을 한 바퀴를 돌아도 좋다.

관광객들을 노리고 인위적으로 꾸민 마을이 아니다.

예전부터 지역 주민들이 살아왔고, 지금도 살고 있는 바로 그 조용한 시골 마을이다.

"제주도에는 대문 대신 정낭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소싯적 교과서에서 배웠지만 그다지 와닿지 않던 내용, 여기서 비로소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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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걷다] (1) 제주 월령 선인장 마을, 고요와 고립의 이정표

■ '선인장 마을'에서만 만나는 한 잔의 매력

관광객들을 겨낭해 꾸민 마을이 아니다 보니, 길게 늘어선 카페도 보이진 않는다.

다만, 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작은 카페가 하나 나온다.

선인장으로 만든 쥬스가 이 집의 대표 메뉴.

선인장 쥬스 한 모금 머금고 바깥에 펼쳐진 바다를 보면 비로소 느끼게 된다.

"아, 여기가 바로 선인장 마을, 월령이구나"

하지만 이게 월령의 전부는 아니다.

마을 항구 방파제 앞의 한 카페.

카페 내부로 들어가니 동굴이 펼쳐져 있다.

창 밖에는 푸른 바다가 보이고, 카페 내부에는 동굴의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게 신선놀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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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걷다] (1) 제주 월령 선인장 마을, 고요와 고립의 이정표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른 채 바깥을 보니 어느 새 해가 지고 있다.

조용했던 마을에 렌터카들이 몰리기 시작한다.

제주도를 하나의 시계라고 생각한다면, 10시 쯤에 월령이 위치하고 있다.

아... 여기가 제주의 '석양 맛집'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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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걷다] (1) 제주 월령 선인장 마을, 고요와 고립의 이정표

■ 월령, 놀기보단 쉬다 가소서

숙소 선택은 지금 시대에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태평연월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돌아다니다가 저녁에 잠을 자는 의미가 아니다.

숙소에서 뒹굴거리고, 책을 읽고, 미뤄둔 영화를 보고, 오후 느즈막히 칸트처럼 산책하고 하루를 마무리 하는 것이다.

이 마을에 딱 하나 있는 호텔·리조트에 머물러도 좋다.

마을에 보이는 '풀빌라 펜션'도 좋고, 마을 여기저기 있는 민박집에 머물러도 좋다.

유명짜한 관광지 숙소를 생각했던 당신, '이 가격 맞아?'라는 생각부터 들 것이다.

이왕이면 바다가 보이는 '오션뷰' 방을 요청하자. 비용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다.

단점은 숙소 인근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 음식을 포장해서 방안에서 먹겠다고 결심하면 모든 준비는 끝난다.

제주도 숙소에서 책이나 읽고 산책이나 할 바에는 그냥 집에 있겠다고? 좋은 선택이다.

제주도까지 가서 숙소에서 뭉개면서 있어야 하냐고?

제주도에 왔으니 무언가를 보기 위해 쉬지 않고 움직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나야 한다.

바로 그걸 버리기 위해 집을 놔두고 이곳까지 오지 않았던가.

TRAVEL TIP : 운전에 자신이 없는 여행객이라면 굳이 렌터카를 이용하지 않아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월령리까지 갈 수 있다.

제주공항에서 제주버스터미널까지 이동한 후(여러 노선이 수시로 다닌다) 터미널에서 202번 간선버스(구. 700번 시외버스 서일주노선)으로 갈아타고 '금능블루하와이' 또는 '월령리'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트래블라이프=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스토리텔링 중심의 여행 전문 미디어
트래블라이프 www.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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