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부 주에서 흡연자가 교사나 대중교통 직원보다 먼저 백신을 맞는 우선 접종 대상자로 선정됐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배포가 확대되면서 이번 주부터 뉴저지주 등 일부 주는 65세 이상 고령자와 기저 질환을 가진 16세~64세 사이 환자도 백신을 맞을 수 있다. 그런데 '흡연자'가 우선 접종 대상에 포함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뉴저지 인구 가운데 약 200만 명이 흡연자로 알려졌는데, 현재의 우선순위에 따르면 이들은 교사나 대중교통 직원 등보다 먼저 백신을 맞을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는 의료기관 종사자와 장기 요양 시설 입소자·직원 등을 최우선 백신 대상자로 선정했으며 그다음으로 75세 이상 고령자와 의료 인력이 아닌 필수 인력 등을 우선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65∼74세 고령자와 16∼64세 기저 질환자를 3순위 대상자로 선정했는데 여기서 '흡연자'가 기저 질환자에 포함된 것이다.
뉴저지주는 흡연자가 다른 기저 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더 심각한 코로나19 증상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주 보건 국장 주디스 퍼시칠리는 기자회견에서 "흡연은 당신을 코로나19에 대한 심각한 위험에 노출하고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초 생의학을 연구하는 스크립스 연구소의 이사 에릭 토폴은 "흡연 사실만으로 백신 접종 우선순위에 놓아서는 안 된다"며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흡연자만이 조기 예방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사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메튜첸 고등학교 교사 닉 자네토는 뉴저지 공식 홈페이지에 "교사보다 흡연자를 우선시한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글을 올려 많은 공감을 받았다. 그는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신이 '흡연자'라는 사실이 어떠한 의학적인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들은 개인적인 선택으로 담배를 피우게 됐다. 교사로서 우리는 학생들을 흡연과 같은 나쁜 습관을 피하도록 가르쳐왔는데, 이번 조치는 마치 흡연자들에 대한 보상처럼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현재 뉴저지주와 미시시피주는 65세 이상 흡연자 백신 접종에 들어간 상태다. 비영리 기구 카이저 패밀리 파운데이션은 "다른 주는 아직 흡연자 접종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질병통제예방센터의 권고에 따라 다른 일부 주도 흡연자를 차기 우선순위 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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