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프로그램이 뜨고 지는 예능가의 최근 모습은 문자 그대로 천태만상(千態萬象)인 형국이다.
시원한 웃음 혹은 따뜻한 공감과 감동이 주를 이뤘던 예능 프로그램은 점점 더 자극적이고 노골적인 소재와 자극적인 콘셉트를 앞세워 시청자를 유혹하고 있다. 순한 맛과 마라 맛의 전쟁처럼 느껴진다.
현재 ‘착한 예능’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은 단연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8월 첫 방송을 시작한 ‘’유퀴즈’는 코로나19 여파로 포맷을 일부 변경한 뒤부터 더욱 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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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순한 맛 예능 vs 마라 맛 예능… 천태만상 예능 전쟁 괜찮을까?]()
당초 평범한 시민들을 우연히 만났던 콘셉트에서 미리 선정된 주제에 따라 선정한 인물들을 초대하는 형식을 취한 것이다. 원래도 ‘사람 냄새 나는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던 ‘유퀴즈’는 정해진 주제에 맞는 인물을 초대하며 매회 통일성과 함께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
2019년 10월과 2020년 11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선정한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수상한 것은 ‘유퀴즈’의 현재 위상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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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섭외 과정에 있어 몇 차례 논란이 있었지만, ‘유퀴즈’는 진정성 있는 사과로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시청자를 안심시키기도 했다.
또 다른 ‘순한 맛’ 예능은 SBS ‘맛남의 광장’이다. ‘맛남의 광장’은 백종원이 판매량이 부진한 지역 특산물이나 로컬푸드를 활용해 메뉴를 개발하고 판매를 돕는 과정을 그린다. 실제로 냉해 피해와 장마로 인해 생산량의 60% 이상이 비품으로 판별된 사과를 이용해 사과파이를 출시하거나, 코로나19로 인해 수출길이 막힌 홍게살 1000박스를 완판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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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상생과 착한 소비라는 프로그램 취지에 맞게 이들이 만드는 웃음 역시 ‘선함’ 그 자체다. 시청자는 단지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소비라는 행위로 동참하며 이들의 의미 있는 행보에 동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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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남의 광장’ 역시 지난해 제47회 한국방송대상 예능버라이어티 부문에서 작품상을 수상하며 다시 한 번 그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
앞선 두 프로그램과 달리, 자극적이고 매운맛으로 시청자를 유혹하는 ‘마라 맛’ 예능도 있다.
그간 금기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이혼을 정면에 내세운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이하 ‘우이혼’)는 숱한 논란 속에서도 평균 8%가 넘는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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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아내의 맛’, ‘1호가 될 순 없어’ 등 부부의 삶을 들여다보는 관찰 예능들이 우후죽순 생기는 사이 ‘우이혼’은 결혼 생활이 마침표를 찍은 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혼 부부의 사생활을 그리는 만큼 주제의 무게감을 고려해 웃음기를 배제한 연출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이혼’은 결국 ‘재결합’ 문제를 끄집어내 비중 있게 다루거나, 출연진이 가진 상처를 집중 조명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혼한 부부의 재결합 여부가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문제라는 사실을 상기해 보면, 결국 ‘우이혼’은 외형적으로 파격적인 콘셉트를 하고 있지만, 낡은 고정 관념은 버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출연진이 가진 상처를 조명하며 이를 콘텐츠로 소비된다는 점 역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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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가장 피해를 입은 것 역시 출연진이었다. 이들은 악성 댓글에 시달리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채널A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이하 ‘애로부부’)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애로부부’는 자극적인 소재와 적나라한 연출로 시청자의 입방아에 올랐다. 특히 부부의 성생활을 전면에 내세워 원초적인 표현을 남발하며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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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화제가 됐던 영상의 클립본을 유튜브나 네이버에서도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네이버에서는 성인 인증을 통해 영상을 시청할 수 있지만, 유튜브에서는 별다른 제약 없이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중 최다 조회 수 영상 5건의 총 조회 수만 1000만 회가 넘는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에서 알 수 있듯 문제는 다소 심각해 보인다.
웃음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미소와 폭소가 있는가 하면 냉소와 고소도 있다. 따뜻한 웃음이 있는가 하면 자극적인 웃음도 있는 것이다.
트렌드를 반영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의 선택권을 늘려주는 것도 제작자들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러나 웃음의 본질을 고민하고, 이로부터 파생되는 효과를 고려하는 것이 무엇보다 앞선 우선순위가 돼야 하지 않을까?
YTN star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사진 제공 = tvN, SBS, TV조선,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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