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는 박영선 대 오세훈 두 후보의 양강 구도로 치러지게 됐습니다.
승자가 되기 위한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겠죠.
각각 61세, 60세인 박영선, 오세훈 후보 비슷한 연배의 두 사람은 닮은 듯 다른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 사람 다 방송으로 얼굴을 처음 알렸다는 점은 공통점입니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MBC 앵커로 활약했고, 변호사였던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MBC 아나운서로 입사해, 기자로 전직한 MBC 앵커 출신입니다.
언론사 재직 시절, 최초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습니다.
여성 최초 메인 앵커, 해외 특파원, 경제부장을 지냈습니다.
MBC 선배인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의 권유로 2004년 MBC에서 퇴사하고 정치권에 입문했습니다.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9번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정치 인생이 시작됐습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변호사로 방송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생방송 SBS 등 각종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정장 광고 모델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인지도가 높아지며 정치권 러브콜이 쇄도했고, 한나라당 공천으로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강남구 을에 출마해 당선돼 정치 인생을 시작합니다.
정치에 입문한 두 사람은 각 당에서 촉망받는 정치인으로, 맹활약했습니다.
박영선 후보는 MBC 기자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BBK 사건을 집중적으로 조사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고요.
'BBK 저격수'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민주당이 야당이던 시절 박지원 의원과 찰떡같은 호흡으로 청문회에서 정부 인사들을 대거 낙마시키는 맹활약으로 '박남매'라고 불리기도 했죠.
4선의 국회의원, 그리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까지 지내며 민주당의 중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정치신인 시절 오세훈 후보는 이른바 '오세훈 3법'이라 불리는 강력한 정치개혁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정치인들이 기업에서 후원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들이 포함됐습니다.
이명박 서울시장 입후보 당시 이명박 캠프의 대변인을 지냈고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서울시장 바통을 이어받으며 최연소 민선 시장으로 당선됐습니다.
서울시장 도전은 두 사람 모두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박영선 후보는 두 번의 경선에서 떨어지며 세 번째 도전이고요.
두 번의 서울시장을 했던 오세훈 후보는 3선에 도전합니다.
박영선 후보는 번번이 상대 박원순 전 시장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2011년 재보궐 선거에선 야권 통합 경선에서 안풍을 등에 업은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 졌고요.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다시 한 번 서울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박원순, 우상호 후보와 겨룬 경선에서 박원순 당시 시장에 지며 또 한 번 쓴맛을 봐야 했습니다.
오세훈 후보 2006년과 2010년 최초로 재선 서울시장이 됐지만, 2011년 시장직을 내걸고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진행한 것이 정치 경력의 최대 오점으로 남게 됐습니다.
투표율 미달로 개표가 무산되면서 시장직을 반납해야 했죠.
이후, 20대·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패하고 2019년 전당대회에 출마해서도 2위로 황교안 전 대표에게 패하며 연이어 고배를 마셨습니다.
서로를 향한 난타전도 격렬해지고 있습니다.
박영선 후보는 오세훈 후보를 향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황태자라며 MB와의 인연을 강조하고 있고요.
그러자 오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실정과 무능의 대명사 문재인 대통령의 아바타가 아니냐며 반격했습니다.
'LH 사태' 등 여러 악재가 터진 여당을 향해 현 정권의 심판을 전면에 내세고 있는 오세훈 후보,
반면 박영선 후보는 과거 서울시장에서 물러났던 오 후보를 강조하면서 낡고 실패한 시장이 될 거라고 공격하고 있습니다.
불거진 부동산 의혹에 대한 공세도 거셉니다.
내곡동 땅 특혜보상 논란이 일고 있는 오 후보를 향해서 박영선 후보는 'LH 사태 원조 격'이라고 공격했고요.
오 후보는 박영선 후보가 도쿄 아파트 처분했다는 것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매매 계약서 등을 공개해 증명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지키느냐 빼앗기느냐의 기로에 선 집권 여당과 제1야당 후보 간 기 싸움은 선거일이 다가올 수록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두 후보의 정치적 운명도 크게 엇갈릴 가능성이 큰데요.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서울 시민의 선택이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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